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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프랜차이즈 치킨집 사장의 '눈물'

[경제이슈] 프랜차이즈 치킨집 사장의 '눈물'
입력 2018-05-24 17:32 | 수정 2018-05-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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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네. 정철진의 경제 이슈입니다.

    요즘, 감자, 오징어, 냉면, 콜라 등 값이 안 오른 먹거리가 없죠.

    국민 간식인 치킨은 어떨까요.

    업계 1위 교촌치킨이 배달료 2천 원을 받으면서, 한 마리에 2만 원 시대가 됐는데요.

    막상, 치킨집 사장님들은 치킨 한 마리 팔아봐야, 2천 원, 3천 원 손에 쥔다는 하소연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이익은 대체 누가 챙겨가는 걸까요?

    지금부터 치킨 가격의 진실을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이 장면, 어제(2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벌어진 시위 모습입니다.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하나인, bhc 가맹점주 수백 명인데요, "본사가 닭과 기름 등에서 폭리를 취한다"며 항의를 하는 겁니다.

    이런 주장이 나오는 건, bhc 본사가 거둔 높은 수익과 관련이 있는데요.

    먼저,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작년 실적을 잠깐 보겠습니다.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은 작년에, 3천2백억 원어치를 팔아 2백억 원을 남겼는데, bhc는 2천4백 원어치를 팔아, 무려 650억 원을 남겨, 업계 최고 수익을 거뒀고, 영업이익률, 27%나 됩니다.

    이에 대해 bhc 본사는, "전문 경영으로 비합리적 관행을 없앴다" "폭리를 취한 적이 없다", 이렇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런 엄청난 수익 일선 점주와는 무관합니다.

    게다가 교촌치킨이 배달료 2천 원을 받기 시작했지만, 사실, 다른 곳은 아직 배달료가 없고, 치킨 값도 그대로입니다.

    일각에선,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물가 당국 눈치를 보느라 억지로 가격 인상을 막고 있다고 하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선 치킨집 사장들이 보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bhc 점주들은 치킨 가격을 올릴 수 없다면, 본사가 마진을 줄여라, 식재료 납품 단가를 내려라, 이렇게 요구하는 겁니다.

    자, 그럼 여기서 치킨집 사장님들의 영업 장부, 한번 살펴볼까요.

    일단, 치킨 한 마리 값이 1만 8,000원이라고 하겠습니다.

    본사가 사오는 생닭 1마리 값, 대략 2천7백 원 정도인데요.

    이걸 본사는 손질해서 가맹점주들에게 5천 원~ 5천5백 원에 공급합니다.

    여기에 튀김 기름 값, 밀가루 값, 포장 비용 등 감안하면, 치킨 한 마리 재료비는 약 1만 원 정도 됩니다.

    그리고 다시 여기서 인건비와 임차료, 가스·전기요금 등을 빼야 하는데요, 결국 치킨 한 마리 팔아서 실제 사장님들이 손에 쥐는 돈, 3천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치킨집 사장님을 괴롭히는 또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배달앱니다.

    배달앱 문제, 보도를 통해 확인하시죠.

    ◀ 영상 ▶
    [2017년 1월 17일 뉴스데스크]

    서울에서 치킨집을 하는 김 모 씨.

    가게 이름이 배달앱 화면 제일 상단에 노출되게 하려고 한 달에 25만 원씩 광고비를 내고 있습니다.

    [김 모 씨 / 치킨집 운영]
    "차라리 (판매) 수수료를 내고 말지. 이게 더 들어가는 것 같아요. 경쟁을 해야 하는 배달 앱 (광고) 비용을 내는 것이…"

    비싼 비용을 들여서라도 광고를 하는 건 배달앱에 얼마나 노출되는지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재작년 기준 배달 앱 이용자는 1천만 명, 3년 만에 12배로 불어나면서 외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강해졌습니다.

    ◀ 앵커 ▶

    보신 것처럼, 배달앱으로 치킨을 시키면요, 건당 많으면 1,000원까지 수수료가 나가는데, 그러면, 치킨집 사장님, 1만 8,000원짜리 한 마리를 팔아서 손에 쥐는 돈 2천 원입니다.

    장사가 아무리 잘 된다 해도 돈 벌기 힘들죠.

    정말 쉬지 않고 닭을 튀기면서 한 달에 900마리를 팔았다고 해도, 고작 월 180만 원을 버니까요, "치킨집 사장 월급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다"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것이죠.

    하지만, 갈수록 치킨집은 늘고 경쟁은 더 치열해져서, 재작년엔, 치킨집 2,700개가 폐업하고, 동시에 3,900개가 개업하는 식의, 그야말로 레드오션의 극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패할 걸, 힘들 걸 알지만 어떻게 해서든 입에 풀칠하기 위해 창업할 수밖에 없는 현실, 안타깝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더라도, 치킨 값을 올리면 모든 문제 해결되느냐?

    치킨집 사장님들의 얘기는 다릅니다.

    가격을 올려도 그만큼 본사가 더 챙길 테니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거죠.

    결국, 임대료나 프랜차이즈 관련 재료비 등을 낮춰야 하는 해법이 필요한 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요, 치킨을 시킬 때, 배달앱 대신, 치킨집에 적힌, 직통 전화번호를 이용합니다.

    이렇게 하면 많게는 1,000원 가까이, 치킨집 사장님에게 더 돌아갈 수 있는데요.

    국민 간식 치킨, 가격 인상 없이 즐기려면, 작지만 적극적인 관심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철진의 경제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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