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조윤정
[집중취재] 식당 점령한 중국산 김치, 위생 논란은 여전
[집중취재] 식당 점령한 중국산 김치, 위생 논란은 여전
입력
2017-03-02 20:31
|
수정 2017-03-0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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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지난해 25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어느 정도 양이냐면요.
우리 국민 5천만 명이 두세 달은 너끈히 먹을 정도의 양입니다.
식당이나 급식업소는 절반 이상이 이 중국산 김치를 쓰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식당을 점령한 중국산 김치, 조윤정 기자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항의 한 냉장창고. 갓 수입된 중국산 김치 상자를 컨테이너에서 내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 창고에만 이날 하루 10킬로그램짜리 2천4백 상자가 든 컨테이너 세 개 분량이 입고됐습니다.
창고 안에는 이미 수십 가지 상표가 붙은 중국산 김치가 가득합니다.
2~3일 안에 팔려나갈 분량입니다.
[지종학/냉장창고 팀장]
"창고가 꽉 찰 정도로 김치가 많이 들어왔었어요. 다른 수입되는 방(창고)까지 김치로 수입되고…."
중국산 김치는 수입업체와 식품업체 등을 통해 식당과 급식업소 등으로 팔려나가는데 중국 음식점은 90% 이상, 분식이나 김밥 전문점은 70% 정도 쓰는 걸로 파악됩니다.
가격은 10킬로그램에 8천 원에서 1만 2천 원 선으로 아무리 저렴해도 2만 원이 넘는 국내산 김치의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
[식당 주인]
"(밥값을) 6천 원, 7천 원 받을 수가 없어요. 국내산 김치를 제대로 담그면 1만 원 이상 받아야 돼. 어쩔 수 없이 쓰는 거죠."
김치를 많이 쓰는 식당일수록 국내산은 살 엄두를 못 냅니다.
[삼겹살 식당 주인]
"한도 없이 먹어요. 김치. 배추김치 갖다 담그면 이게 장사해서 남겠어요? 10원도 안 남아요."
국내산을 고집하던 식당 중 일부는 지난해 배추값 폭등 탓에 뒤늦게 중국산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식당 주인]
"(배춧값이) 너무 비싸서 한 달에 뭐 100만 원 이상 차이가 나 버리니까 김치 값으로만. 그래서 (김치 담그는 것) 포기요."
국내산에 비해 여전히 맛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그 차이가 줄었고 오히려 중국산 김치에 많이 쓰이는 각종 감미료 맛에 손님들이 익숙해졌다는 말도 나옵니다.
[식당 주인]
"김치 되게 (아주) 맛있다고 하는 분들도 좀 많이 있고, 숙성만 잘 시키면 되게(아주) 잘 드세요."
◀ 앵커 ▶
중국산 김치 하면, 이랬습니다.
[뉴스데스크/2005.10.21]
"상당수의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습니다."
10년도 더 된 일이고, 중국 당국의 검사도 깐깐해져 위생 수준도 많이 나아졌죠.
하지만 중국산 배추김치는 국산과 달리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해썹 인증이 필수가 아니라 아직 미덥지 않다는 게 업계 얘기입니다.
원산지를 속여 팔아도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단속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 리포트 ▶
김치를 모두 직접 담근다며 국내산으로 표시한 식당.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
"김치는 어떻게 하세요?"
[식당 직원]
"김치는 저희가 다 해요 손수"
하지만, 단속반이 부엌 뒤편 냉장고에서 중국산 김치를 찾아냅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
"(중국산 김치를) 왜 따로 이렇게 채소를 넣어가지고 보관하고 있어요? 이거 지금 손님한테 나가는 거 아니에요?"
그제야 국내산 김치가 떨어질 때만 중국산을 내놓는다고 털어놓습니다.
[식당 직원]
"장사가 좀 덜 됐어요. 만약에 장사가 잘됐으면 이게(국내산) 다 나가고 이걸(중국산) 썼을 거예요. 그러니까 예비용으로다가 하는 거예요."
또 다른 음식점. 직접 산 국산 김치라며 영수증까지 내놓지만 냉장고에선 중국산 김치가 나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
"두루치기 시키면 익은 김치가 있어야 될 거 아니에요. 익히는 건 지금 어디 있어요? 국산 김치?"
[식당 직원]
"이거(중국산) 쓴다고 봐야죠."
지난해 배추김치 원산지를 속여 팔다 적발된 건수만 1천 1백여 건. 전체 단속 건수 중 4분의 1을 넘을 정도로 단골 메뉴입니다.
하지만, 중국산과 국내산은 눈으로 봐도 차이가 확연합니다.
주원료인 배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국산은 배추의 푸른 잎이나, 무채 등 김칫소가 거의 없고, 색깔이 훨씬 흽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
"(중국산은) 전체적으로 색깔이 다 비슷하죠. 약간 삭은 느낌 나고…."
위생 관리도 아직 국내 수준을 못 따라온다는 게 업계 얘기. 김칫국물 속에 모래가 들어 있고 뾰족한 플라스틱 조각에 김치망에 쇠볼트까지 발견됩니다.
중국산 김치에서 나온 이물질들입니다.
[김치 유통업체 관계자]
"제일 힘들어하는 게 수입업자들도 이물질이에요. 오죽하면 김치업자들은 (중국산 김치) 레시피 안에 이물질은 꼭 포함돼 있다(고 말합니다)."
싼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식당을 장악해 가고 있는 중국산 김치. 깐깐한 통관 검사와 국산 김치 경쟁력을 키울 대책 없이는, 조만간 가정용 시장까지 위협해 김치 종주국의 안방을 내 줄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지난해 25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어느 정도 양이냐면요.
우리 국민 5천만 명이 두세 달은 너끈히 먹을 정도의 양입니다.
식당이나 급식업소는 절반 이상이 이 중국산 김치를 쓰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식당을 점령한 중국산 김치, 조윤정 기자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항의 한 냉장창고. 갓 수입된 중국산 김치 상자를 컨테이너에서 내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 창고에만 이날 하루 10킬로그램짜리 2천4백 상자가 든 컨테이너 세 개 분량이 입고됐습니다.
창고 안에는 이미 수십 가지 상표가 붙은 중국산 김치가 가득합니다.
2~3일 안에 팔려나갈 분량입니다.
[지종학/냉장창고 팀장]
"창고가 꽉 찰 정도로 김치가 많이 들어왔었어요. 다른 수입되는 방(창고)까지 김치로 수입되고…."
중국산 김치는 수입업체와 식품업체 등을 통해 식당과 급식업소 등으로 팔려나가는데 중국 음식점은 90% 이상, 분식이나 김밥 전문점은 70% 정도 쓰는 걸로 파악됩니다.
가격은 10킬로그램에 8천 원에서 1만 2천 원 선으로 아무리 저렴해도 2만 원이 넘는 국내산 김치의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
[식당 주인]
"(밥값을) 6천 원, 7천 원 받을 수가 없어요. 국내산 김치를 제대로 담그면 1만 원 이상 받아야 돼. 어쩔 수 없이 쓰는 거죠."
김치를 많이 쓰는 식당일수록 국내산은 살 엄두를 못 냅니다.
[삼겹살 식당 주인]
"한도 없이 먹어요. 김치. 배추김치 갖다 담그면 이게 장사해서 남겠어요? 10원도 안 남아요."
국내산을 고집하던 식당 중 일부는 지난해 배추값 폭등 탓에 뒤늦게 중국산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식당 주인]
"(배춧값이) 너무 비싸서 한 달에 뭐 100만 원 이상 차이가 나 버리니까 김치 값으로만. 그래서 (김치 담그는 것) 포기요."
국내산에 비해 여전히 맛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그 차이가 줄었고 오히려 중국산 김치에 많이 쓰이는 각종 감미료 맛에 손님들이 익숙해졌다는 말도 나옵니다.
[식당 주인]
"김치 되게 (아주) 맛있다고 하는 분들도 좀 많이 있고, 숙성만 잘 시키면 되게(아주) 잘 드세요."
◀ 앵커 ▶
중국산 김치 하면, 이랬습니다.
[뉴스데스크/2005.10.21]
"상당수의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습니다."
10년도 더 된 일이고, 중국 당국의 검사도 깐깐해져 위생 수준도 많이 나아졌죠.
하지만 중국산 배추김치는 국산과 달리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해썹 인증이 필수가 아니라 아직 미덥지 않다는 게 업계 얘기입니다.
원산지를 속여 팔아도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단속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 리포트 ▶
김치를 모두 직접 담근다며 국내산으로 표시한 식당.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
"김치는 어떻게 하세요?"
[식당 직원]
"김치는 저희가 다 해요 손수"
하지만, 단속반이 부엌 뒤편 냉장고에서 중국산 김치를 찾아냅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
"(중국산 김치를) 왜 따로 이렇게 채소를 넣어가지고 보관하고 있어요? 이거 지금 손님한테 나가는 거 아니에요?"
그제야 국내산 김치가 떨어질 때만 중국산을 내놓는다고 털어놓습니다.
[식당 직원]
"장사가 좀 덜 됐어요. 만약에 장사가 잘됐으면 이게(국내산) 다 나가고 이걸(중국산) 썼을 거예요. 그러니까 예비용으로다가 하는 거예요."
또 다른 음식점. 직접 산 국산 김치라며 영수증까지 내놓지만 냉장고에선 중국산 김치가 나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
"두루치기 시키면 익은 김치가 있어야 될 거 아니에요. 익히는 건 지금 어디 있어요? 국산 김치?"
[식당 직원]
"이거(중국산) 쓴다고 봐야죠."
지난해 배추김치 원산지를 속여 팔다 적발된 건수만 1천 1백여 건. 전체 단속 건수 중 4분의 1을 넘을 정도로 단골 메뉴입니다.
하지만, 중국산과 국내산은 눈으로 봐도 차이가 확연합니다.
주원료인 배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국산은 배추의 푸른 잎이나, 무채 등 김칫소가 거의 없고, 색깔이 훨씬 흽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
"(중국산은) 전체적으로 색깔이 다 비슷하죠. 약간 삭은 느낌 나고…."
위생 관리도 아직 국내 수준을 못 따라온다는 게 업계 얘기. 김칫국물 속에 모래가 들어 있고 뾰족한 플라스틱 조각에 김치망에 쇠볼트까지 발견됩니다.
중국산 김치에서 나온 이물질들입니다.
[김치 유통업체 관계자]
"제일 힘들어하는 게 수입업자들도 이물질이에요. 오죽하면 김치업자들은 (중국산 김치) 레시피 안에 이물질은 꼭 포함돼 있다(고 말합니다)."
싼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식당을 장악해 가고 있는 중국산 김치. 깐깐한 통관 검사와 국산 김치 경쟁력을 키울 대책 없이는, 조만간 가정용 시장까지 위협해 김치 종주국의 안방을 내 줄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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