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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엘리트층까지 잇단 탈북, 그 이유는?
[이브닝 이슈] 엘리트층까지 잇단 탈북, 그 이유는?
입력
2016-08-18 17:52
|
수정 2016-08-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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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뉴스 초반에 북한이 해외 주재 외교관 등의 가족에 소환령을 내렸다라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 시간에는 태영호 공사의 탈북 소식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태영호 공사가 누구인지 나경철 아나운서의 설명, 들어보시죠.
◀ 나경철 아나운서 ▶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영국 런던의 근무지를 이탈해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통일부는 어제 '태영호 공사가 최근 부인, 자녀와 함께 국내로 들어왔다'고 발표했습니다.
탈북한 북한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급에 해당한다고 통일부는 밝혔는데요.
태영호 공사는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이은 서열 2위의 인물입니다.
통일부는 태영호 공사의 망명에 대해 '김정은 체제 내부 결속에 금이 가게 되는 계기 중 하나가 되지 않겠나 평가해본다'고 오늘 언론 브리핑에서 밝혔는데요.
통일부는 어제저녁 긴급 브리핑을 열고 태 공사의 입국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발표 내용을 들어보시죠.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17일)]
"탈북 동기에 대해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어떤 염증 그리고 대한민국 자유민국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태 공사의 귀순은 그 북한의 핵심계층 사이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 그리고 또 북한 체제가 이미 한계에 이르고 있다 라고 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지배계층의 내부 결속이 그 약화되고 있지 않느냐 하는 이런 판단을 해봅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태영호 공사가 어떤 인물인지 살펴볼까요?
태 공사는 고등중학교 재학 중에 중국에 유학을 가 영어와 중국어를 배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학 졸업 후 외무성에 배치됐고요.
당시 김정일 총비서의 전담통역 후보에 선발돼 덴마크 유학길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태 공사는 지난 2001년 벨기에에서 열린 북한과 유럽연합의 인권 대화에서 북한 대표단의 단장으로 참가해 외교 무대에 데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덴마크와 스웨덴에 이어 영국에서 근무하며 북한 외교관 사이에선 '서유럽 전문가'로 통했다고 합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북한 체제를 홍보해왔습니다.
공개 석상에서 강연이나 연설도 여러 차례 한 바 있는데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김정은 체제를 대변해왔습니다.
[태영호/공사 (지난 2014년 강연)]
"북한이 국민들을 외국에 못 나가도록 한다는 것은 완전히 왜곡된 주장입니다."
유튜브 등에서도 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여러 개 공개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태영호/공사 (지난 2015년)]
'나가자 나의 조국아…."
태영호 공사는 대사관 내 당 책임자인 '세포비서'로 외교관과 가족들의 사상교육 업무를 관장해왔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는데요.
국제 탈북민 연대 관계자는 '태 공사가 현지 탈북자들의 동태를 감시하고 본국에 보고서를 작성해 보내던 인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태 공사의 가족은 북한판 '금수저' 집안 출신으로 알려졌는데요.
부인인 오혜선은 대외무역 담당 기관에서 영어통역을 하다 2년 전 런던에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혜선은 혁명 1세대로 불리는 빨치산 오백룡의 일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북 소식통은 '태 공사의 부인인 오혜선이 오백룡의 아들인 오금철 부총참모장의 친인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현지 언론들도 태영호 공사의 탈북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태 공사가 2남 1녀를 뒀다'며, '아내, 세 아이와 함께 한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태 공사의 차남이 학교에서 최고 성적을 받을 만큼 수재였다'며, '명문대학인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수학과 컴퓨터 공학을 전공할 예정이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BBC의 스티브 에번스 특파원은 태 공사가 보수적이고 말쑥한 영국 중산층 같았다고 설명했는데요.
또 태영호 공사의 가정적인 면모도 밝혔습니다.
'태 공사의 아내가 골프와 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며 골프채를 놓치 않으면 평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테니스로 취미를 바꿨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에번스는 '태 공사가 올여름 외교관 업무를 마치면 평양으로 돌아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며, 그가 망명할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영국 북한대사관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영상으로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런던 서부 외곽 일링의 주택가에 위치한 주영국 북한대사관입니다.
북한 외교관들과 그 가족들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평상시와는 달리 인공기가 게양돼 있지 않고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최근 한국에 도착한 태영호 공사와 가족도 지난 10년간 이곳에서 거주했습니다.
지난해 김정은의 형 김정철이 에릭 클랩턴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했을 때는 바로 옆에서 안내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태 공사는 올여름 영국 대사관 임기가 만료돼 평양에 복귀할 예정이었는데 귀국이 임박한 시점에 잘 나가는 북한 외교관의 길을 접고 망명이라는 결정적 선택을 내렸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외교관 같은 북한의 엘리트층이 탈북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991년 주 콩고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인 고영환 씨가 탈북했고, 지난 1997년에는 2월에 북한 조선노동당 황장엽 국제담당비서가 국내로 입국했죠.
북한의 지도이념인 주체사상의 창시자가 탈북한 것이라 파장이 컸었고요.
같은 해 8월에는 장승길 주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가 미국으로 망명하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 소식이 많이 보도되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도 해외주재관이나 해외식당의 종업원 등 이른바 북한의 엘리트 계층이 망명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습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소속 이 모 국장이 남한으로 귀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이런 이 씨를 포함해 북한의 해외주재관 20명이 귀순했다고 국정감사에서 밝혔습니다.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으로, 한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이 한꺼번에 탈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습니다.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해외에서 생활하며 한국 TV,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실상과 북한 체제 선전의 허구성을 알게 됐으며…."
==============================
이번에 망명한 정찰총국 소속 장교는 우리 군의 대령 계급에 해당하는 북한군 대좌이지만, 정찰총국의 위상으로 볼 때 최소 우리 군의 소장급 이상이라는 분석입니다.
==============================
홍콩 매체 '명보'는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한 탈북자가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던 18살 학생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학생은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홍콩에서 열린 제57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했다가 1주일 전 대표팀을 이탈해 한국총영사관에 망명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북한 엘리트층의 인사들이 잇따라 탈북을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통일부 관계자는 오늘 '탈북 동기가 다양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1990년대 이전에는 정치적 이유나 개인 신상의 문제로 불가피하게 탈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면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경제적 동기가 많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금은 한류나 생활여건, 삶의 질을 생각하는 측면이 있어 이민형 탈북 같은 더 나은 삶을 위한 탈북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으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시죠.
◀ 리포트 ▶
북한 고위층의 탈북은 구소련 붕괴 직후인 90년대 중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조명철/박사(1994년 7월)]
"김일성 종합대학교에서 온 조명철입니다."
[현성일/서기관(잠비아 北 대사관/1996년 1월)]
"옳은 길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온 겁니다."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와 올해 다수의 북한 외교관이 북한을 탈출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전했습니다.
과거엔 공산주의의 몰락과 경제난이 주된 원인이었지만, 최근엔 국제사회 제재로 인한 압박 때문에 고위층들이 탈북을 결심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돈줄이 막힌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 상납 요구 규모가 커진데다, 고위급 간부들이 잇따라 처형되는 등 공포정치가 계속되면서 현 체제에 절망하게 됐다는 겁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자금줄의 역할을 외교관들이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것에 대한 불만과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해외 주재원의 경우 현지에 머물며 북한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데다, 제3국 외교관 등의 인맥을 통해 비교적 쉽게 탈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지목됩니다.
◀ 앵커 ▶
여기서 태영호 공사의 탈북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파장이 있을지 전문가의 분석을 한 번 들어 보시죠.
◀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Q. 태영호 공사의 망명…배경은?
"(태 공사는) 본인뿐만 아니고 부인까지 나름대로 북한에서 엘리트 계급층에 속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상당부분 북한에서 핵심 계층의 인물이다 이렇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태영호 공사의 망명 동기는 개인적인 문제 아니면, 자녀들의 문제가 핵심적인 계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Q. 잇따른 탈북…김정은 체제 흔들린다?
"90년대에도 고위급 외교관들이 탈북을 했고 2000년대에도 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김정은 체제에 들어와서는 탈북자 숫자가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이번 태 공사의 망명이) 북한 체제 그리고 김정은 지도자 리더십에는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최룡해가 올림픽에 나름대로 단장으로 가서 활발한 스포츠 외교를 펼쳤고…정상적인 북한의 외교활동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태 공사의 망명이 김정은 체제의 안정한 여부와 연결시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뉴스 초반에 북한이 해외 주재 외교관 등의 가족에 소환령을 내렸다라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 시간에는 태영호 공사의 탈북 소식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태영호 공사가 누구인지 나경철 아나운서의 설명, 들어보시죠.
◀ 나경철 아나운서 ▶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영국 런던의 근무지를 이탈해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통일부는 어제 '태영호 공사가 최근 부인, 자녀와 함께 국내로 들어왔다'고 발표했습니다.
탈북한 북한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급에 해당한다고 통일부는 밝혔는데요.
태영호 공사는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이은 서열 2위의 인물입니다.
통일부는 태영호 공사의 망명에 대해 '김정은 체제 내부 결속에 금이 가게 되는 계기 중 하나가 되지 않겠나 평가해본다'고 오늘 언론 브리핑에서 밝혔는데요.
통일부는 어제저녁 긴급 브리핑을 열고 태 공사의 입국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발표 내용을 들어보시죠.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17일)]
"탈북 동기에 대해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어떤 염증 그리고 대한민국 자유민국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태 공사의 귀순은 그 북한의 핵심계층 사이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 그리고 또 북한 체제가 이미 한계에 이르고 있다 라고 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지배계층의 내부 결속이 그 약화되고 있지 않느냐 하는 이런 판단을 해봅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태영호 공사가 어떤 인물인지 살펴볼까요?
태 공사는 고등중학교 재학 중에 중국에 유학을 가 영어와 중국어를 배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학 졸업 후 외무성에 배치됐고요.
당시 김정일 총비서의 전담통역 후보에 선발돼 덴마크 유학길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태 공사는 지난 2001년 벨기에에서 열린 북한과 유럽연합의 인권 대화에서 북한 대표단의 단장으로 참가해 외교 무대에 데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덴마크와 스웨덴에 이어 영국에서 근무하며 북한 외교관 사이에선 '서유럽 전문가'로 통했다고 합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북한 체제를 홍보해왔습니다.
공개 석상에서 강연이나 연설도 여러 차례 한 바 있는데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김정은 체제를 대변해왔습니다.
[태영호/공사 (지난 2014년 강연)]
"북한이 국민들을 외국에 못 나가도록 한다는 것은 완전히 왜곡된 주장입니다."
유튜브 등에서도 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여러 개 공개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태영호/공사 (지난 2015년)]
'나가자 나의 조국아…."
태영호 공사는 대사관 내 당 책임자인 '세포비서'로 외교관과 가족들의 사상교육 업무를 관장해왔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는데요.
국제 탈북민 연대 관계자는 '태 공사가 현지 탈북자들의 동태를 감시하고 본국에 보고서를 작성해 보내던 인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태 공사의 가족은 북한판 '금수저' 집안 출신으로 알려졌는데요.
부인인 오혜선은 대외무역 담당 기관에서 영어통역을 하다 2년 전 런던에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혜선은 혁명 1세대로 불리는 빨치산 오백룡의 일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북 소식통은 '태 공사의 부인인 오혜선이 오백룡의 아들인 오금철 부총참모장의 친인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현지 언론들도 태영호 공사의 탈북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태 공사가 2남 1녀를 뒀다'며, '아내, 세 아이와 함께 한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태 공사의 차남이 학교에서 최고 성적을 받을 만큼 수재였다'며, '명문대학인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수학과 컴퓨터 공학을 전공할 예정이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BBC의 스티브 에번스 특파원은 태 공사가 보수적이고 말쑥한 영국 중산층 같았다고 설명했는데요.
또 태영호 공사의 가정적인 면모도 밝혔습니다.
'태 공사의 아내가 골프와 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며 골프채를 놓치 않으면 평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테니스로 취미를 바꿨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에번스는 '태 공사가 올여름 외교관 업무를 마치면 평양으로 돌아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며, 그가 망명할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영국 북한대사관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영상으로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런던 서부 외곽 일링의 주택가에 위치한 주영국 북한대사관입니다.
북한 외교관들과 그 가족들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평상시와는 달리 인공기가 게양돼 있지 않고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최근 한국에 도착한 태영호 공사와 가족도 지난 10년간 이곳에서 거주했습니다.
지난해 김정은의 형 김정철이 에릭 클랩턴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했을 때는 바로 옆에서 안내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태 공사는 올여름 영국 대사관 임기가 만료돼 평양에 복귀할 예정이었는데 귀국이 임박한 시점에 잘 나가는 북한 외교관의 길을 접고 망명이라는 결정적 선택을 내렸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외교관 같은 북한의 엘리트층이 탈북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991년 주 콩고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인 고영환 씨가 탈북했고, 지난 1997년에는 2월에 북한 조선노동당 황장엽 국제담당비서가 국내로 입국했죠.
북한의 지도이념인 주체사상의 창시자가 탈북한 것이라 파장이 컸었고요.
같은 해 8월에는 장승길 주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가 미국으로 망명하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 소식이 많이 보도되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도 해외주재관이나 해외식당의 종업원 등 이른바 북한의 엘리트 계층이 망명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습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소속 이 모 국장이 남한으로 귀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이런 이 씨를 포함해 북한의 해외주재관 20명이 귀순했다고 국정감사에서 밝혔습니다.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으로, 한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이 한꺼번에 탈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습니다.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해외에서 생활하며 한국 TV,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실상과 북한 체제 선전의 허구성을 알게 됐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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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망명한 정찰총국 소속 장교는 우리 군의 대령 계급에 해당하는 북한군 대좌이지만, 정찰총국의 위상으로 볼 때 최소 우리 군의 소장급 이상이라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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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매체 '명보'는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한 탈북자가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던 18살 학생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학생은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홍콩에서 열린 제57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했다가 1주일 전 대표팀을 이탈해 한국총영사관에 망명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북한 엘리트층의 인사들이 잇따라 탈북을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통일부 관계자는 오늘 '탈북 동기가 다양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1990년대 이전에는 정치적 이유나 개인 신상의 문제로 불가피하게 탈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면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경제적 동기가 많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금은 한류나 생활여건, 삶의 질을 생각하는 측면이 있어 이민형 탈북 같은 더 나은 삶을 위한 탈북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으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시죠.
◀ 리포트 ▶
북한 고위층의 탈북은 구소련 붕괴 직후인 90년대 중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조명철/박사(1994년 7월)]
"김일성 종합대학교에서 온 조명철입니다."
[현성일/서기관(잠비아 北 대사관/1996년 1월)]
"옳은 길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온 겁니다."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와 올해 다수의 북한 외교관이 북한을 탈출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전했습니다.
과거엔 공산주의의 몰락과 경제난이 주된 원인이었지만, 최근엔 국제사회 제재로 인한 압박 때문에 고위층들이 탈북을 결심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돈줄이 막힌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 상납 요구 규모가 커진데다, 고위급 간부들이 잇따라 처형되는 등 공포정치가 계속되면서 현 체제에 절망하게 됐다는 겁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자금줄의 역할을 외교관들이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것에 대한 불만과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해외 주재원의 경우 현지에 머물며 북한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데다, 제3국 외교관 등의 인맥을 통해 비교적 쉽게 탈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지목됩니다.
◀ 앵커 ▶
여기서 태영호 공사의 탈북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파장이 있을지 전문가의 분석을 한 번 들어 보시죠.
◀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Q. 태영호 공사의 망명…배경은?
"(태 공사는) 본인뿐만 아니고 부인까지 나름대로 북한에서 엘리트 계급층에 속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상당부분 북한에서 핵심 계층의 인물이다 이렇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태영호 공사의 망명 동기는 개인적인 문제 아니면, 자녀들의 문제가 핵심적인 계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Q. 잇따른 탈북…김정은 체제 흔들린다?
"90년대에도 고위급 외교관들이 탈북을 했고 2000년대에도 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김정은 체제에 들어와서는 탈북자 숫자가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이번 태 공사의 망명이) 북한 체제 그리고 김정은 지도자 리더십에는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최룡해가 올림픽에 나름대로 단장으로 가서 활발한 스포츠 외교를 펼쳤고…정상적인 북한의 외교활동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태 공사의 망명이 김정은 체제의 안정한 여부와 연결시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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