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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가 일군 시장, 대형 통신사가 꿀꺽?

벤처가 일군 시장, 대형 통신사가 꿀꺽?
입력 2018-01-11 20:41 | 수정 2018-01-1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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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동네 슈퍼들이 영업하는 곳에 대형마트들이 진출하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었죠.

    똑같은 일이 통신업계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조의명 기자가 설명하겠습니다.

    ◀ 리포트 ▶

    신용카드를 쓰거나 은행 돈을 이체할 때 날아오는 문자메시지, 한 벤처기업이 지난 1998년 세계 최초로 시작한 기업메시징 서비스입니다.

    [장준호/인포뱅크 대표]
    "사실은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모르고 시작했어요. 창업한 동지들 두 사람이 뛰어 갖고 은행마다 다 찾아다니고…"

    초창기엔 연매출 1천만 원도 안 됐던 사업은 10년도 안 돼 300억 규모로 급성장했고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메시징 시장도 1조 원 규모로 커졌습니다.

    잘나가던 업체는 최근 직원 수를 절반으로 줄일 정도로 쇠락했습니다.

    2010년 이후 대형 통신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원조 업체가 경쟁에서 밀려나기 시작한 겁니다.

    벤처기업이 문자 하나 보내주고 카드사나 은행으로부터 10원을 받으면 통신망 사업자에게 7원을 주고 3원을 마진으로 챙깁니다.

    그런데 통신망 사업자들은 문자 하나에 최저 7.2원을 받고 직접 팔다 보니 벤처기업이 가격을 맞추려면 마진을 포기해야 하는 겁니다.

    공정위는 지난 2014년 통신사들의 가격 낮추기가 불공정하다며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성구/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소장(2014년 11월)]
    "무선통신망이 없는 경쟁 사업자는 아무리 효율적이더라도 퇴출될 수밖에 없도록…"

    하지만 이미 시장의 70%가 대형 통신사에 넘어간 뒤였고 통신사는 공정위에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해 지난한 법정 싸움에 들어갔습니다.

    그 사이 통신시장 환경까지 바뀌면서 기업메시징 사업을 하던 중소업체 열여덟 개 중 열다섯 곳이 사업을 접었습니다.

    [장준호/인포뱅크 대표]
    "스타트업 아무리 키우면 뭐 합니까? 조금만 키워지면 대기업이 들어와갖고 불법적으로 다 죽일 수 있는데…"

    이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 측은 소송과는 별도로 원가와 마진을 투명하게 운영하라는 공정위 시정지시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지도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조의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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