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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사 성폭력' 용기 내 고발하면…'몇 학년 OOO' 적었다

[단독] '교사 성폭력' 용기 내 고발하면…'몇 학년 OOO' 적었다
입력 2018-11-09 20:25 | 수정 2018-11-0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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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올해 초부터 잇따라 폭로된 스쿨미투.

    학교 내 성범죄 근절 대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외침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학교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살펴봤더니 스쿨미투를 폭로한 학생의 신원을 파악해서 적어 놓거나 이를 무마하려고 한 정황들이 드러났습니다.

    윤정혜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못생겼으니 얘랑 놀지마라"
    "코만 좀 올리면 예쁘겠다"

    교사의 성희롱성 발언을, 한 졸업생이 트위터에 폭로한 경기도 일산의 중학교.

    이 학교가 교육청에 제출한 스쿨미투 경과 보고서입니다.

    트위터 계정 주인이 누구인지 신속히 확인했다고 자랑스레 기술하고는 이 졸업생의 이름은 물론 현재 어느 고등학교 몇 학년에 재학 중인지도 명시했습니다.

    [경기 oo중학교 교사]
    "경기 oo중학교 졸업생이라고 해도 어찌 보면 이름이 거론되고 했기 때문에 조사를 안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상황 조사를 했던거고…"

    결국 이 학생이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까지 소문이 퍼져 교사들이 해당 학생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스쿨미투' 폭로 학생]
    "(선생님이) '00중한테도 우리가 연락을 받고 있다. 그래서 내가 너를 만나는거다' 이런 식으로. 설마 색출을 하지 않겠지 했었는데 배신감이 좀 컸죠."

    또 다른 중학교의 경과보고서, 학생들이 가해자로 지목한 교사에 대해 평소 헌신적인 교육관으로 칭송받고 있다고 엉뚱한 내용만 기술해 문제를 덮으려 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는 "치마 좀 벗어달라"는 교사의 발언이 문제가 돼 교육청에 민원이 접수됐지만. 피해 학생이 누군지 모르겠다며 신고 권고를 무시했습니다.

    그러다 학생들이 온라인에 폭로하고 나서야 뒤늦게 수사기관에 신고했고, 가해자가 수업에서 배제되기까지 두 달이나 걸렸습니다.

    "짧은 치마를 입는 건 남 좋은 일하는 것"이라는 등 교사의 성희롱 발언들이 폭로된 대구의 한 학교는, 사과를 시키겠다며 가해 교사와 피해 학생을 직접 대면하게 했다가 교육청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윤명화/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
    "학생들은 정말 많은 자기 권리의식과 인권의식을 갖고 입학을 했는데 선생님들은 그대로 정체되어 계신 거죠. 학생들이 문제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 선생님들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에요."

    지금까지 스쿨미투가 제기된 중고등학교 64곳이 자신들의 조치내용을 직접 적은 경과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사실을 전수 조사한 학교는 29곳으로 절반도 안 됩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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