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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부실대학 발표에 지역 대학가 '날벼락'

[투데이 현장] 부실대학 발표에 지역 대학가 '날벼락'
입력 2018-09-03 07:35 | 수정 2018-09-03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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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교육부가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일부 대학들은 정원을 줄여야 하고, 재정 지원에도 제한을 받게 되는데요.

    구조개혁 대상이 된 대학과 지역 사회는 울상입니다.

    김수산 리포터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5년 대학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고 올해 초 문을 닫은 전북 남원의 서남대학교.

    운동장엔 잡초만 무성하고 건물 출입구는 굳게 닫혔습니다.

    캠퍼스를 관리할 사람도, 찾는 사람도 없다 보니 그냥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윤경순/주민]
    "건물이 흉가가 돼서요, 뭐가 나올 것 같아요. 건물이 다 망가져 버렸잖아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학교 폐교 조치 이후 학생들은 인근 대학으로 편입을 했지만, 교수와 교직원들은 거의 대부분이 실직자가 됐습니다.

    [전직 서남대 교직원]
    "교원 같은 경우는 200여 분이 실직을 당하셨고요. 직원분들 같은 경우는 50명 이상이 실직을 당하셨고요."

    대학 주변은 유령 도시를 방불케 합니다.

    학생들로 북적였던 원룸촌은 텅텅 비었고.

    [주민]
    "다들 안 좋게 나가서… 부도가 났던지…"

    식당이나 호프집이 들어섰던 상가 건물은 아무리 가격을 낮춰 내놔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건물 관리인]
    "한창 좋을 때는 저게(5층 건물이) 9억씩 갔는데요. (지금은) 1억 8천에도 안 팔려요."

    올해 대학 평가 결과가 나온 이후 강원도 원주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강원도 소재 4년제 대학 8곳 가운데 5곳이 원주시에 몰려 있는데, 이 중 4곳이 정원 감축 대상에 포함돼 앞으로 3년에 걸쳐 10%에서 35%까지 정원을 줄여야 합니다.

    정부의 재정지원과 학자금 대출도 제한돼 당장 2학기 수시모집 지원자가 얼마나 될지부터 걱정입니다.

    [한라대학교 관계자]
    "제가 뭐라고 답변드리기가 애매한 상황이라… 아무래도 (수시모집이 걱정인)그런 분위기는 있는 것 같습니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역시 교육부 발표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송용욱/연세대 원주캠퍼스 기획처장]
    "현재로서는 약간 멍한 상태이고요. (지금은) 교육부가 원하는 대로 구조개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안 그래도 취업이 힘든 상황에 부실 대학을 졸업했다는 꼬리표까지 붙으면 어쩌나.

    재학생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김선우/한라대 학생]
    "학교에서 조금 더 열심히 노력을 해서, 발전을 해서 나아져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저도 조금 불안하기는 하죠."

    [곽기현/연세대 원주캠퍼스 학생]
    "재학생 입장에서는 기분이 안 좋죠. 부모님은 대학이 이렇게 될지 몰랐다, 이런 반응이시고…"

    주변 상권도 울상입니다.

    [원룸 빌라 주인]
    "우리 학생 보고 (원룸을) 짓기 때문에 안 되지. 감축되면 안 되지."

    학생 수요를 바라고 지은 원룸촌엔 공실이 200개를 넘었습니다.

    [부동산 관계자]
    "지금도 많이 비어 있는 상태인데 감축이 해마다 되게 되면 상당히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캠퍼스 주변 식당 중엔 이미 문을 닫은 곳도 생겼습니다.

    [김학조/강원도 원주시 번영회]
    "학생들이 대거 원주지역을 이탈하는 것은 지역 경제를 파괴시키는 그런 행위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지난 2015년 대학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4년제 대학 5곳 중 3곳이 폐교했습니다.

    올해도 4년제 6개 대학이 최하위로 평가됐는데 모두 지방 소재 대학들이어서 해당 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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