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판 특식 받아든 판다, 동물원의 '추석 잔치'

◀ 앵커 ▶

동물원에는 벌써 햇과일과 송편 같은 특식으로 추석잔치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지난봄 중국에서 와 첫 명절을 맞는 판다 커플도 잔칫상을 받았는데 마음에 들어 했을까요?

정동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수컷 판다 '러바오'가 느릿느릿 원두막 위로 기어오릅니다.

한국 생활 6개월째, 그새 몸무게가 18kg이나 불어난 러바오에게 오늘은 한가위 구절판 특식이 제공됐습니다.

칸칸마다 고운 빛깔의 햇과일이 담긴 구절판이 낯선 러바오는 코를 들이대고 냄새를 맡아보는가 하면 툭툭 쳐내며 장난을 칩니다.

결국, 중국에서 즐겨 먹던 콩을 갈아 만든 워터우 빵만 집어듭니다.

"판다야 추석 잘 보내~~"

영화 '쿵푸팬더'에서 판다의 사부로 유명세를 얻은 '레서판다'는 복주머니에서 잽싸게 사과조각을 꺼내 먹습니다.

[유서영(9살)]
"정말 신기하고 멋져요. 귀여워요."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알락꼬리여우원숭이들은 수박과 오렌지, 사과가 쌓인 푸짐한 과일상을 받아들고 신이 났습니다.

달고 즙이 많은 햇사과를 얼른 물고 달아나는 큰 형, 동생이 쫓아와 달라고 조르지만 절대 양보하지 않습니다.

[박혜림/에버랜드 사육사]
"추석 분위기 내주기 위해서 (준비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고 맛있어했습니다."

생후 7개월 된 새끼와 함께 첫 추석을 맞는 나무늘보는 느긋하게 매달린 채 고구마 송편을 맛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추석의 풍성함을 동물들이 먼저 만끽한 하루였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