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비만 남성, '2차 암' 위험성 높다

[이브닝 이슈] 비만 남성, '2차 암' 위험성 높다
입력 2016-10-25 17:30 | 수정 2016-10-25 17:45
재생목록
    ◀ 앵커 ▶

    '2차 암'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이미 암 진단을 받아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에게 또 다른 암이 새롭게 발병하는 걸 말하는데요.

    '재발'이나 '전이'와는 다릅니다.

    암세포가 다른 장기에 번지는 '전이'나 기존의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몸속에 남아있다 나중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재발'과 달리 '2차 암'은 처음에 생긴 암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새롭게 생긴 암을 말하는데요.

    그런데 암환자가 비만일수록 이 '2차 암'에 걸릴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나경철 아나운서와 알아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흔히 'BMI'라고 부르는 '체질량지수'는 자신의 몸무게를, 미터로 환산한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말합니다.

    이 수치가 25 이상이면 비만, 또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보는데요.

    첫 번째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이 BMI 지수가 30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는 이후 또 다른 새로운 부위의 암, 즉 '2차 암'에 걸릴 위험이 비만이 아닌 사람에 비해 1.4배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키 160센티미터에 체중이 80kg인 한 70대 남성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31.25로 고도비만인데요.

    대장암에 걸렸다가 완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최근 '2차 암'으로, 간암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2년 전 대장암에 걸린 70대 남성은 의사의 말에 따라 금주, 금연에 식습관까지 바꾸는 노력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간에 암이 발생했습니다.

    [길 모 씨/2차 암 환자]
    "한 60kg, 65kg이었는데 (체중이 늘어서) 80kg 나갔었어요. 몸이 무거워서 죽겠죠, 몸이 무거워서. 술 하고 담배를 안 먹으니까 간식으로 떡 같은 거 이런 걸…몸이 둔하고 힘들죠. 기운이 없어요, 기운이."

    길 씨가 대장암 판정을 받기 전 체질량지수는 31.25로 고도비만에 해당했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대장암이 완치되자 이번엔 간암까지.

    고도비만인 암환자의 '2차 암' 발병 사례는 지금 보신 70대 길 모 씨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국립암센터 이은숙 박사와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 연구팀이 남성 암환자 24만 명을 8년 동안 추적 조사해 봤더니, 고도비만인 일반인의 암 발생 위험도는 정상체중인 사람에 비해 12% 증가한 데 비해, 고도비만인 암 경험자의 2차 암 발생 위험도는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41%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같은 비만이라도 일반인보다 암 경험자가 또 다른 암 발생에 더 큰 악영향을 받는다는 겁니다.

    이 같은 경향성은 대장암과 신장암, 간암과 임파종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는데요.

    따라서 현재 비만이면서 과거에 암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맞춤 2차 암 검진'과 '건강 체중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습니다.

    국립암센터 이은숙 박사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이은숙/국립암센터 박사]
    "암 치료 성적이 되게 좋아지면서 처음 한가지 암에 걸렸다 하더라도 또 나중에 가서 다른 암들에 걸릴 수 있는 찬스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가졌던 우리의 의문은 '한 번 암을 앓았던 사람들이 뚱뚱하면 나중에 다른 암이 더 많이 생길 건가?' 하는 게 의문이었거든요. 이번에는 남자들만 분석을 했습니다. 역시 뚱뚱하신 분들이, 특히 또 암을 한 번 앓았던 분들은 다시 암에 걸리는 확률이 보통 비만 환자들보다 훨씬 더 높다는, '2차 암의 위험도'가 '비만'하고 굉장히 관계가 있다는 걸 보여줬고, 한 번 암에 걸렸었던 분들은 체중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잘 조절할 필요가 더 있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듭니다."

    ◀ 앵커 ▶

    '비만'은 온갖 만성질환은 물론, 심장병과 뇌졸중에다 암 발생 위험까지 높이는 요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남성분들 가운데 비만인 경우, 특히 '전립선암'도 조심하셔야 한다고 합니다.

    최근 증가율이 심상치 않다고 하는데요.

    보도 내용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키 165센티미터에 몸무게가 90kg까지 나갔던 오환봉 씨.

    건강을 위해 10kg이나 뺐지만 여전히 비만입니다.

    최근에는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오환봉/전립선암 환자]
    "돼지고기 이런 것들을 좋아하죠. 보쌈 같은 것, 족발 같은 것…일주일이면 4일을 고기를 먹을 정도였으니까…."

    최근 갑상선암과 전립선암, 신장암이 크게 늘고 있는데, 과잉진단 논란이 있는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전립선암 환자 증가율은 매년 12%가량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한국인 42만 명을 분석한 결과, 비만 정도에 따라 전립선암 발생률이 달랐습니다.

    비만인 경우 정상인 경우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1.2배 높게 나타났고, 저체중 남성은 발병 위험이 낮아졌습니다.

    [하유신/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
    "지방에서 많은 호르몬들이 나오고, 염증물질이 나와서 암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전립선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40살 이상 남성의 절반가량은 비만 체형으로, 전립선암 환자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전립선이 커지는 '전립선 비대증'도 비만일 경우 더 심해지는 만큼 40대 이후부터는 체형관리에 훨씬 더 신경 써야 합니다.

    ◀ 앵커 ▶

    비만 남성이 특히 더 주의해야 할 질환, 또 있습니다.

    바로 '통풍'인데요.

    이 내용은 나경철 아나운서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바람만 스쳐도 칼에 베인 듯이 아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질환이 바로 '통풍'이죠.

    통풍은 술과 기름진 고기에 많이 들어 있는 '요산' 성분이 관절에 들러붙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그렇다 보니 술자리가 많은 비만 남성에게서 발병하는 경우가 일반 여성에 비해 10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그런데 겉모습만 봤을 때 비만이 아닌 것 같다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아랫배만 많이 나온 '내장 비만'의 경우도 통풍에 걸릴 위험성이 정상인에 비해 2배 이상 높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통풍환자 10명 중 7명꼴로 '내장 비만'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도내용으로 확인해 보시죠.

    ◀ 리포트 ▶

    호리호리한 모습과 달리 20대부터 내장비만이 진전돼 왔고, 30대 후반부터는 손가락과 발가락이 휘어지고 옷깃에 살짝 닿기만 해도 참을 수 없는 통증을 느꼈습니다.

    통풍이었습니다.

    [이덕호/통풍 환자]
    "송곳으로 관절을 찌르는 것과 똑같아요. 오죽하면 일어나지를 못해요. 움직이는 것 자체를 못 움직여요."

    [박성환/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복부에 있는 지방 세포들이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을 많이 분비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통풍 관절염이 더 빨리 발생하는 것으로…."

    ◀ 앵커 ▶

    결국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만이 되지 않도록 평생 꾸준히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다면 언제부터 체중 관리에 들어가는 게 좋을까요?

    전문가들은 '어려서부터'라고 조언하고 있는데요.

    이 내용은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어려서 찐 살은 나중에 다 키로 간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요.

    어린이 비만 열에 여덟 명은 결국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성인병을 앓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체중 관리는 어려서부터 해 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지난 2005년에는 과체중 또는 비만인 아이들의 비율이 10%였는데, 지난해에는 15%로 나타났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도 내용으로 확인해 보시죠.

    ◀ 리포트 ▶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한 초등학교의 방과 후 수업입니다.

    아이들의 운동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다 보니 동네 친구들과 하던 놀이를 수업으로 하는 겁니다.

    [김리후/1학년]
    "평소에는 학원 가고, 책 보고, 공부 해요"

    지난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6명 가운데 1명은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지난 10년간 33% 증가했습니다.

    운동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는데, 특히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구처럼 부모들의 관리가 힘든 경우 소아 비만 발생이 뚜렷했습니다.

    어린이 비만은 신체적으로는 성조숙증을 정신적으로는 우울증과 집중력 부족을 일으킵니다.

    [신손문/단국의대 제일병원 교수]
    "적어도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신체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야채가 같이 충분히 곁들여진 균형잡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부모의 식습관이 큰 영향을 미쳤는데 엄마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탄산음료를 마시면 아이가 비만일 위험이 1.6배 높았고,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아이들의 비만 가능성이 5분의 1로 떨어졌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