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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안 썩고 악취까지…다음 대란은 '음식물'?

[투데이 현장] 안 썩고 악취까지…다음 대란은 '음식물'?
입력 2018-04-09 06:50 | 수정 2018-04-0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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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재활용품 수거 대란이 수그러들고 있지만 업계에선 다음은 음식물 쓰레기 차례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배출량은 느는데 처리는 제대로 안 돼 청정 지역으로 이름났던 농촌 마을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데요.

    김수산 리포터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온화한 기후와 맑은 공기 덕에 녹차의 고장으로 유명한 전남 보성.

    하지만 이 마을은 사정이 다릅니다.

    코를 찌르는 악취에 숨쉬기도 어려울 정도라는데요.

    [주민]
    "바람 불면 (악취가) 엄청나요."

    주민들이 악취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건 음식물 쓰레기 폐기물 처리 업체.

    공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입구부터 악취를 내뿜는 희뿌연 수증기로 가득합니다.

    안에선 음식물 쓰레기를 저장, 숙성하느라 이리저리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는데요.

    이 업체가 하루 처리하는 양이 1백 톤.

    하지만 공장 외벽은 허물어지고 내부 가림막이 부서져 악취가 그대로 밖으로 퍼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지자체가 여러 차례 개선권고와 조치명령을 내렸지만, 업체 측은 시행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었는데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 관계자]
    "(음식물 처리 시설을) 새로 짓겠다 그래도 주민들이 반발을 해요. 지자체도 주민들 동의 없으면 안 된다고 하고. 그러다 보면 악순환만 되풀이되는 거죠. "

    처리뿐만이 아닙니다.

    전북 무주의 한 마을.

    최근 음식물 쓰레기 투기가 심각하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는데요.

    지역 환경단체와 함께 현장을 가 봤습니다.

    겉으로는 쌓여 있는 흙더미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자 역시 악취가 진동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퇴비입니다.

    하지만 파헤쳐 보니 닭뼈에, 폐비닐 등이 마구 섞여 있고, 처리도 제대로 안 돼 썩은 음식물이나 마찬가지였는데요.

    [이정현/환경운동연합]
    "충분하게 선별과 파쇄, 1차 부숙, 2차 부숙을 거쳐서 포장 판매가 되어야 하거든요. 제대로 된 퇴비를 만드는 공정과 품질 규격을 맞추지 못한 음식물 폐기물 더미다."

    이처럼 퇴비를 쌓아놓은 주변 토양은 검게 변할 만큼 오염됐는데요, 비만 오면 침출수까지 산 아래 마을로 흘러들어 가는 상황입니다.

    인근 완주군의 한 마을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퇴비가 되다 만 음식물 쓰레기 수백 톤이 방치돼 있었는데요.

    [이정현/환경운동연합]
    "지하수임에도 불구하고, 퇴비가 발생한 침출수들이 흘러들어 가서…"

    현행법에 따르면 처리업체들이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하는 부산물 퇴비는 성분을 표기하거나 포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업체들이 제대로 처리도 안 한 채 이런 마을에 사실상 갖다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게 환경단체 주장인데요.

    하지만 업체들은 쓰레기에 이물질이 많아 처리 비용이 늘고 시설 개선도 쉽지 않다며 조만간 음식물 쓰레기 수거도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음식물 처리업체 관계자]
    "업체들이 (주민들 반발로) 현대화 시설로 못 바꾸게 하면 (공장을) 스톱하기로 했어요."

    음식물 쓰레기 90%가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된다지만, 전국의 음식물 쓰레기가 하루에만 1만 6천 톤 정도로 해마다 늘면서 이마저도 포화 상태.

    또 다른 대란이 벌어지기 전에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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