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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환의 시선] 포항 '농약 고등어 추어탕' 사건

[전종환의 시선] 포항 '농약 고등어 추어탕' 사건
입력 2018-04-23 17:39 | 수정 2018-04-2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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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에는, 경북 포항 호미곶의 한 어촌 얘기입니다.

    130여 명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인데,

    지금 보시는 화면, 바로 이곳의 공동 취사장입니다.

    바로 이 큰 용기에 100명 이상 먹을 고등어탕이 담겨 있었는데요,

    탕 안에는 농약이 들어 있었습니다.

    수십 명이 목숨을 잃을 뻔한 '농약 고등어탕' 사건, 먼저 보도부터 함께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경북 포항시의 한마을에 있는 공동 취사장입니다.

    식기구와 그릇이 곳곳에 놓여있습니다.

    이곳에서 지난 21일 새벽, 지역 축제를 기념해 주민이 함께 먹으려고 끓여놓은 고등어탕에 농약을 넣은 혐의로 60살 A씨가 검거됐습니다.

    농약이 든 사실은 범행 당일 아침 한 주민이 고등어탕을 미리 맛봤다가 복통을 호소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주민]
    "농약 냄새가 난다"고 하면서 119타고 응급실 가서 치료받았는데 "이상 없다"고…"

    ◀ 앵커 ▶

    다행히 사망자 없이 참극은 막았습니다.

    경찰은 마을의 전 부녀회장이었던 60대 여성 A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인근 CCTV와 차량 블랙박스에, A씨가 그제 새벽 4시쯤, 공동취사장에 혼자 몰래 들어간 화면이 찍혔습니다.

    추어탕에 넣은 농약은 150㎖ 정도인데, 취사장 근처 밭에서는 심한 농약 냄새가 나는 드링크병이 발견돼 지문 채취에 이어, 성분 분석이 진행 중입니다.

    A씨는 최근, 부녀회장 교체 과정에서 주민들과 갈등이 있었던 걸로 전해졌는데, 부녀회장 임기를 마치고 올해 초 재선된 뒤 지난달 갑자기 그만뒀습니다.

    네, 100여 명 분량의 고등어탕….

    마을 축제를 맞아 어르신들에게 대접하려고 전날 끓여둔 것 이었는데 비극적인 참사를 막은 건 바로 악취였습니다.

    마을 부녀회장이 취사장에 들어선 순간 이상한 냄새를 느끼고 탕의 맛을 봤는데, 그러자마자 바로 심한 구토를 했습니다.

    농약은 무색무취한 게 특징인데, 농약 탓에 발생한 사고가 빈번하자 3년 전부터 농약에 악취 성분이 첨가됐던 겁니다.

    바로 이 고약한 냄새 덕분에 참사를 피한 셈입니다.

    실제로 무색무취한 농약 오용에 따른 비극이 과거 여러 차례 발생했었는데요.

    관련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마을 회관 안에 5명이 쓰러져 있었는데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알리지 않아 이송이 지연됐고 2명은 결국 숨졌습니다.

    사건 전날 피해 할머니들과 화투를 치다 다퉜던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박 할머니가 살충제 원액을 직접 다뤘다는 증거도 나왔습니다.

    ◀ 리포트 ▶

    경북 청송의 한 농촌 마을회관에서 62살 박 모 씨와 68살 허 모 씨가 쓰러진 건 밤 9시 40분쯤.

    마을회관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낸 마신 직후였습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박 씨는 숨졌고, 허 씨는 위독한 상태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문제의 소주에서는 메소밀이 검출됐습니다.

    지난해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때도 등장했던 고독성 살충제입니다.

    ◀ 앵커 ▶

    3년 전 발생한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범인인 80대 할머니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그리고 재작년, 경북 청송에서 맹독성 농약이 든 소주를 나눠 마셨다 주민 한 명이 숨진 사건의 용의자인 70대 남성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아무도 나를 돌보지 않는 공동체에서 나의 성난 마음, 분노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 범죄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적 소외와 고립감에 노출된 노년층일수록 극단적인 분노가 표출되는 경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앵커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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