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해외에 파병됐다가 지친 몸으로 귀향하는 군인들을 한국에서 꼭 안아주던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투병 끝에 크리스마스이브에 숨을 거뒀는데 수많은 군인들이 모여서 애도했습니다.
이주훈 특파원이 전해 드립니다.
◀ 리포트 ▶
"정말 감사합니다"
"잘돌아왔어요"
미국 텍사스주의 육군 기지 포트후드
분쟁지역에 파병되거나 귀향하는 군인들을 작은 체구의 할머니가 꼭 안아주고 있습니다.
[제시 그리핀/준위]
"내 가족은 여기 오지 못했지만 (대신 할머니가 안아주면) 정말 편안합니다."
여든세 살의 엘리자베스 레어드.
2003년부터 포트후드에서 전장을 오가는 군인들을 안아줬습니다.
공포에 잠긴 파병 군인들과 지친 몸으로 귀향한 장병들에게 할머니의 작은 포옹은 희망과 용기가 됐습니다.
[엘리자베스 레어드/'허그 레이디']
"(2003년) 어느 날 군인 한 명이 나를 먼저 포옹했어요. 옆에 군인이 저를 쳐다보는데 그도 포옹이 필요한 거 같았고 다른 군인들도 원해서 그렇게 시작됐어요."
2005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에도 휴일에도 나와 군인들을 떠나보내고 맞이했습니다.
엘리자베스 할머니에게 포옹을 선물 받은 군인은 약 50만 명.
병세가 심해져 입원한 후부터는 매일 같이 군인들이 찾아와 할머니를 안아줬고 1억 원이 넘는 성금이 모였습니다.
엘리자베스 할머니는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숨을 거뒀으며 새해 첫 주말에 치러진 장례식에는 수많은 군인들이 함께 모여 그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MBC뉴스 이주훈입니다.
뉴스투데이
이주훈
이주훈
"편히 쉬세요, 허그 레이디" 군인들 안아주던 할머니 하늘로
"편히 쉬세요, 허그 레이디" 군인들 안아주던 할머니 하늘로
입력
2016-01-05 06:35
|
수정 2016-01-05 06:37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