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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위기의 걸그룹 '거식증' 논란 속 섭식 장애 환자 늘어
[이브닝 이슈] 위기의 걸그룹 '거식증' 논란 속 섭식 장애 환자 늘어
입력
2016-08-26 17:43
|
수정 2016-08-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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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 걸그룹의 멤버가 거식증 증세를 보여 활동을 중단하게 됐습니다.
지나치게 날씬한 몸매에 집착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섭식 장애의 일종인 거식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이 시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지난해 4월 데뷔한 신인 걸그룹 '오마이걸'입니다.
이 걸그룹의 멤버 중 한 명인 '진이'의 모습인데요.
왼쪽 사진이 지난해 데뷔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오른쪽은 최근의 모습인데요.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 한 눈에도 보이죠.
걸그룹 '오마이걸'의 소속사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진이가 거식증으로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게 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소속사는 "진이가 데뷔 후부터 거식증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아왔으며, 건강을 고려해 잠정적인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는데요.
관련 내용을 영상으로 보겠습니다.
◀ 리포트 ▶
걸그룹으로 데뷔하기 전 진이의 모습입니다.
진이는 과거 인터뷰에서 "연습생 때는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고, 연습하고 나면 힘드니까 맛있는 것을 많이 먹으러 다녔다"고 말했는데요.
"컴백하기 전에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건강이 안 좋아졌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같은 그룹의 멤버들도 방송에서 진이의 건강을 염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MBC 뮤직 오마이걸 캐스트 중]
"특히 언니 한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건강관리… (맞아요.) 건강관리를 좀 더 신경쓰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언니, 항상 그 자리에서 저희를 지켜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이번에 진이가 걸린 것으로 알려진 거식증은 의학적으로는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라고 불리는데요.
대표적인 '섭식 장애'의 하나로 살이 찌는 데 대한 극도의 공포를 보입니다.
음식을 거절하고 최소한의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체중을 줄이려는 지속적인 행동을 보이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체중이 줄면서 저체온과 저혈압, 무월경과 탈수 등 신체적인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 화면은 스웨덴의 섭식 장애에 대한 캠페인 영상입니다.
이 여성은 거울을 통해 자신이 살이 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요.
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에 대해 갖고 있는 왜곡된 신체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른 체형을 선호하고 다이어트를 권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 같은 '섭식 장애'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수 박보람이 무려 32kg을 감량하면서 공개한 다이어트 식단을 볼까요?
아침은 토마토 1개와 고구마 1개, 닭가슴살 100그램, 야채 샐러드를 먹고, 점심은 닭가슴살 샐러드와 다이어트 음료가 전부입니다.
저녁은 고구마 1개와 닭 가슴살 1조각, 야채를 먹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여기에 간식으로 바나나와 달걀 정도를 먹습니다.
강도 높은 이 같은 다이어트 식단을 통해 박보람은 체중 감량에 성공했고, 이 내용을 곡에 담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가수 아이유도 과거 방송에서 다이어트 식단을 공개했는데요.
하루 내내 사과 1개와 고구마나 바나나 2개, 단백질 음료 1잔만 먹고, 닷새 동안 5kg을 뺐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나이 어린 아이돌 가수들이 견뎌내고 있는 혹독한 다이어트, 어느 정도인지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요즘 대세라는 그룹 AOA의 설현도 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속사로부터 몸매에 대해 혹독한 질책을 듣는 장면이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설현이 너 살찐 것 같다?"
"죄송합니다."
"몸무게 몇 킬로그램 나가?"
"50이 넘어?"
"네"
"내일부터 애들 몸무게 꼭 체크해. (특히) 설현이."
==============================
다른 걸그룹인 '러블리즈'의 멤버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이어트 중에 몰래 음식을 먹다 매니저에게 걸린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는데요.
"활동 끝나면 이제 늦게 들어오잖아요. 그러면 항상 배가 고파서 새벽에 몰래 뭐를 먹는데 매니저 언니가 딱 들어오세요. 그런데 유난히 저만 걸려요."
"그거 먹으면 안 되는구나. 걸그룹이니까 밤에는 특히."
"화장실에서 초코케이크를 먹었어요."
"군대입니까? 보통 군대 화장실에서…."
"그것도 언니가 알고 들어와서 초코케이크 이렇게 던졌어요."
"어디다가?"
"화장실에다가"
"화장실에다가….먹으면 안 된다고."
◀ 앵커 ▶
그런데 비단 연예인들만의 문제가 아니죠.
이런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레 마른 몸매를 선호하게 되고, 다이어트를 부추기게 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데요.
보도 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가수 박진영 씨의 교복 광고 촬영 현장.
몸에 딱 붙는 교복을 입은 걸그룹과 다양한 포즈를 취합니다.
코르셋처럼 날씬하게 조여주는 재킷, 날씬함으로 한판 붙자는 등의 광고 문안에 비판이 쏟아졌고, 업체 측은 해당 광고물을 내건 지 사흘 만에 모두 수거해 폐기했습니다.
[교복 업체 관계자/전화 녹취]
"제품이 편하고 잘 맞는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표현한 부분이었습니다."
케이블 TV에선 살 빼기에 성공한 연예인들의 식단을 앞다퉈 소개하고,
"여자한테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예요."
혹독한 다이어트로 걸 그룹 몸매가 됐다며 칭찬을 쏟아냅니다.
"정말 걸그룹 몸매가 됐어요."
44, 55 등으로 불리는 여성복 치수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55 사이즈는 1980년 여성 평균치인 155센티미터에 맞는 옷이라는 데서 유래했는데 지금도 표준 사이즈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최 모 씨/31살]
"옷 같은 것도 44로 시작하잖아요. 나도 저렇게 야리야리한 몸매가 되고 싶다."
[한경미/서울패션전문학교 교수]
"그 사이즈에 자신의 신체를 맞춰서 옷맵시를 드러내고자 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날씬한 몸매를 선망하고 다이어트를 권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코르셋'으로 작용하는 겁니다.
[이종임/문화사회연구소]
"날씬한 몸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그 사람의 여러 가지 능력이나 상황을 평가하는 게 보편화되면서…."
◀ 앵커 ▶
날씬한 몸매도 일종의 능력으로 평가되다 보니, 몸매에 집착하게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건데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자신이 뚱뚱하다고 여겨 지나친 다이어트를 감행하다 건강까지 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도 내용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25살 김 모 씨는 2년째 하루 한 끼만 먹고 있습니다.
밥은 반 공기, 그조차 덜어냅니다.
하루 섭취 칼로리는 650Kcal로, 권장섭취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칩니다.
키 156센티미터에 체중 38kg,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최봉춘/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50대 이상의 어머니들이 가지고 있는 골 감소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이어트를 중단할 생각은 없다고 말합니다.
[김 모 씨/25살]
"(하는 일이) 강사다 보니까, 얼굴도 많이 보고 몸도 많이 보는 그런 추세라서 관리를 할 수밖에 없어요."
[원은수/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10대 후반에서부터 20대, 그리고 30대까지도 가벼운 식이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체형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3퍼센트가 저체중에 해당하는 키와 몸무게를 '이상적'이라 답했고 특히 여학생은 이 같은 응답이 85퍼센트에 달했습니다.
닮고 싶은 몸매의 기준은 연예인이 가장 많았고, 운동선수와 주위 친구들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여학생의 절반 이상은 다이어트를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모 양/중학교 2학년]
"그냥 딱 군더더기 없는 살.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11자 다리"
◀ 유선경 아나운서 ▶
우리나라의 섭식장애 환자, 얼마나 될까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만 9백40명에서 2012년, 만 3천여 명으로 5년간 약 2천여 명이 증가해 해마다 4.5%씩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섭식장애 환자를 성별로 분류해 보면 2012년 기준으로, 10명 중 8명은 여성으로 남성에 비해 약 4배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섭식장애는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증'뿐만 아니라 한꺼번에 많이 먹는 '폭식증'도 있는데요.
관련 영상을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봉지를 찢고, 또 찢고.
10대 소녀가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빵을 쉬지 않고 먹더니 그만 토해내고 맙니다.
이것은 드라마의 한 장면이지만 실제 폭식증에 걸리면 식욕 조절 능력을 잃어버리고 무모할 정도로 음식을 많이 먹었다가 억지로 토하는 일을 반복하게 됩니다.
식욕을 참지 못해 과도한 음식물을 섭취하고는 살이 찌는 게 두려워 곧 후회를 하는 것입니다.
폭식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는 해마다 4% 정도씩 늘고 있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이상 많았고 특히 20대 여성이 전체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습니다.
[이선구/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교수]
"외모지상주의 경향이 20대 여성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폭식증은 또 다른 식이 장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폭식이 어느 정도 진정된 뒤에 먹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억지로 구토를 하거나 과도한 운동과 함께 설사약까지 복용하는 거식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거식증 환자/29살]
"약을 먹어도 얹힌 것 같고…나중에는 뱉지 않으면 못 버티게 되는…."
폭식증이나 거식증은 가족 몰래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가족 중 한 사람이 급격하게 체중이 변하거나 음식에 대해 심한 거부반응을 보일 경우 함께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한 걸그룹의 멤버가 거식증 증세를 보여 활동을 중단하게 됐습니다.
지나치게 날씬한 몸매에 집착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섭식 장애의 일종인 거식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이 시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지난해 4월 데뷔한 신인 걸그룹 '오마이걸'입니다.
이 걸그룹의 멤버 중 한 명인 '진이'의 모습인데요.
왼쪽 사진이 지난해 데뷔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오른쪽은 최근의 모습인데요.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 한 눈에도 보이죠.
걸그룹 '오마이걸'의 소속사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진이가 거식증으로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게 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소속사는 "진이가 데뷔 후부터 거식증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아왔으며, 건강을 고려해 잠정적인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는데요.
관련 내용을 영상으로 보겠습니다.
◀ 리포트 ▶
걸그룹으로 데뷔하기 전 진이의 모습입니다.
진이는 과거 인터뷰에서 "연습생 때는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고, 연습하고 나면 힘드니까 맛있는 것을 많이 먹으러 다녔다"고 말했는데요.
"컴백하기 전에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건강이 안 좋아졌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같은 그룹의 멤버들도 방송에서 진이의 건강을 염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MBC 뮤직 오마이걸 캐스트 중]
"특히 언니 한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건강관리… (맞아요.) 건강관리를 좀 더 신경쓰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언니, 항상 그 자리에서 저희를 지켜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이번에 진이가 걸린 것으로 알려진 거식증은 의학적으로는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라고 불리는데요.
대표적인 '섭식 장애'의 하나로 살이 찌는 데 대한 극도의 공포를 보입니다.
음식을 거절하고 최소한의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체중을 줄이려는 지속적인 행동을 보이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체중이 줄면서 저체온과 저혈압, 무월경과 탈수 등 신체적인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 화면은 스웨덴의 섭식 장애에 대한 캠페인 영상입니다.
이 여성은 거울을 통해 자신이 살이 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요.
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에 대해 갖고 있는 왜곡된 신체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른 체형을 선호하고 다이어트를 권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 같은 '섭식 장애'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수 박보람이 무려 32kg을 감량하면서 공개한 다이어트 식단을 볼까요?
아침은 토마토 1개와 고구마 1개, 닭가슴살 100그램, 야채 샐러드를 먹고, 점심은 닭가슴살 샐러드와 다이어트 음료가 전부입니다.
저녁은 고구마 1개와 닭 가슴살 1조각, 야채를 먹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여기에 간식으로 바나나와 달걀 정도를 먹습니다.
강도 높은 이 같은 다이어트 식단을 통해 박보람은 체중 감량에 성공했고, 이 내용을 곡에 담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가수 아이유도 과거 방송에서 다이어트 식단을 공개했는데요.
하루 내내 사과 1개와 고구마나 바나나 2개, 단백질 음료 1잔만 먹고, 닷새 동안 5kg을 뺐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나이 어린 아이돌 가수들이 견뎌내고 있는 혹독한 다이어트, 어느 정도인지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요즘 대세라는 그룹 AOA의 설현도 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속사로부터 몸매에 대해 혹독한 질책을 듣는 장면이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설현이 너 살찐 것 같다?"
"죄송합니다."
"몸무게 몇 킬로그램 나가?"
"50이 넘어?"
"네"
"내일부터 애들 몸무게 꼭 체크해. (특히) 설현이."
==============================
다른 걸그룹인 '러블리즈'의 멤버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이어트 중에 몰래 음식을 먹다 매니저에게 걸린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는데요.
"활동 끝나면 이제 늦게 들어오잖아요. 그러면 항상 배가 고파서 새벽에 몰래 뭐를 먹는데 매니저 언니가 딱 들어오세요. 그런데 유난히 저만 걸려요."
"그거 먹으면 안 되는구나. 걸그룹이니까 밤에는 특히."
"화장실에서 초코케이크를 먹었어요."
"군대입니까? 보통 군대 화장실에서…."
"그것도 언니가 알고 들어와서 초코케이크 이렇게 던졌어요."
"어디다가?"
"화장실에다가"
"화장실에다가….먹으면 안 된다고."
◀ 앵커 ▶
그런데 비단 연예인들만의 문제가 아니죠.
이런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레 마른 몸매를 선호하게 되고, 다이어트를 부추기게 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데요.
보도 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가수 박진영 씨의 교복 광고 촬영 현장.
몸에 딱 붙는 교복을 입은 걸그룹과 다양한 포즈를 취합니다.
코르셋처럼 날씬하게 조여주는 재킷, 날씬함으로 한판 붙자는 등의 광고 문안에 비판이 쏟아졌고, 업체 측은 해당 광고물을 내건 지 사흘 만에 모두 수거해 폐기했습니다.
[교복 업체 관계자/전화 녹취]
"제품이 편하고 잘 맞는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표현한 부분이었습니다."
케이블 TV에선 살 빼기에 성공한 연예인들의 식단을 앞다퉈 소개하고,
"여자한테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예요."
혹독한 다이어트로 걸 그룹 몸매가 됐다며 칭찬을 쏟아냅니다.
"정말 걸그룹 몸매가 됐어요."
44, 55 등으로 불리는 여성복 치수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55 사이즈는 1980년 여성 평균치인 155센티미터에 맞는 옷이라는 데서 유래했는데 지금도 표준 사이즈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최 모 씨/31살]
"옷 같은 것도 44로 시작하잖아요. 나도 저렇게 야리야리한 몸매가 되고 싶다."
[한경미/서울패션전문학교 교수]
"그 사이즈에 자신의 신체를 맞춰서 옷맵시를 드러내고자 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날씬한 몸매를 선망하고 다이어트를 권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코르셋'으로 작용하는 겁니다.
[이종임/문화사회연구소]
"날씬한 몸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그 사람의 여러 가지 능력이나 상황을 평가하는 게 보편화되면서…."
◀ 앵커 ▶
날씬한 몸매도 일종의 능력으로 평가되다 보니, 몸매에 집착하게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건데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자신이 뚱뚱하다고 여겨 지나친 다이어트를 감행하다 건강까지 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도 내용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25살 김 모 씨는 2년째 하루 한 끼만 먹고 있습니다.
밥은 반 공기, 그조차 덜어냅니다.
하루 섭취 칼로리는 650Kcal로, 권장섭취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칩니다.
키 156센티미터에 체중 38kg,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최봉춘/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50대 이상의 어머니들이 가지고 있는 골 감소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이어트를 중단할 생각은 없다고 말합니다.
[김 모 씨/25살]
"(하는 일이) 강사다 보니까, 얼굴도 많이 보고 몸도 많이 보는 그런 추세라서 관리를 할 수밖에 없어요."
[원은수/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10대 후반에서부터 20대, 그리고 30대까지도 가벼운 식이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체형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3퍼센트가 저체중에 해당하는 키와 몸무게를 '이상적'이라 답했고 특히 여학생은 이 같은 응답이 85퍼센트에 달했습니다.
닮고 싶은 몸매의 기준은 연예인이 가장 많았고, 운동선수와 주위 친구들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여학생의 절반 이상은 다이어트를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모 양/중학교 2학년]
"그냥 딱 군더더기 없는 살.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11자 다리"
◀ 유선경 아나운서 ▶
우리나라의 섭식장애 환자, 얼마나 될까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만 9백40명에서 2012년, 만 3천여 명으로 5년간 약 2천여 명이 증가해 해마다 4.5%씩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섭식장애 환자를 성별로 분류해 보면 2012년 기준으로, 10명 중 8명은 여성으로 남성에 비해 약 4배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섭식장애는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증'뿐만 아니라 한꺼번에 많이 먹는 '폭식증'도 있는데요.
관련 영상을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봉지를 찢고, 또 찢고.
10대 소녀가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빵을 쉬지 않고 먹더니 그만 토해내고 맙니다.
이것은 드라마의 한 장면이지만 실제 폭식증에 걸리면 식욕 조절 능력을 잃어버리고 무모할 정도로 음식을 많이 먹었다가 억지로 토하는 일을 반복하게 됩니다.
식욕을 참지 못해 과도한 음식물을 섭취하고는 살이 찌는 게 두려워 곧 후회를 하는 것입니다.
폭식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는 해마다 4% 정도씩 늘고 있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이상 많았고 특히 20대 여성이 전체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습니다.
[이선구/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교수]
"외모지상주의 경향이 20대 여성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폭식증은 또 다른 식이 장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폭식이 어느 정도 진정된 뒤에 먹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억지로 구토를 하거나 과도한 운동과 함께 설사약까지 복용하는 거식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거식증 환자/29살]
"약을 먹어도 얹힌 것 같고…나중에는 뱉지 않으면 못 버티게 되는…."
폭식증이나 거식증은 가족 몰래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가족 중 한 사람이 급격하게 체중이 변하거나 음식에 대해 심한 거부반응을 보일 경우 함께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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