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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버려라, 삶이 가벼워진다' 정리하는 법 총정리

[앵커의 눈] '버려라, 삶이 가벼워진다' 정리하는 법 총정리
입력 2016-02-03 20:37 | 수정 2016-02-0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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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빈방에 의자 하나, 책상 하나.

    침실엔 매트리스만 있고, 옷가지와 구두도 단출합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의 생활공간입니다.

    ◀ 앵커 ▶

    필요한 최소한만 남긴 삶의 풍경, 어떠신가요?

    옷장, 찬장 할 것 없이 가득 찬 물건들 보며, 싹 치웠으면 싶은 적 없으시나요?

    불필요한 물품을 버리는 현장부터 보시죠.

    조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방과 복도까지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옷장의 옷, 찬장 속 그릇, 애들 장난감까지.

    모조리 바닥에 펼쳐놓고, 버릴 물건을 골라내는 겁니다.

    [김은영/정리업체 팀장]
    "열 개씩 스무 개씩 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꼭 있어야 될 일상용품들이 스카치테이프, 딱풀, 가위…"

    다른 집 역시 난장판이 따로 없을 정돕니다.

    버리려니 아쉽지만, 아무래도 안 입을 옷. 버리기로 결정합니다.

    [유지선/정리컨설팅업체 대표]
    (아깝긴 한데, 버려야 할 것 같아요.)
    "살 빠지고 나면 입어야지 하게 되면, 그때 유행에 맞지 않고 괜히 옷장만…"

    집마다 커다란 쓰레기 봉지 여러 개, 버릴 옷들이 한 무더기씩 나왔습니다.

    일단 버려야, 빈 공간이 생겨 제대로 된 수납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 앵커 ▶

    전문가 도움으로 가벼워진 집을 한번 볼까요?

    답답하게 꽉 차서 옷이 넘쳤던 옷장은 이렇게 반듯하게 정리가 됐고, 싱크대 위까지 가득했던 그릇들도, 모두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올 들어서만 이런 정리에 대한 책 여러 권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는데요.

    미국에서도 4년 전 출간된 일본의 정리 서적이 인터넷서점에서 새삼 1위를 달릴 정도라고 하니까 정리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우리나라 만의 일은 아닌 것 같죠.

    ◀ 앵커 ▶

    네, 333운동, 혹시 들어보셨나요?

    석 달 동안 그러니까 계절마다 윗도리 아랫도리 액세서리 다 합쳐서, 서른세 개로 살아보자는, 즉 옷장을 줄여보자는 겁니다.

    6년 전 SNS를 통해 시작된 건데, 최근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버리고 가볍게 살자' 사실 이 열풍의 시작은 옆나라 일본이었는데요, 이유가 뭐였을까요?

    도쿄 이동애 특파원의 설명 들어보시죠.

    ◀ 리포트 ▶

    4인 가족이 사는 도쿄의 주택가.

    이 집의 거실에는 작은 TV가 전부입니다.

    부엌에 붙은 식탁 의자는 단 3개, 한 사람은 서서 밥을 먹어야 합니다.

    침대도, 책상도 없습니다.

    5년 전 대지진 쓰나미로 순식간에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는 모습을 본 뒤, 생활 방식을 바꾼 겁니다.

    [고코가와/40살]
    "물건이 줄어드니까 고민할 일도 없어졌어요."

    10여 년 전부터 가족 대신 고인의 삶을 정리해 주는 유품 정리업이 생겨나,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대지진 이후 소유에 대한 집착을 끊고 버리자는 뜻의 '단샤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리 정돈> 시리즈 책을 통해, 가장 소중한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을 버리라고 말하는 곤도 마리에 씨.

    아베 총리를 제치고, 작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의 영향력 있는 100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곤도 마리에/정리컨설턴트]
    "낡은 물건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도 멋지지만, 귀중한 것을 정말 귀중하게 여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세요."

    ◀ 앵커 ▶

    이렇게 일본에서 시작된 움직임이 세계적 관심을 끈 이유는 뭘까요?

    좀전에 보신 정리 전문가 곤도 마리에를 모델로 한 드라마인데요,

    물건을 버리면서 해묵은 삶의 문제가 함께 해결됩니다.

    정리로 과거를 매듭짓고 인생을 바꾼다, 정말 그게 될까요?

    실제 버리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박영회 기자가 만나서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오늘의 버릴 물건은 10년 넘은 낡은 손가방.

    가방의 마지막 모습을 정성껏 그립니다.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 강현양 씨만의, 물건과 헤어지는 방법입니다.

    [강현양]
    "아무래도 사진보다는 그림을 그리면서 물건을 더 자세하게 살피게 되고, 애착하는 마음을 그림에 더 담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구매 후기에 속아 산 신혼 첫 소파, 부러진 채 갖고 있던 남편의 안경.

    하루 한 개씩, 1백 2십여 개 물건이 각각 한 장 종이 위 그림으로 남았고.

    생활의 무게는 그만큼 가벼워졌습니다.

    [강현양]
    "걱정도 더 많이 줄어든 것 같고 마음이 많이 홀가분해진 것 같아요."

    SNS에 버리기를 기록하는 사람들.

    '그동안 잘 썼다, 고마웠다, 많이 못 써서 미안하다' 인사를 남깁니다.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자꾸 또 사서 쌓인 물건들.

    안 쓰던 물건을 버린 것만으로, 물건들 사이에 여유가 생기고, 자신도 조금은 자유로워졌다고 적었습니다.

    ◀ 앵커 ▶

    자, 그렇다면 어떻게 버려야 될까요?

    전문가들이 말하는 조언 첫 번째, "다 꺼내라"는 겁니다.

    어딘가 들어 있는 상태에선, 버릴 물건 고르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다 바닥에 던져놓고 고르란 겁니다.

    두 번째 "기간을 정해라"

    겨울이 두 번 지나도 한 번도 안 입은 코트, 또 입을 일 있을까요?

    옷은 2년, 책은 6개월, 이렇게 버리는 기준을 세우는 겁니다.

    세 번째, 습관을 들여라.

    아침에 세수하고 잠들기 전 이를 닦듯 버리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라 겁니다.

    ◀ 리포트 ▶

    [윤선현 대표]
    "시간 날 때 하겠다고 생각을 한다면 사실 정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어요. 정리를 습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일정한 시간과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규칙을 가지고 정리하는 게…"

    ◀ 앵커 ▶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원래 어디에 쓰려던 건지, 누가 언제 쓸지, 왜 남겨야 하는지 가치를 따져보고요.

    버릴 물건, 고쳐서 쓸 물건, 남에게 줄 물건.

    이렇게 상자를 만들어서 구별해 보는 겁니다.

    ◀ 리포트 ▶

    [정경자 대표]
    "이건 또 쓸 것 같아서 다시 집어넣는 경우가 있으니까 쓰레기 상자나 쓰레기봉투를 아예 갖다놓고 바로 처리하시는 게…"

    ◀ 앵커 ▶

    손톱깎이나 접착테이프, 여러 개 갖고 계신 건 아닌지,

    올해도 안 입은 겨울코트, 1년 더 묵히시려는 건 아니신지요.

    내일이 입춘입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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