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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M출동] 오르락내리락 진 빠지는 기차역 환승길, 이유는?

[현장M출동] 오르락내리락 진 빠지는 기차역 환승길, 이유는?
입력 2017-05-01 20:30 | 수정 2017-05-0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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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징검다리 연휴라서 KTX나 열차 이용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지하철로 연결되는 노선이 늘어서 좋기는 한데 정작 갈아타려고 하면 그 길이 너무 멀어서 힘들지는 않으셨습니까?

    빨리 갈 수 있는 직통 통로를 만들면 좋을 텐데 환승 길이 돌고 돌아서 멀고 험난해진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정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하루 이용객 40만 명, KTX와 일반열차에 4개 노선 전철까지 열차 1천6백여 대가 오가는 철도 허브 서울역입니다.

    축구장 55개 넓이의 광활한 역사에선 매일 아침 이리 뛰고 저리 뛰는 환승 전쟁이 벌어집니다.

    승강장만 21개에 환승 거리는 3~4백 미터.

    머뭇거리다간 열차를 놓치기 십상입니다.

    [장영민]
    "기차표 예약했다가 5분 전에 도착은 했는데 뛰어서 (탔어요.)"

    저는 지금 지하철 4호선 서울역에 내렸습니다.

    경의중앙선 서울역까지 걸어가서 열차를 갈아타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직접 이동하면서 시간을 재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파를 헤치고 긴 승강장을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세 번 탄 뒤, 역 바깥을 가로질러 한참을 더 가야 겨우 경의선 열차를 탈 수 있습니다.

    성인 남성 걸음으로도 8분, 전철로 네 정거장은 갈 시간입니다.

    [최숙자]
    "(환승이) 불편하죠, 힘들고…저리 가는지 모르겠어요. 저기 맞나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하 7층 공항철도 승강장에서 내려 일반 열차로 환승하려면, 개찰구 두 곳을 거쳐 긴 에스컬레이터를 다섯 번 타야 합니다.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역시 갈아타야 하고 그나마 짐을 가진 승객들로 늘 혼잡해 이용도 쉽지 않습니다.

    [공항철도 승객]
    "인천 사는데도 (서울) 자취로 바꿨어요. 2년 만에 여기가 너무 지쳐서…."

    서울역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동대구역.

    지하철 역과의 연결통로가 아예 없습니다.

    KTX를 타고 도착하면 역사 밖으로 나와 7~8분을 걸은 후 다시 지하 승강장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부산역, 대전역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철도업계 관계자 A]
    "환승하는 사람들 많잖아요. (통로) 연결했어야지. 처음부터 잘못 만들었어요."

    환승길이 이렇게 더 멀고 고달파진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차역을 중심으로 새 노선들이 계속 생기는데 운영은 공기업인 코레일에, 지자체가 관리하는 지하철 공사, 민간기업인 공항철도 등으로 제각각.

    비용이나 관리 부담을 서로 떠넘기는 탓에 환승 체계 개선은 협의조차 어렵습니다.

    [철도업계 관계자 B]
    "바로 연결해서 가는 게 좋긴 좋은데 자기들이 더 많이 돈을 내야 되는데 안 내놓거든요."

    민자역사들이 대기업 투자를 받다 보니 가뜩이나 복잡한 환승 동선은 더 꼬입니다.

    승객들이 다녀야 할 역사 내 공간은 상업시설 차지가 되기 일쑤입니다.

    [철도업계 관계자 C]
    백화점 위주로 역사를 짓다 보니까 (고객들이) 불편한…."

    직통 환승로를 내려 해도 상인들 눈치를 봐야 할 형편.

    코레일이 지난 3월 서울역 내 열차와 지하철을 바로 잇는 길을 내 환승 시간을 2~3분 줄이자 승객들은 호응이 컸지만 상인들은 반발했습니다.

    역사 내 점포들을 거치게 돼 있는 기존 환승 통로에 비해 매출이 줄 거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홍순만/코레일 사장]
    "입점 업체를 설득을 했고 국민 편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환승 통로를) 추진했습니다."

    승객보다 운영사, 편의보다 수익을 먼저 따지는 탓에 타기도 전에 진부터 빠지는 환승 전쟁.

    면밀한 설계와 운영 개선 없이는 역사가 커지고 노선이 늘어도 대중교통의 공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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