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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막으려면 운동"?…'미투' 학교의 이상한 교육

"성폭력 막으려면 운동"?…'미투' 학교의 이상한 교육
입력 2018-10-12 19:22 | 수정 2018-10-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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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달 전 교사들의 성희롱, 성추행에 대한 미투 운동이 일어났던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을 돌렸는데 그 내용이 성폭력을 예방하려면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황당한 내용입니다.

    그럼 피해자의 체력이 약해서 성폭력이 일어난다는 얘기냐,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입니다.

    학생들에게 성폭력 예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기주장을 분명히 하는 태도를 가져라', '규칙적인 운동과 체력단련을 통해 힘과 자신감을 기르라'고 돼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모르는 곳에서 데이트하지 않는다'는 표현도 있습니다.

    학교 측은 이 가정통신문을 부모님께 전달하고, 부모님들은 그 내용을 자녀들에게 교육시키라고 당부했습니다.

    학생들은 가정통신문 내용이 어이없다는 반응입니다.

    [학생]
    "솔직히 어이가 없죠. 피해자가 조심해야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김성미경/인천 '여성의 전화' 대표]
    "여학생들한테 '너희들이 알아서 피해, 너희들이 문제야, 너희들만 잘하면 아무 문제없어' 이런 식의 관점을 가지고 이뤄지는 교육이거든요."

    학교 측은 기존에 나와있던 교육청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가정통신문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지난 2013년 인천시교육청이 발간한 "교사용 성폭력 예방교육 길라잡이"에 나와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는 것입니다.

    [학교 관계자]
    "아이들에게 전가한 건 절대 아니고요. 우리가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이런 부분은 좀 더 우리가 주의를 해서 통신문을 내보내고…"

    이 중학교는 한 달 전 교사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논란으로 미투운동이 일어났던 곳입니다.

    그 후 학교는 학생들에게 네 차례에 걸쳐 사과를 하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성인지교육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문제제기한 교사들 가운데 공식 징계를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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