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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환의 빅 이슈] 미대 나체모델 사진 유출

[전종환의 빅 이슈] 미대 나체모델 사진 유출
입력 2018-05-10 17:28 | 수정 2018-05-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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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종환의 빅 이슈입니다.

    미술 수업을 위해 나체모델로 나섰는데, 누군가 몰카를 찍어 알몸 사진을 뿌렸다.

    어떻습니까?

    황당하고, 수치스럽겠죠.

    홍익대학교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해당 사진입니다.

    모델의 얼굴과 신체 곳곳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남자 나체모델이 조신하지 못하네요'라는 제목까지 달아놓았습니다.

    남성 모델을 성적으로 조롱하고, 비하하는 댓글들이 달리면서, 2차 피해로 이어졌고요.

    지금은, 성 혐오 논쟁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오늘(10일) 빅 이슈, 파장이 커지고 있는 이 나체모델 사진 유출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관련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 영상 ▶

    [2018년 5월 6일 뉴스데스크 임상재]

    지난 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남성 누드모델의 전라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학생들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모델의 얼굴과 신체 중요부위는 그대로 드러난 사진이었습니다.

    홍익대 회화과 누드 스케치 실기 수업 도중 학생이 찍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당 사진은 하루 만에 삭제됐지만 이미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습니다.

    [하영은/한국누드모델협회 회장]
    "두렵고 무섭고 지금 모든 전화나 메시지나 다 보지 않는 상황이라고…많이 힘든가 봐요."

    문제가 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 남성을 조롱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2차 피해도 일고 있습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가해자 색출과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쏟아졌습니다.

    학교와 학생회 측은 당시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을 불러 자체조사를 벌였지만 사진을 찍고 유포한 학생을 찾지 못했습니다.

    학교 측은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경찰은 회화수업 강의실을 현장조사하고 담당 교수를 상대로 경위 파악에 나섰습니다.

    학교 측은 앞으로 누드 수업을 할 때 휴대전화를 회수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사진 유포 학생이 확인되면 징계한다는 방침입니다.

    ◀ 앵커 ▶

    다른 사람의 알몸을 찍어 유포했다?

    명백한 '성폭력범죄 특례법' 위반이죠.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당시 강의를 들었던 학생은 20명 정도, 경찰은 이 학생들 하나하나 불러 조사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휴대전화도 제출받았는데요.

    알몸 사진 있는지 디지털 포렌식 조사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사진이 올라온 인터넷 커뮤니티, 역시 수사 대상입니다.

    '남자 나체모델은 정신병이 있다.'

    이 같은 막말 댓글, 수백 개 달했고요, 남성의 성기를 조롱하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심지어 누드모델 사진을 희화화해 그리는 사생대회까지 열렸습니다.

    해도 너무하죠.

    참다못한 피해 남성,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 두 명을 고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렇지만, 이 인터넷 커뮤니티, 서버가 해외에 있는데다, 운영진 소재도 파악이 잘 안 돼 수사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피해 남성의 심정은 오죽할까, 주변에서, 사실관계를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한다고 합니다.

    대인 공포증에, 외출도 못하는 상태라는데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가족들이 사진을 볼까 봐 뇌수가 녹는 느낌이다. 죽고 싶은 심정이다"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나체모델, 이 남성에게는 가족을 부양하는 생업이었습니다.

    성적 조롱과 비하 멈춰달라고 간곡히 호소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해당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금도 조롱과 비하 게시물,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누드 크로키 수업에 모델로 섰던 남성의 나체 사진 유출, 이 사건에서 논쟁이 촉발된 이유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먼저, 그동안 나체 사진 유출 피해자, 대부분 여성이었죠.

    이번엔 남성이라는 점이 논쟁을 유발했을 거고요, 또 사진이 유포된 주요 통로가 남성 혐오 성향으로 알려진 인터넷 커뮤니티였던 것도 영향을 줬을 겁니다.

    먼저, 이 글을 보시겠는데요, 인터넷과 SNS 활동으로 알려진 한 가수 연습생이 올린 글입니다.

    "여성들은 평소에도, 헤어진 연인과의 성관계 영상 유출,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 또 몰카 유출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산다, 지금 검색만 해봐도 여성을 촬영한 몰카, 셀 수 없이 많다. 피해자가 남자이니까 경찰 수사 굉장히 빠르다, 그래서 참 부럽다…"

    피해자가 남자라 수사가 빨라진 건지는 확인이 잘 안 되겠지만, 그만큼 많은 여성들이 그동안 큰 피해를 입어왔고, 그래서 공포를 느낀다는 말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실제로 각종 동영상 유출과 성적 모욕으로 피해를 입은 상당수는 여성이었습니다.

    관련 보도 보시겠습니다.

    ◀ 영상 ▶

    [2018년 1월 19일 뉴스데스크 공윤선]

    지난해 여름, 직장인 송에스더 씨는 SNS상에서 자신을 '조건 만남' 여성으로 둔갑시킨 계정이 만들어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누군가가 사진을 도용한 겁니다.

    도용한 사람을 찾아내 "왜 그랬냐"고 따졌지만 대놓고 성희롱을 하거나 도리어 신분을 증명하라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습니다.

    경찰의 시큰둥한 반응에 신고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SNS엔 송 씨 사진에 이름만 바꿔 성매매를 유인하는 계정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송에스더]
    "거의 포기를 했죠. 진짜… 저처럼 도용당하신 분들이 피해가 덜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솔직히 취재에 협조하는 마음이 크거든요…"

    최근 국내외 웹 하드나 SNS에선 이런 디지털 성범죄가 만연해 있지만 피해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몰래 촬영이나 성관계 동영상을 동의 없이 유포하는 등 명백한 범죄의 신고 건수도 최근 6년 사이 5배나 증가했습니다.

    한양대학교 여대생 8명은 같은 학교 남학생이 SNS에 올려져 있던 자신들의 사진을 이용해 합성 음란물을 만든 걸 발견했습니다.

    [피해 대학생]
    "음란 사진에 저희 얼굴을 넣고 그 위에 00을 합성하는 거예요. 뿌려진 것처럼."

    경찰에 신고했지만 문제의 남학생이 사진을 유포한 게 아니라서 처벌할 마땅한 법이 없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 앵커 ▶

    그런데요, 이번 사건이 성별 간 혐오 논쟁으로까지 번지면서 피해자를 꼭 남녀로 나누고 성 대결로 몰아 가야 하느냐, 이런 비판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하나,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성범죄를 우리 법이 따라가지 못하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어쩌다 우리 사회 나체 사진 유출 범죄를 두고, 남성 혐오, 여성 혐오란 말까지 입에 올리게 됐을까요.

    이번에, 사진을 찍고 퍼뜨린 유포자들.

    명백히 법을 어긴 거고요, 그에 따른 처벌, 달게 받아야 합니다.

    그것만이 제2, 제3의 피해자를 막는 길일 겁니다.

    나아가 피해자가 여성인 사건들 역시 보다 신속 철저하게 수사하고 처벌돼야 할 겁니다.

    지금까지 빅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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