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무슨 일 당했길래…北 여행부터 사망까지

◀ 앵커 ▶

북한에 여행 갔던 웜비어가 억류된 상태로 기자회견에 나타난 건 지난해 2월이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살려달라는 호소도 했는데요.

공포에 질리기는 했지만 건강했던 청년이 지난주 혼수상태로 돌아온 겁니다.

북한에 억류되었던 1년 7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장막에 가려져 있습니다.

정시내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5년 12월 30일, 3박 4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대학생 22살 웜비어.

지난해 1월 1일 당시 웜비어가 머물렀던 평양 양각도 호텔의 CCTV 영상입니다.

웜비어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벽에 붙어 있는 무언가를 떼고 있습니다.

이후 웜비어는 정치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북한에 긴급 체포됐습니다.

한 달여 뒤 공개된 웜비어의 기자회견 영상.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등장한 웜비어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오토 웜비어/북한 억류 당시]
"진심으로 북한 정부와 여러분들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하지만 북한 최고재판소는 지난해 3월 웜비어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1년 5개월의 시간이 흐른 지난 12일, 조셉 윤 미 국무부 특사가 의료진과 함께 평양을 전격 방문했고, 웜비어는 13일 석방됐습니다.

삭발하고, 코에 호스를 꽂은 채 혼수상태로 돌아온 웜비어를 지켜본 미국인들은 경악했습니다.

북한은 식중독에 걸린 뒤 수면제를 먹었다가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의료진은 웜비어가 광범위한 뇌조직 손상을 입은 상태로, 식중독에 걸렸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프레드 웜비어/웜비어 아버지]
"그들은 테러리스트들이고 아들을 잔인하게 짐승 취급했습니다."

해맑던 22살 청년의 쾌유를 기원했던 많은 이들의 염원은 불과 엿새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정시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