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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드] 페루, 빈부 가르는 '수치의 벽'

[글로벌 인사이드] 페루, 빈부 가르는 '수치의 벽'
입력 2017-07-18 16:52 | 수정 2017-07-1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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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남미 페루의 수도 리마 외곽.

    산등성이를 따라 만리장성처럼 긴 장벽이 세워져 있습니다.

    높이 3미터, 길이 10킬로미터에 달하는 장벽을 사이로 한쪽엔 척박한 모래땅에 수도와 전기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판자촌이, 건너편엔 잘 정비된 도로에 고급 주택이 즐비한 부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르만도/국제구호단체]
    "장벽의 한쪽은 고급 대저택이 즐비한 반면 반대쪽은 기본 생활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정확히 가르는 콘크리트 장벽은 부촌 사람들이 1980년대부터 세우기 시작해 30년 동안 길이를 늘여왔습니다.

    장벽 위엔 사람이 넘어갈 수 없도록 뾰족한 가시 철조망까지 두었습니다.

    빈민촌 사람들이 부촌의 주거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불법 건축물 같은 것을 만들까 봐 어쩔 수 없이 장벽을 세웠다는 겁니다.

    [후안 카를로스/라몰리나 시장]
    "차별은 없고 혼동만 있을 뿐이에요. 정부 소유의 땅이고 생태공원 부지를 확보하려는 조치예요."

    하지만, 이 장벽이 빈민촌 사람들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이라는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카를로스/변호사]
    "빈민촌 주민들에 대한 명백한 차별입니다. 장벽이 도시를 두 개로 나누고 있어요."

    장벽 때문에 빈민촌 주민들은 15분이면 걸어갈 거리도 2시간을 돌아서 가야 합니다.

    물리적인 불편보다 더한 고통은 장벽을 볼 때마다 치밀어 오르는 수치심입니다.

    [아날리/빈민촌 주민]
    "'수치의 벽'이라 이름 지었어요. 장벽이 부자 동네와 우리 동네를 분리하고 있어요."

    수치의 벽에 가로막힌 빈민촌 주민들의 처지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얼마 전엔 시민단체들이 벽에 그림을 그려주는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칙칙한 벽에 색을 입혀 마음을 짓누르는 부정적 기운을 희망으로 바꿔보자는 노력입니다.

    [프랭크/빈민촌 주민]
    "인도적 시각에서 여기 빈민촌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걸 알아주기 바랍니다."

    최근 몇십 년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페루.

    하지만, 화려한 도시를 가로질러 우뚝 솟은 수치의 장벽은 페루 사회가 안고 있는 극심한 빈부격차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사이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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