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이덕영
[현장M출동] "오징어 하면 울릉도", 이제는 옛말…金징어, 이유는?
[현장M출동] "오징어 하면 울릉도", 이제는 옛말…金징어, 이유는?
입력
2017-06-19 20:33
|
수정 2017-06-1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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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1960년대 울릉도 도동항입니다.
오징어가 지천에 깔렸습니다.
"오징어도 대풍일세, 트위스트"
이런 노래도 나올 만큼 오징어 하면 울릉도였는데 이제 옛말입니다.
너무 안 잡히다 보니까, 울릉도에서마저도 금징어가 될 정도로 가격이 뛰고 있다는데요.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른 새벽, 항구로 어선 한 척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12시간 넘는 밤샘 조업에도 잡은 건 오징어 2백여 마리, 두 상자뿐입니다.
금징어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도착하자마자 인근 횟집 상인들이 앞다퉈 가져가지만 손에 쥔 1백여만 원으로는 기름 값과 선원 두 명 인건비도 빠듯합니다.
[김대환/천진호 선장]
"양이 예전 같으면 지금 나가면 1천 마리씩, 2천 마리씩 잡는데 금년 아예 고기가 (없고…)"
오징어를 잡아 아이들 대학 보내고 결혼도 시켰다는 건 그야말로 옛말.
[정영환/울릉어업인 총연합회장]
"거의 다 빚에 의존해서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면 맞습니다. 그냥 바다만 바라보고 오징어 소식만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죠."
실제 한때 연 1만 4천여 톤 넘게 잡히던 오징어는 최근 5년 새 어획량이 5분의 1 넘게 줄어 작년에는 1천 톤도 안 됐습니다.
오징어만 50년 이상 잡았다는 70대 선장.
집어등 수십 개를 밝히고 나홀로 조업에 나섰지만 올라오는 건 빈 낚싯줄뿐입니다.
이 배가 조업을 시작한 지 한 시간이 다 돼 가는데요, 아직까지 한 마리의 오징어도 잡지 못했습니다.
[박원래/부성호 선장]
"이제 없으면 배 감척 넣고 끝내야지… 한 10년 전만 해도 나가면 거의 한 반 배 아니면 한 배 이렇게 잡았는데…."
문제는 오징어가 돌아올 기미도 없다는 것.
주변 바다 수온이 관측이 시작된 60년 전보다 2~3도나 올랐습니다.
오징어떼가 북상하면서 울릉도 주변에는 아예 어장이 형성도 안 되고 있습니다.
[김윤배/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 선임기술원]
"너무 덥다 보니까 오징어가 적정 수온을 만나지 못하다 보니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한 수역 조업권을 산 중국 어선들은 오징어가 내려오는 길목에서 싹쓸이 조업을 하기 일쑤입니다.
[울릉군 어업지도선(지난해 11월)]
"중화인민공화국 어선에게 알립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타격은 어민들만 받는 게 아닙니다.
오징어 먹물을 가공해 화장품 원료를 만들던 공장은 이미 4년 전 가동을 멈췄고 마른오징어를 팔던 특산품 매장들도 너무 뛴 가격에 발길이 끊기고 있습니다.
[김종하/특산품매장 운영]
"이거 정도면 4만 원에 넉넉히 구입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가격이 있잖아요, 6만 5천 원…."
섬 경제가 휘청이자 울릉도는 오징어 대신 참돔이나 방어 양식을 시도하고, 지난달에는 북한과 공동조업을 하거나 중국처럼 조업권을 사게 해달라고 나섰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최수일/울릉군수]
"북한에 어업 사용료를 주고 우리가 하자는 얘기입니다. (중국보다) 우리가 좀 더 주고 거기를 우리가 가자는 얘기입니다."
국내 소비량 1위의 국민 수산물이자 울릉도 주민들을 수십 년 먹여 살리다시피 한 오징어의 실종.
기후 변화와 중국 어선 남획에 따른 토종 수산물의 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1960년대 울릉도 도동항입니다.
오징어가 지천에 깔렸습니다.
"오징어도 대풍일세, 트위스트"
이런 노래도 나올 만큼 오징어 하면 울릉도였는데 이제 옛말입니다.
너무 안 잡히다 보니까, 울릉도에서마저도 금징어가 될 정도로 가격이 뛰고 있다는데요.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른 새벽, 항구로 어선 한 척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12시간 넘는 밤샘 조업에도 잡은 건 오징어 2백여 마리, 두 상자뿐입니다.
금징어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도착하자마자 인근 횟집 상인들이 앞다퉈 가져가지만 손에 쥔 1백여만 원으로는 기름 값과 선원 두 명 인건비도 빠듯합니다.
[김대환/천진호 선장]
"양이 예전 같으면 지금 나가면 1천 마리씩, 2천 마리씩 잡는데 금년 아예 고기가 (없고…)"
오징어를 잡아 아이들 대학 보내고 결혼도 시켰다는 건 그야말로 옛말.
[정영환/울릉어업인 총연합회장]
"거의 다 빚에 의존해서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면 맞습니다. 그냥 바다만 바라보고 오징어 소식만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죠."
실제 한때 연 1만 4천여 톤 넘게 잡히던 오징어는 최근 5년 새 어획량이 5분의 1 넘게 줄어 작년에는 1천 톤도 안 됐습니다.
오징어만 50년 이상 잡았다는 70대 선장.
집어등 수십 개를 밝히고 나홀로 조업에 나섰지만 올라오는 건 빈 낚싯줄뿐입니다.
이 배가 조업을 시작한 지 한 시간이 다 돼 가는데요, 아직까지 한 마리의 오징어도 잡지 못했습니다.
[박원래/부성호 선장]
"이제 없으면 배 감척 넣고 끝내야지… 한 10년 전만 해도 나가면 거의 한 반 배 아니면 한 배 이렇게 잡았는데…."
문제는 오징어가 돌아올 기미도 없다는 것.
주변 바다 수온이 관측이 시작된 60년 전보다 2~3도나 올랐습니다.
오징어떼가 북상하면서 울릉도 주변에는 아예 어장이 형성도 안 되고 있습니다.
[김윤배/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 선임기술원]
"너무 덥다 보니까 오징어가 적정 수온을 만나지 못하다 보니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한 수역 조업권을 산 중국 어선들은 오징어가 내려오는 길목에서 싹쓸이 조업을 하기 일쑤입니다.
[울릉군 어업지도선(지난해 11월)]
"중화인민공화국 어선에게 알립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타격은 어민들만 받는 게 아닙니다.
오징어 먹물을 가공해 화장품 원료를 만들던 공장은 이미 4년 전 가동을 멈췄고 마른오징어를 팔던 특산품 매장들도 너무 뛴 가격에 발길이 끊기고 있습니다.
[김종하/특산품매장 운영]
"이거 정도면 4만 원에 넉넉히 구입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가격이 있잖아요, 6만 5천 원…."
섬 경제가 휘청이자 울릉도는 오징어 대신 참돔이나 방어 양식을 시도하고, 지난달에는 북한과 공동조업을 하거나 중국처럼 조업권을 사게 해달라고 나섰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최수일/울릉군수]
"북한에 어업 사용료를 주고 우리가 하자는 얘기입니다. (중국보다) 우리가 좀 더 주고 거기를 우리가 가자는 얘기입니다."
국내 소비량 1위의 국민 수산물이자 울릉도 주민들을 수십 년 먹여 살리다시피 한 오징어의 실종.
기후 변화와 중국 어선 남획에 따른 토종 수산물의 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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