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금 뒤 화면에 보이는 게 뭔지 아시겠습니까?
일종의 금연보조제인데요.
담배처럼 피우는 비타민이라고 해서 비타민 스틱입니다.
최근에 아주 인기가 좋은데요.
하지만 이게 청소년 흡연을 조장할 수 있다고 해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자세한 내용 정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입으로 빨아들이면 연기가 나는 모습이 담배와 정말 비슷합니다.
'피우는 비타민'이라는 비타민 스틱.
니코틴은 없지만 액상을 가열해 수증기를 만드는 수입 전자담배인데, 1년전쯤 출시돼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비타민 스틱 이용자]
"담배를 피우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어 주네요, 이 연기가. 전자담배인 것 같기도 하면서 장난감 같은 것 같아요."
문제는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 제품이 '피워도 되는 담배'로 통한다는 겁니다.
[A 중학생]
"저는 그냥 피우면 냄새가 좋아서 딸기향도 있고 박하향도 있고. 담배랑 똑같은 건데 타르랑 니코틴 없다니까요."
[B 중학생]
"(친구) 한 명이 피우고 있기에 그냥 뭔가 멋져 보여서요. 만약에 (학교에서) 걸리더라도 '비타민이라고 하면 봐주시겠지' 이런 생각.."
교사들도 난감합니다.
[고등학교 교사]
"제재하기도 되게 어렵고 담배가 아니니까. 그렇지만 담배랑 비슷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금지되는 품목으로 됐으면 좋겠습니다."
청소년을 예비흡연자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제조업체와 일부 지역 약사회는 성인에게만 팔도록 하고 있지만, 과연 원칙은 지켜지고 있을까.
중학교 1학년 아역 연기자들의 협조를 얻어 비타민 스틱을 사러 가봤습니다.
[A 약국]
(비타스틱 팔아요?) "이게 비타민 스틱이야." (네. 애들도 하길래, 감사합니다.)
그냥 팝니다.
값을 깎아주는 곳도 있습니다.
[B 약국]
"뭐 어떤 맛으로요?" (하얀 색이요.) "원래 1만 5천 원인데, 1만 3천 원에 해드릴게요."
심지어 교복을 입은 학생이 사려고 해도,
[C약국]
(비타민 스틱 하나 주세요.) "저기 있어요." (여기요.) "네. 넣어드릴까요?"
[D 약국]
(비타민 스틱 주세요) "골라요. 1만 5천원이에요."
전혀 제재가 없습니다.
무작위로 찾아간 약국 대부분이 미성년자에게 비타민 스틱을 팔았습니다.
[유태호/가정의학과 전문의]
"(비타민 스틱을 통해) 담배에 대한 호기심이 증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담배 흡연으로 이어질 수도."
안전성 역시 우려됩니다.
업체는 국내인증기관 시험에서 무해 판정을 받았다고 홍보합니다.
하지만 이는 액상 자체에 유해물질이 없다는 결과일 뿐, 실제 제품의 증기를 들이마셔도 안전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KTR(화학융합시험연구원) 관계자]
"액상 자체에서 시험합니다. 훈증해서 시험하거나 그러진 않고요. (이 결과가) 전체 제품에 대한 품질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성적서에 명시되어 있고요."
[이윤제/식약처 바이오생약심사부 과장]
"연기 성분에 대한 안전성 검증도 안됐고 흡입성 제제는 인체에 대한 영향이 매우 크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비타민 스틱을 의약외품으로 지정해 안전 관리에 나설 방침이지만,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구매를 막을 근본 대책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뉴스데스크
정준희
정준희
[이슈클릭] 담배처럼 피우는 '비타민 스틱', 흡연 조장 논란
[이슈클릭] 담배처럼 피우는 '비타민 스틱', 흡연 조장 논란
입력
2016-03-13 20:31
|
수정 2016-03-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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