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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안정이 필요해' 수면 유도 ASMR 열풍, 효과 있나?

[이슈클릭] '안정이 필요해' 수면 유도 ASMR 열풍, 효과 있나?
입력 2016-02-28 20:24 | 수정 2016-02-2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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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금 보시는 영상, 참 생소하고 이게 뭔가 싶으시죠.

    최근 유행하고 있는 'ASMR'이라는 영상인데요.

    일상 속의 모습이나 소리를 재현해 마음에 안정을 준다고 해서, 최근 스트레스 등으로 잠을 잘 못 자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합니다.

    'ASMR' 열풍의 실태와 문제점을 정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요즘 20~30대가 즐겨 보는 ASMR 영상입니다.

    신문, 시계처럼 일상적인 물건이나 손동작과 낮은 속삭임 같은 시청각적 자극을 이용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게 목적입니다.

    [김기란/ASMR 이용자]
    "살짝 귀가 간지러우면서 사그락사그락거리는데 은근히 기분이 좋더라고요. 미용실에서 머리 빗겨줄 때 졸리잖아요. 딱 그 느낌이었어요."

    5년 전부터 미국 유튜버들이 만들기 시작한 ASMR은 최근 1-2년 새 국내 창작자들이 가세하면서 더욱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검색되는 영상만 300만 개, 종류도 다양합니다.

    고성능 마이크로 음식을 먹는 소리를 들려주는 이른바 '먹방'에, 마사지가게와 이발소 등 서비스업 상황극, 좀비로 멸망한 세계나 우주여행을 다룬 영화 같은 영상까지 있습니다.

    "혼자 여행하세요? 아니면 일행이 있으신가요?"

    요즘에는 특히 취업난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에게 특유의 나른한 쾌감이 알려지면서 기분 좋은 수면유도 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배누리 /취업준비생]
    "노래를 듣는 것보다 더 안정감이 있다고 해야 되나요? 좀 더 잠이 안 올 때나 공부 안 될 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과연 ASMR은 효과가 있을까.

    하루는 30분간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사용한 뒤에, 다음날은 ASMR 영상을 본 뒤 각각 1시간 동안 잠을 자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그래프의 진폭이 작을수록 안정적이라는 뜻인데, ASMR을 사용한 경우 뇌파와 근육 긴장도가 덜했고 깊게 잠을 잤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는 언제든 결과가 바뀔 수 있을 정도로 크지 않았습니다.

    [한진규/신경과 전문의]
    "일부 사람한테는 조금 수면에 도움을 줄 수도 있고요, 일부 사람한테는 전혀 효과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의학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것은 아니거든요."

    문제는 잠잘 때마다 영상을 보는 것이 뇌를 그 방법에 의존하게 만들어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는 겁니다.

    실제 ASMR을 접한 후, 영상이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박홍준]
    "뭔가 잘 준비를 다 안 하고 잤다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요? (ASMR을) 안 듣고 자려고 뒤척여보기도 했고 술 한잔하고 잠들 경우도 있었고..."

    [ASMR 이용자]
    "남자친구 역할을 하는 ASMR을 들어본 적 있는데 중독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남자친구가 속삭여주는 소리..."

    ASMR 유행에 편승한 음란물은 더 심각합니다.

    상황극 등으로 선정적인 내용을 여과 없이 다룬 것인데, 동영상 사이트에는 성인 인증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영상들이 넘쳐납니다.

    [양승연]
    "약간 욕구불만을 해소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지 않나. 충분히 중독성 있게 빠질 수 있는 그런 콘텐츠가 아닌가."

    전문가들은 맹신이나 지나친 의존을 경계하라고 지적합니다.

    경쟁과 스트레스에 지친 젊은이들이 당장의 평온함을 줄 뭔가를 계속 찾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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