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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와사비 테러' 이어 폭행까지…日 오사카 '혐한 주의보'

[이브닝 이슈] '와사비 테러' 이어 폭행까지…日 오사카 '혐한 주의보'
입력 2016-10-12 17:45 | 수정 2016-10-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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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본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고 또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오사카에서 한국인 차별과 비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사카의 유명 초밥집에서 최근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소위 와사비 테러를 벌였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무슨 내용인지 유선경 아나운서와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얼핏 보면 먹음직스러운 초밥이지만 회를 걷어내니 고추냉이의 양이 너무 많은 게 확연히 드러납니다.

    일본어를 못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주문하면, 초밥에 고추냉이를 잔뜩 넣어서 주는 이른바 '와사비 테러'를 한다는 건데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문제의 초밥집 직원들이 한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주고받았다거나 초밥을 먹고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면 비웃기도 했다는 목격담이 SNS 등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업체 측이 사과문을 내놓았는데요.

    영상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이른바 와사비 테러는 오사카의 초밥 체인점인 이치바 스시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이 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해외에서 온) 방문객들이 매운 것을 좋아해서 임의적으로 고추냉이를 더 넣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한국인 비하 논란에 대해서는 "민족 차별적 발언에 대해서는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나 사원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사카 '이치바 스시' 주인]
    "결과적으로 문제가 커졌지만 처음에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습니다. 10명 중 대부분의 고객들이 고추냉이를 더 달라고 해서 양이 늘어나게 된 것이 지금까지의 상황입니다. 일본인한테 주는 양의 배 이상은 아니지만, 2배 정도는 들어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사과문을 내놓은 뒤, 업체 측의 서비스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한 누리꾼이 문제의 초밥집을 방문했는데요.

    "고추냉이 얼마나 넣어 드릴까요?"
    "조금만 주세요."

    주문한 초밥에 고추냉이가 어느 정도 들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들춰봤습니다.

    고추냉이가 아예 없었습니다.

    "뭐야. (고추냉이가) 아예 안 들어 있는데…."

    고추냉이가 논란이 되자 고추냉이가 들어 있지 않은 초밥을 내놓은 겁니다.

    ◀ 앵커 ▶

    그런데 일본에서 일고 있는 혐한 논란, 이뿐만이 아닙니다.

    오사카의 대표적 관광지인 도톤보리에서 최근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인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계속해서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지난 5일 직장인 신 모 씨는 3박 4일 오사카에서 가족여행을 즐기던 중이었는데요.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밤 10시쯤 도톤보리를 찾아갔다고 하는데요.

    다리를 건너가던 중, 20대로 보이는 건장한 체격의 일본인이 다가와 갑자기 13살 난 중학생 아들을 향해 발차기를 했습니다.

    아들의 배를 발로 차려는 것을 팔로 간신히 막았지만, 계속 폭행하려고 해서 급히 자리를 피했다는 겁니다.

    다행히 큰 상처를 입지 않았지만, 아내와 어린 딸이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면서 다른 여행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습니다.

    그러자, 지난달 말 역시 도톤보리에서 아내가 길가던 일본인에게 다리를 맞아 피멍이 들었다는 등 다른 피해 사례들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습니다.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오사카의 한 버스회사에서 지난 4월, 한국인 관광객이 표를 사면서 이름을 '김'이라고 말해줬는데, 한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써놓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게 된 겁니다.

    또 지난 10일에는 오사카의 간사이 공항 등을 오가는 현지 전철에서 "외국인 손님이 많아 불편을 드렸다"는 차별적인 안내 방송을 내보내 또 한 번 논란이 불러일으켰습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차별과 비하 사건이 도마 위에 오르자 오사카 총영사관은 '신변 안전 주의보'까지 발령했는데요.

    주오사카 총영사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사카의 대표 관광지 도톤보리에서 야간 시간대에 우리 국민이 피해를 당한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면서 "특히 야간 시간대에 방문하는 분들은 안전에 유의해 달라"는 공지를 띄웠습니다.

    ◀ 앵커 ▶

    지난해에는 한국총영사관에 누군가 인분이 든 상자를 투척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석 달 만에 용의자가 잡혔습니다.

    관련 보도를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지난해 12월, 주 요코하마 한국 총영사관 주차장에서 발견된 상자입니다.

    "야스쿠니 폭파에 대한 보복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한국인을 비하하는 단어가 적혀 있었습니다.

    혐한 시위를 주도해 온 극우 단체의 이름도 뚜렷합니다.

    폭발물 처리반까지 출동하는 소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요코하마 총영사관 관계자]
    "극우 단체이기 때문에 내용물이 폭발물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주변 CCTV에 녹화된 화면을 근거로 일본 경찰은 석 달 만에 용의자를 체포했습니다.

    직업이 없는 20대 일본인 남성으로 "자신이 인분 상자를 던졌다"며 혐의를 인정했다고 일본 경찰은 밝혔습니다.

    혐한 시위를 주도하던 극우단체의 이름을 내세워 범행을 저질렀던 만큼 이 단체와의 관련성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일본 법무성은 지난해 12월, 이 단체의 관계자에게 혐한 발언을 다시 하지 말 것을 권고했고, 오사카시는 지난 1월 이 단체의 혐한 시위를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앞서 보신 것처럼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폄하, 차별 논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한국인에 대한 집단적 혐오를 분출한 '혐한 시위'가 유엔에서 이슈가 될 정도였는데요.

    이번에는 도쿄를 연결해 오랜 세월 일본 내 잠재돼 온 반한, 혐한 감정의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이동애 특파원, 오사카 지역은 재일 동포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이고, 관광객들도 많이 가는 곳이라 불안감이 더 큰 것 같습니다.

    ◀ 기자 ▶

    현재 일본에 사는 한국인이 45만에서 5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요.

    이 가운데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2~13만 명이 오사카에 살고 있어서 일본 내에선 가장 한국스러운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사카로 가는 관문인 간사이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한국인 관광객만 하루 4천 명에 달합니다.

    가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오사카 도톤보리 상점가는 한국 관광객의 거리나 다름없는데요.

    일본에 사는 한국인에 대한 폄하, 차별은 오래전부터 문제가 돼 왔지만 최근 사건은 잠시 왔다가는 관광객을 향한 반감 표출이어서 더 불쾌하고, 우려가 큰 것 같습니다.

    ◀ 앵커 ▶

    한국인이 많이 살고, 또 자주 오가다 보니 부딪힐 일도 많아지는 것 같은데요.

    개인이 아닌 집단적인 혐한 시위도 문제가 되고 있는 거죠?

    ◀ 기자 ▶

    독도 문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을 치닫던 2013년, 2014년에는 오사카, 도쿄 한국인 거주지, 식당 밀집 지역에선 거의 매주 혐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인도 모두 죽여라' 이런 식의 구호를 계속 듣다 보면 누군가 송곳으로 귀를 찌르는 것 같은 섬뜩함이 든다고 하는데요.

    유엔에서까지 문제가 돼, 올 7월 혐한 시위 억제법이 발효됐지만 처벌 규정이 없어서 오사카에서는 혐한 시위가 완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 ▶

    역사적 굴곡이 컸던 만큼 국민감정이 부정적일 수 있겠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혐한 정서가 상당히 집단화, 조직화된 것 같습니다.

    ◀ 기자 ▶

    외국인에 배타적인 일본인들의 정서에 독도, 식민 지배, 과거사 문제가 얽히면서 한국이나 중국에 대한 반감이 좀 더 도드라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일부에선 경제적 이유를 들기도 하는데요.

    버블 붕괴, 잃어버린 20년을 거치면서 일본은 세계 경제 대국 2위에서 밀려났지만, 그 사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높아진 데 대한 반감이 혐한의 한편에 있다는 겁니다.

    일례로 대표적 혐한 단체인 재특회의 경우, 재일 한국인에게 주는 복지, 특권을 뺏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사회가 우경화로 치달으면서 한국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책 등 혐한 마케팅이 세간의 이목을 끌면서 증폭된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앵커 ▶

    그런데 혐한이 단순한 감정을 넘어, 실제 범죄로 이어질 경우, 관계 개선에 나선 양국관계에 심대한 타격이 우려되는데요.

    어떻습니까?

    ◀ 기자 ▶

    올 7월에 발표된 한일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일본을 좋게 생각하는 한국인은 21%,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은 29.%, 수치상으로 보면 아직도 두 나라는 가깝기보다는 먼 나라로 볼 수 있습니다.

    혐한은 분명 심각한 문제지만, 일본 내 전반적인 현상이 아니라, 극우, 사회 불만 세력이 부추기는 측면이 있는 만큼 성숙하고 냉정한 대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도톤보리 폭행 사건의 경우, 오사카의 영사관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만 오사카 경찰 내 한국어 통역관이 있다고 하니, 시비가 붙었을 때는 영사관의 도움을 받아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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