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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 좋은 '등대 숙소' 공무원 전용 별장? 부랴부랴 "국민 개방"

경치 좋은 '등대 숙소' 공무원 전용 별장? 부랴부랴 "국민 개방"
입력 2017-09-16 06:21 | 수정 2017-09-1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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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복잡한 우리나라의 해안에는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돕기 위해 4천 개가 넘는 등대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사람이 숙박하며 거주할 수 있는 곳도 38곳이 있는데요.

    그런데 이 경치가 좋은 숙박 가능한 등대들이 공무원들의 전용 별장처럼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서상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해거름 녘, 어둠이 내리면 등대가 환한 불빛을 밝힙니다.

    낮이면 100년 넘은 아름드리 해송과 바위에 둘러싸인 등대는 천혜의 풍경을 자랑하는 관광지입니다.

    [김재기(수원시)/양수현(군포시)]
    "정말 기분이 상쾌하고요. 첫인상으로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거. 너무도 감탄했습니다, 감탄. 아주 좋습니다."

    산책하기 좋게 잘 가꿔진 정원 옆으로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해안 절경과 어우러진 등대에는 직원 숙소가 있는데 공무원들의 전용 별장처럼 이용되고 있습니다.

    [00지역 해양수산청 관계자]
    ("숙소는 개방이 안 되나요?")
    "숙소가 없습니다. 여기는 직원들 숙소예요 여기는."

    취재진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말이나 휴가철에 등대 숙소를 찾은 사람은 1만여 명.

    상급기관인 해양수산부 고위공무원과 직원이 대부분이고, 검찰이나 경찰, 총리실 등 이른바 힘있는 부처 공무원들도 여럿 포함돼 있습니다.

    [00지역 해양수산청 관계자]
    "높으신 분들이 미리 찜 할 수 있으니까 미리미리 (공문을) 해놓는 게 나아요."

    더구나 해수부가 뽑은 '아름다운 등대 16경'에 속한 등대는 모두 공무원 차지였습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
    "해수부 직원들 복지 차원에서 되도록이면 해수부 직원들만 쓰죠. 김영란법 발효되면서 다른 기관에서는 부탁이 안 들어와요, 이제."

    해수부 전용 등대로 10곳이 이렇게 운영됐고, 단 3곳만 일반인에게 개방했습니다.

    하지만, 등대 숙소를 공무원 전용 휴양소처럼 운영할 명확한 근거는 없었습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
    "기준은 각 지방청 사정에 따라 가지고 다 다릅니다. 저희가 따로 기준을 정해놓은 건 아니고... 국민 개방을 원하는데 그게 안 될 경우가 있죠."

    취재가 시작되자 해수부는 올해 등대 2곳을 추가로 국민에게 개방할 예정이었다며, 예약 시스템도 개선해 국민 개방 등대를 늘려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서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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