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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피해' 고소도 어려워 두 번 우는 피해자

'텀블러 피해' 고소도 어려워 두 번 우는 피해자
입력 2018-05-28 20:25 | 수정 2018-05-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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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보신 것처럼 해외 사이트를 통한 피해는 사법처리가 어렵다 보니까 수사당국이 고소 접수를 꺼린다고 합니다.

    피해자들의 답답한 심정을 만나서 들어봤습니다.

    신재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겨울, 20대 여성 김 모 씨는 자신의 얼굴과 다른 사람의 알몸을 합성한 사진이 '텀블러'를 통해 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바로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해외 SNS라 수사 자체가 어렵다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김 모 씨/사이버 성범죄 피해자]
    "(경찰이) '또 텀블러야?' 이러면서, '이거 안 돼요. 이건 할 수 없어요.' 그러는데, 저도 어쩔 도리가 없어서…다시 돌아왔어요.

    사진을 합성해 올린 가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IP 주소를 사설업체를 통해 두 달 만에 알아내 경찰서를 다시 찾았습니다.

    이번엔 IP 주소를 사적으로 추적한 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경찰이 난색을 보여 결국 고소를 포기했습니다.

    [김 모 씨/사이버 성범죄 피해자]
    "IP 주소만 있으면 되느냐? 물어봤더니, 된대요. 그래서 그냥 저는 IP 주소를 따간 건데, 이게 합법적으로 해온 게 아니기 때문에 안될 것 같다고…"

    '텀블러'에 음란물이 유포돼 3개월 동안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던 20대 여성 박 모 씨도 112에 신고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박 모 씨/사이버 성범죄 피해자]
    "이거 힘들 것 같다. 증거가 있어야 된다. 그런데 본인들은, 경찰 입장에서는 그 미국 사이트 증거를 잡기 힘들다…"

    한 온라인 성폭력 대응 단체는 지난해 상담했던 100여 건의 사이버 성범죄 중, 실제 수사로 이어진 사건은 단 7건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고소가 들어오면 수사에 착수하는 게 원칙인데, '텀블러' 관련 사건은 수사해 봐야 결국 증거 부족으로 기소도 못 하는 탓에 아예 접수 자체를 꺼리는 겁니다.

    [경찰 사이버 수사팀 관계자]
    "전혀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없는데, 미제사건 남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경찰이 밝힌 인터넷 음란물 유포 범죄의 검거율은 85%가 넘습니다.

    하지만 법의 사각지대에서 고소조차 못 하는 피해자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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