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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M출동] "벤츠 1,790만 원에 사세요" 수상한 공동구매, 알고보니..

[현장M출동] "벤츠 1,790만 원에 사세요" 수상한 공동구매, 알고보니..
입력 2016-01-15 20:11 | 수정 2016-01-1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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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국내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인 고급 수입차 벤츠 E클래스입니다.

    한 대에 6천만 원이 넘는데요.

    2천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다면 솔깃하겠죠?

    전국 곳곳의 공동구매 업체들이 이런 광고로 회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데요.

    속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다단계형 영업입니다.

    무등록업체인 만큼 피해를 보상받을 길도 막막합니다.

    윤성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남 거제시의 한 사무실입니다.

    6천만 원 넘는 벤츠 E클래스를 1천790만 원에 살 수 있다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습니다.

    자동차 '공동구매'라고 홍보합니다.

    고객들로 북적이는 사무실에 들어가 상담을 신청해봤습니다.

    [공동구매 업체 관계자]
    "제가 얼마 전에 마이바흐 뽑았고요. 1천790만 원을 내면 6천800만 원짜리 차를 드려요. 전 차종 가능해요. 벤츠, 아우디, BMW."

    믿기 어렵다고 말하자 자신들이 운영하는 SNS를 보여줍니다.

    [공동구매 업체 관계자]
    "(SNS) 회원이 4천200명이죠. 125명이 출고를 했어. 70~80억 원 되잖아. 사장님도 방장이 돼서 받으려면 조건이 있어요. 반드시 두 사람을 소개해야 돼요."

    처음 가입 때 1천790만 원을 낸 뒤 각각 두 사람을 더 데려오는 식으로 모두 7명만 모이면 낸 1/4 값에 차를 받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차를 받아간 회원들은 스스로 '졸업'했다고 말합니다.

    다단계 같다고 하자 공동구매는 아니라고 말을 뒤집습니다.

    [공동구매 업체 관계자]
    "저희는 정상가를 주고 차를 사요. 그래서 공동구매는 아니야. 다단계 등록을 하려 했는데 다단계법상 160만 원 이상 물건을 판매하면 안 돼."

    하지만 납입자가 계속 두 배로 불어나지 않는 한 뒤늦게 가입한 회원들은 차를 못 받을 수도 있는 구조입니다.

    차량 시승까지 마친 뒤, 돈을 납입했다는 회원을 어렵사리 만나봤습니다.

    [공동구매 회원]
    "통영에 계신 분들, 아줌마들 똘똘 뭉쳐서 한 사람이 3~4억 원씩. 나는 그냥 7명 되는 순간 떠나면 그만이거든요."

    새 차를 받은 뒤에는 중고차로 되팔아 현금을 챙기고, 이런 식으로 몇 번씩이나 공동구매에 다시 뛰어들기도 합니다.

    일확천금을 노린, 사실상 투기나 마찬가지입니다.

    [공동구매 회원]
    "믿으니까 하는 거죠. 친구는 차 뽑은 지 얼마 안 돼서 돈으로 받았어요. 5천500만 원 받았어요."

    차량 출고 과정도 석연치 않습니다.

    공동구매 업체 측은 수입차 판매업체 딜러들의 협조를 받고 있는데 누군지는 비밀이라고 말합니다.

    [공동구매 업체 관계자]
    "한성에서는 열 몇 대 뽑았고요. △△에서는 다섯 대. ○○에서는 두 대 뽑았죠. 딜러하고도 몰래 거래를 해요, 지금. 각 지점마다 한 명씩 몰래몰래 있어."

    벤츠의 국내 공식 수입업체인 한성자동차 측은 자사를 통해 일부 차량이 출고된 건 맞지만 의도적으로 개입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비슷한 공동구매 업체들이 전국에 있어 거래를 끊겠다는 공문을 보냈고, 각 지점에는 영업사원 교육지침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한성자동차 관계자]
    "다단계라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이제는.. 윤리적이지도 않고 정상적이지도 않으니까 (이런 판매에) 관여하지 마라.."

    현행 방문판매법은 미등록 다단계 영업과 사행적 판매원 모집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납입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미래에 지급한다고 약속했다면 유사수신 행위로 간주될 소지도 있습니다.

    [정문홍/공정거래위원회 부산사무소 과장]
    "방문판매법 위반 사실이 있는지 검토해서 위반 사실이 있는 경우 법에 따른 조치가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공동구매 업체는 지난해 7월부터 영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됩니다.

    만약 이 업체가 갑자기 문을 닫을 경우 대다수의 회원들은 돈만 내고 차는 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만큼 관계 당국의 조치가 시급합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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