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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으로 떠나는 간호사들.. 문 닫는 지방 병원

서울·수도권으로 떠나는 간호사들.. 문 닫는 지방 병원
입력 2017-06-26 20:24 | 수정 2017-06-2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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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간호사가 없다"는 의료 현장의 호소가 절박합니다.

    우리나라 간호인력은 인구 1천 명당 5명 정도.

    사정이 좋은 북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입니다.

    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 그치는데요.

    지방은 더 심각합니다.

    문을 닫는 병동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연속 기획, 간호사 부족 문제 짚어봅니다.

    첫 순서, 임경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불 꺼진 병원복도, 병실마다 자물쇠가 채워져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2013년 초 문을 연 병원인데, 아홉 개 병동 중 두 개는 개시조차 못 했고, 한 개 병동마저 2년여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환자가 없는 게 아니라 간호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문이 닫힌 병실에 직접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4년여 전 병원이 문을 열면서 마련한 티비며 새 냉장고들이 고스란히 있지만 지금은 이렇게 전혀 사용도 못 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간호사 40명 정도를 더 뽑으려 했지만 입사자는 14명.

    그나마 매달 두, 세 명씩 계속 관두고 있어 남아 있는 간호사끼리 근근이 버티고 있습니다.

    [간호사]
    "어쩔 수 없이 데이(근무자)가 이브닝까지 연장해서 근무하는 그런 근무를 짤 수밖에 없어요."

    지난해 제주도에서 배출된 신규 간호사만 3백 명이 넘지만 절반은 서울, 수도권으로 향했습니다.

    연봉이 천만 원 넘게 차이 나는 데다, 사람이 많을수록 교대 등 근무 여건도 좋기 때문입니다.

    [김경아/제주도 간호학과 4학년]
    "(지역은) 보상을 많이 못 받는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서울·수도권은) 간호사로서 뭔가 더 많이 할 수 있는 그런..."

    보호자 없는 병원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인력 수요가 늘어난데다, 간호등급제로 병상 대비 간호사 수가 적으면 수가도 더 적게 받다 보니 서울, 큰 병원으로 인력이 쏠리는 겁니다.

    [김윤권 병원장]
    "(간호 수가가 적으니) 간호사들한테 충분한 월급으로 보상을 해주기도 힘들고, 간호사들은 간호사들대로 업무 로딩이 많고 따라서 이직률이 높고, 악순환의 반복이..."

    제주도의 인구 대비 간호사 비율은 0.01%, 서울의 25분의 1수준입니다.

    울산·충북 0.02%, 대전·강원 0.03%로, 다른 지역 역시 사정은 비슷합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수술 준비를 하고 있는 김민찬 씨, 응급구조사지만 병실, 수술실에서 간호사 업무까지 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간호 지원자는 단 7명, 응급구조사마저 없다면 아예 문을 닫을 지경이라고 말합니다.

    [백인규 병원장]
    "(이미) 중환자실을 폐쇄한 상태입니다. 이러다 보면 병동을 폐쇄해야 될지 응급실을 폐쇄해야 될지 이런 고민도 하게 될..."

    간호사가 없어, 있는 시설마저 문 닫는 현실.

    결국 피해는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갈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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