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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눈] '유전자 변형' GMO 식품, 얼마나 알고 드십니까?

[앵커의눈] '유전자 변형' GMO 식품, 얼마나 알고 드십니까?
입력 2016-10-26 20:41 | 수정 2016-10-2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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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유전자 변형생물체, GMO가 상업화된 지 올해로 20년이 됐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먹고 있을까요?

    작년 한 해 1,024만 톤이 수입됐는데, 80%는 사료용이었고, 사람이 먹은 건 215만 톤이었습니다.

    ◀ 앵커 ▶

    국민 한 사람을 기준으로 보면요.

    40kg 이상을 먹은 셈인데요.

    1년 쌀 소비량과 비교해보면 밥 세 공기를 먹었다고 했을 때, GMO 식품을 두 공기 먹는다는 계산입니다.

    '그렇게나 많이' 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왜일까요?

    모르고 먹기 때문입니다.

    먼저, 나세웅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 리포트 ▶

    미국계 창고형 매장의 과자 진열대, 옥수수로 만든 과자들마다 GMO가 포함됐을 수 있다고 표시돼 있습니다.

    일본식 된장국엔 콩이 GMO일 수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수입과자점에서 팔리는 일부 과자에도 GMO 표기가 돼 있습니다.

    모두 완제품으로 수입된 식품들입니다.

    반면, 기름 상태로 수입된 카놀라유, GMO 원료로 만들어졌지만, 표시는 없습니다.

    국내 생산을 강조한 식용유와 옥수수유.

    생산만 국내일 뿐 재료는 수입산입니다.

    하지만, GMO 포함 가능성을 알 수 없습니다.

    수입산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물엿, 수입 콩과 밀이 쓰인 된장과 쌈장 등 양념들.

    역시 마찬가지로 GMO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습니다.

    [신지희]
    "내 몸에 흡수되는 건데 어떤 게 들어가 있는지는 알아야 되잖아요."

    [박정열]
    "그렇게 나쁜 것을 시판하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다 검사해서 나올 거 아니에요."

    ◀ 앵커 ▶

    수입되는 GMO는 많은데, 어떻게 표시된 제품은 이렇게 없을까요?

    예외 규정 때문입니다.

    제품의 재료 중 가장 많이 쓰인 다섯 가지 원료가 아니면 표시 안 해도 되고요.

    가공을 한 뒤 나온 최종 제품에서 GMO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도 예외입니다.

    식용유 종류, 간장 같은 양념들.

    가공 식품 대부분이 여기 해당됩니다.

    ◀ 앵커 ▶

    GMO가 처음 등장한 기원을 보면요.

    농산물을 키울 때 잡초를 없애기 위해 제초제를 뿌리게 되는데요.

    이때 작물도 함께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초제에 견딜 수 있는 강한 작물을 만들기 위해 유전자를 재조합한 것, 이게 바로 GMO입니다.

    과학의 산물이다, 자연에 대한 도전이다, 지금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요.

    박영회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2년 프랑스 캉 대학 연구진은 2년간 GMO 옥수수를 먹인 쥐들에게 종양이 생기고 간과 신장 손상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충격적인 발표, 반박도 거셌습니다.

    연구 교수가 GMO 반대 운동가였던 데다, 실험에 쓰인 쥐가 단 20마리였던 탓에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논리였습니다.

    GMO를 둘러싼 거듭된 공방, 여전히 찬반 의견은 맞섭니다.

    미국 국립학술원은 지난 5월, 논문 수백 편과 전문가 의견을 검토한 결과, GMO와 질병 사이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노벨상 수상자 1백여 명도 국제 환경단체에 GMO 반대 운동을 멈추라고 성명을 냈습니다.

    [최낙언/'시아스' 연구소장]
    "자연에 있던 것을 그대로 인용해 온 겁니다. 인간의 유전자 8% 정도도 세균에 의해서 들어온 외부 유전자를 갖고 있는, GMO 생명체이고요."

    하지만, 반대하는 쪽에선 인체 영향을 알기 위해선 장기간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또, 제초제에 강한 GMO를 억지로 만들었더니, 이 제초제가 안 듣는 이른바 '슈퍼 잡초'가 생겼다며 생태계 파괴 같은 부작용을 우려합니다.

    [박지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
    "벌의 장기에서 GM 유채의 DNA가 발견됐다거나, 옥수수 곡창지대에서 '슈퍼잡초'가 발견되어서 생태계를 교란하는 문제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 앵커 ▶

    이 사과는 깎은 상태로 내놔도 갈색으로 변하지 않습니다.

    유전자를 바꿨기 때문입니다.

    비타민A 성분이 크게 강화된 노란색 쌀.

    제초제에 잘 견디는 수준이 아니라, 품질을 향상시킨 GMO들입니다.

    양식 기간을 절반으로 줄인 슈퍼 연어, GMO 동물로까지 영역은 넓어졌습니다.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GMO 제품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도 내년 2월부터 현행 GMO 표시제를 강화할 예정인데, 여전히 고민거리가 많습니다.

    송양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생활협동조합 매장, 식용유에 GMO 원료를 쓰지 않았다고 표시돼 있습니다.

    가공 식품으로 현행법상 예외 대상이지만, 굳이 표시를 했습니다.

    모든 제품에 예외를 두지 않아야 한다는 게 생협 등의 요구입니다.

    [박인자/아이쿱 소비자활동연합회장]
    "많은 부분 GMO가 들어가고 있는 게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것들을 표시하는 것들이 소비자의 알권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식품업계는 난색입니다.

    최종 제품에 DNA가 검출되지 않으면 가공 단계에서 GMO를 썼는지 확인하기 어려운데다 GMO가 섞였을 가능성까지 표시할 경우 소비자 불안감만 커진다는 겁니다.

    [김정년/한국식품산업협회 부장]
    "Non-GMO(GMO 없는) 식품의 원료는 20%가량 더 비쌉니다. 구분 유통, 구분 생산을 했을 경우 식품 생산 비용이 상승을 하고…"

    현재 우리나라에선 GMO 식품을 쥐에게 먹인 뒤, 2주간 부작용이 없으면 유통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영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기간을 유럽처럼 90일로 늘리자는 주장도 나옵니다.

    [김훈기/홍익대학교 교수]
    "우리가 평생 먹게 되는 음식이잖아요. 장기적으로 동물에게도 섭취시켜 보고 반응을 보고 이렇게 해야 하는데…."

    ◀ 앵커 ▶

    GMO 표기와 관련해 조사를 해봤더니, 응답자의 89%가 식품 원료에 GMO를 썼는지 밝혀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GMO가 포함돼있다는 걸 알고 선택하는 것과 모른 채 선택하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죠.

    무엇보다 중요한 먹거리, 소비자들은 알 권리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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