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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에 어머니회 참석까지…"극단 단원을 개인 비서처럼"

안마에 어머니회 참석까지…"극단 단원을 개인 비서처럼"
입력 2018-05-05 20:12 | 수정 2018-05-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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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연극을 가르치고 원하면 숙식도 제공해 주는 극단에서 아이들의 노동을 착취한 의혹, 어제에 이어서 고발합니다.

    이 극단의 연출가는 미성년인 학생들에게 밤마다 전신 안마를 시키고 거의 개인 비서처럼 부려 왔다고 합니다.

    오해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극단 학생들이 합숙을 하며 연기지도를 받는 이른바 '미션홈,'

    3명의 여학생들이 한방을 쓰는데 똑바로 누워야 잠을 청할 수 있을 정도로 비좁은 공간입니다.

    [김 모 씨(23세)]
    "옆에 이렇게 이불을 깔고 바닥에 누우면 따닥따닥 따닥 붙어서 자야 돼요. 곰팡이도 되게 많이 슬었고 살기 힘들었죠."

    단원들은 여기에서 청소와 빨래, 요리는 물론이고 연출자 아들 둘의 받아쓰기 숙제와 악기 연습 지도까지 도맡아 했습니다.

    연출자는 아예 단원들이 소통하는 SNS에 받아쓰기 자료와 학원 일정을 공지해놓고 알아서 챙기도록 했습니다.

    [정 모 양(18세)]
    "네가 인성을 준비하고 네가 이런 걸 준비해 놓은 다음에 정말 무용은 최고의 선생님을 붙여서 충분히 내가 이 시간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

    학부모들이 번갈아가며 등교 지도를 하는 녹색어머니회에도 극단 단원이 대신 갔고 취침 전 한 시간씩 전신안마 해주는 일도 중요한 일과였습니다.

    [김 모 씨]
    "자기가 자기 전에 시키기 때문에 그냥 기다려야 돼요. 무조건 대기하듯이. 그리고 하다가 졸아도 혼나고 잘 못해도 혼나고…"

    심지어 여성인 연출자의 안마를 거의 전담하는 남자 단원이 따로 있고 때로는 동침하는 경우도 있다는 믿기 힘든 증언도 있었습니다.

    [김 모 씨]
    "(그럼 그 선배는 안마하고 거기서 자요?) 네. (단둘이?) 네."

    미성년 때부터 안마를 해온 해당 단원은 제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연출자를 위해 자발적으로 안마를 했을 뿐이라며 이상하게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최 모 씨(23세)]
    "저를 정말 아들처럼 생각해주시고 그렇게 마음을 써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정말 그 마음 담아서...아들이 엄마 안마해주는 게 뭐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지…"

    극단 측은 돈을 받지 않거나 적은 돈을 받으며 숙식과 레슨을 제공하는 만큼 역할 분담한 것일 뿐 어떠한 강요도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류 모 씨/극단 연출]
    "저희가 공동체적으로 다 가니까 그것도 다 (집안일) 파트를 나눠요. 같이 아이들이 어쨌든 간에 가족처럼 살다 보니까…"

    하지만 연극을 가르치겠다고 모집한 아이들에게 부모 동의 없이 노동을 시킨 것만으로도 처벌대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노종화 변호사/직장갑질119]
    "미성년자가 많았기 때문에 미성년자를 데려다가 강제근로를 시킨 경우에는 특별히 더 양형적인 측면에서 무겁게 처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극단 단원들은 근로기준법 위반과 사기, 그리고 상습폭행 혐의로 연출자를 서울 중앙지검에 고소했습니다.

    MBC뉴스 오해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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