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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괌 포격 위협 '유보적' 언급…北·美 대화 가능성은?

北, 괌 포격 위협 '유보적' 언급…北·美 대화 가능성은?
입력 2017-08-15 20:22 | 수정 2017-08-1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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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 이후 극단으로 치닫던 한반도 위기 상황에 다소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김정은의 유보적 언급이 나오면서 대결 국면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기대마저 갖게 되는데요.

    김섭 북한전문기자와 분석해보겠습니다.

    김섭 기자, 미국의 태도를 더 지켜보겠다는 김정은의 언급.

    이거 일종의 변화로 볼 수 있나요?

    ◀ 기자 ▶

    변화라고 하기보다는 북한의 전형적인 전술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긴장의 수위를 최대한 높인 후 슬쩍 바뀔 수 있다는 뉘앙스를 주면서, 원하는 것을 얻겠다는 건데요.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지난 7일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대해 천백 배로 보복하겠다는 정부 성명을 냈고 뒤이어서 미국에 대한 전면전 위협, 그리고 괌 주변 30에서 40km 해상에 미사일을 떨어뜨리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하면서 단계적으로 긴장을 수위를 최대한 높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실행은 미국의 태도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한 것인데요.

    총구를 겨눈 상태에서 미국에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일종의 협박 외교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 추가 도발을 염두에 두고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도 보이는데요.

    다음 주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끝나면 뒤이어 다음 달 9일, 북한이 '구구절'로 부르는 북한 정권 창건 기념일이 있는데, 바로 작년 구구절에 맞춰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미국이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꿔 대화에 나서도 좋고 아니면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의 명분을 얻겠다는 다목적 카드로 보입니다.

    ◀ 앵커 ▶

    그렇군요.

    북한으로서 공을 미국에 넘긴 셈인데, 미국은 어떻게 나올까요?

    ◀ 기자 ▶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우선 미국이 지금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움직일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현지 취재기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전쟁으로 본다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얘기는 사전 예고 없이 이뤄졌습니다.

    우리 시간이죠.

    오늘 새벽 미 국방부 기자실을 갑자기 방문해 작심한 듯 얘기를 했는데요.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에 최후통첩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그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미국도 위기의식이 심각하다는 건데, 여기서 과거 사례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했을 때인데요.

    초유의 사태에 국제사회는 경악했고 곧바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았습니다.

    그때 북한과 미국이 전격적으로 대화에 합의했는데요.

    뒤이어 다시 6자회담이 진행되면서 2·13 합의까지 이룬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정세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도 뭔가 상황을 진전시켜보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금 당장 북미 대화를 이야기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상황 변화의 실마리가 될 수는 있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렇군요.

    그런데 한반도 문제, 우리의 문제에서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빠지고 북한과 미국이 사태 해결에 나선 모양입니다.

    이거 어떻게 봐야 합니까?

    ◀ 기자 ▶

    철저하게 남한을 무시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이 먹히고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는데요.

    장거리 미사일로 미국을 직접 위협하다 보니까, 이슈가 북미관계로 넘어간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도 북한과 직거래를 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이런 얘기가 나오는 데에는 예전과 다른 우리의 대북 정보력도 연관이 있습니다.

    과거 정부 시절 남북관계가 개선되던 과정에서 '휴민트'라고 부르는 대북 인적 정보망이 상당 부분 약화 됐었는데요.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는 암묵적인 지시가 작용했다는 건데요.

    당시 무너진 정보망은 아직까지 회복이 안 된 상태입니다.

    같은 언어를 쓰기 때문에 인적 정보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상당 부분 도움을 얻는 측면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약해진 겁니다.

    그래서 지난 5월에는 주한미군이 직접 휴민트 전담부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대북 정보에서 한국에 기대할 것도 많지 않다는 그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문제는 우리가 결정한다"는 말보다는 미국과 북한을 실제로 견인할 수 있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 앵커 ▶

    김섭 북한전문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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