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기찻길 위에 선 독특한 시장이 있습니다.
열차가 올 때면 상인들은 다급하게 피신을 하고 기차는 그 시장 위를 거침없이 지나갑니다.
상상만으로도 웃음 나는 태국의 명물시장, 서민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태국의 한 시끌벅적한 시골시장.
채소와 생선, 향신료, 옷가지를 파는 모습이 여느 재래시장과 다를 것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좌판이 기차선로 위에 펼쳐져 있습니다.
사이렌이 울리자 기다렸다는 듯 관광객 수백 명이 카메라를 들고 철로 앞으로 몰려듭니다.
상인들은 철길을 따라 하늘을 덮고 있던 천막들을 서둘러 접습니다.
[아둘/시장상인]
"천막을 3분 안에 치워야 해요."
잠시 뒤 기차가 경적을 울리며 들어옵니다.
선로 바로 옆에 놓인 채소와 과일 좌판 위로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지나갑니다.
기차가 지나가자마자 접이식 천막이 재빨리 다시 펼쳐지고, 상인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좌판을 깔고 다시 장사를 시작합니다.
[파타나/매끌렁역 역장]
"상인들 마음대로 가게를 열 수도, 닫을 수도 있어요. 철도당국의 규제는 없어요."
1905년 문을 연 이 시장은 아무 특별한 것 없는 시골 시장이었지만, 한가운데로 철로가 뚫리면서 지역 명물이 됐습니다.
매일 여덟 차례 시장을 통과하는 기차를 보러 사람들이 기차를 타고 찾아옵니다.
지금은 철로 보수 작업으로 열차 운행이 잠시 중단됐는데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MBC뉴스 서민수입니다.
뉴스데스크
서민수
서민수
태국, 철길 위의 재래시장 기발한 동거 '환상궁합'
태국, 철길 위의 재래시장 기발한 동거 '환상궁합'
입력
2016-02-2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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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6-02-2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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