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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역대 2위 화학물질 참사…99%가 구제 제외

[단독] 역대 2위 화학물질 참사…99%가 구제 제외
입력 2018-08-05 20:08 | 수정 2018-08-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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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연구를 통해 추정된 가습기살균제 피해 규모는 전 세계에서 일어난 화학물질 참사 중 역대 2위에 해당합니다.

    왜 아픈지도 모른 채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가 얼마나 될지, 현재로서는 피해자 스스로 입증하기 전까지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습니다.

    임상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84년 겨울, 인도 보팔의 한 공장에서 살충제를 만드는 원료탱크가 터져 독가스가 터져 나옵니다.

    독가스는 새벽에 잠자던 주민을 덮쳐 최소 8천 명이 숨지고 수십만 명이 실명하거나 크게 다쳤습니다.

    1956년 일본에서는 2천여 명이 공장폐수의 수은에 중독돼 치명적인 '미나마타병'에 걸렸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피해 규모 면에서 인도 보팔 참사에 뒤이은 역대 2위의 화학물질참사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미나마타병보다는 수십 배나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이 시행된 지난해 8월 이후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람은 6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30여만 명으로 추산되는 피해자 중 29만 명 이상이 영문도 모른 채 고통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구제를 신청한 6천여 명 중에서도 실제로 구제를 받은 사람은 10명 중 한 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지난 2001년과 2008년,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7년 사이에 폐질환으로 두 딸을 잃은 최세영 씨.

    한 명 남은 막내아들도 천식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최씨는 정부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보류됐습니다.

    약물 사용이나 진료기록을 제출해야 하는데 정부가 요구하는 자료를 다 제출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최세영/피해자 가족]
    "구제를 받을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근데 황당하죠. 전혀 관련성이 없는 걸로 나오더라고요. 도저히 그냥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던 거예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 중 실제 구제를 받은 경우는 0.002%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부가 가해기업 18곳으로부터 기금 1,250억 원을 걷었지만 집행된 금액은 7%, 92억 원밖에 안 됩니다.

    [김학용 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정부가 빠른 후속 조치를 통해서 보다 많은 피해자들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피해 사실을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는 실태를 바꿔, 대규모 역학조사를 개시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임상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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