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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연수는 꼭 몬트리올로" 고집한 시의원…속사정은?

[바로간다] "연수는 꼭 몬트리올로" 고집한 시의원…속사정은?
입력 2019-02-17 20:18 | 수정 2019-02-1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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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이준희 기자입니다.

    지자체 의원들의 부적절한 해외 연수.

    꼭 예천군 의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과천시의회 의원 한 명이 캐나다 몬트리올로 연수를 가서 뭘 했는지 살펴봤는데요.

    시민 세금으로 이래도 되는 건지 싶어 화가 날 정도였습니다.

    이 시의원의 해명이 리포트 마지막 부분에 나올 텐데요.

    대체 뭐라고 하는지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과천시의회 청사로 갔습니다.

    과천시의회 박상진 의원은 작년 11월 동료의원 한 명과 캐나다 몬트리올로 14일간 연수를 갔습니다.

    연수 계획서에는 사회적 경제와 4차산업을 배우겠다며 인공지능연구소와 풍력·태양광 복합발전단지, 폐산업단지 등을 방문한다고 돼 있습니다.

    실제 일정은 어땠을까요?

    연수에 동행한 사람이 SNS에 올린 사진입니다.

    술집에서 맥주 마시고, 한식당에서 밥 먹고, 성당에서 미사 보는 사진이 잔뜩 올라와 있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했더니, 박상진 의원은 연수 계획서에 있는 방문 일정 가운데 태양광 발전소와 총영사관 딱 두 곳만 갔고, 다른 데는 아예 안 갔습니다.

    태양광 발전소조차 계획서엔 캐나다 국내선을 타고 1박 2일로 다녀온다고 해놓고, 실제론 자동차로 당일치기로 갔다가, 안에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밖에서 사진만 찍고 왔습니다.

    [현지 관계자]
    "원래 다른 사람이 오게 돼 있었는데 무슨 일이 생겨서 본인들이 급하게 오느라고 아무 준비를 못하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연수 다녀온 뒤 제출한 보고서를 봤더니, 이상한 게 또 있었습니다.

    원래 일정이 사라진 대신, 현지 고등학교와 교육청 등 교육기관을 집중적으로 다닌 걸로 돼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와 4차산업을 연구한다면서 고등학교와 교육청엔 왜 간 걸까요?

    박 의원이 방문한 몬트리올 레이크 사이드 고등학교.

    이 학교엔 박 의원의 큰아들이 다니고 있었습니다.

    또 박 의원이 찾아간 피어슨 교육청은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관할 교육청이었습니다.

    [현지 관계자]
    "그때 교육청 위치가 어딘지 몰라서 (박 의원) 부인한테 의뢰를 했더니 부인이 다행히 길을 아신다고 해서…"

    이 뿐만이 아닙니다.

    연수 보고서와 일행이 찍은 사진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여성.

    바로 박 의원의 부인입니다.

    어찌된 일인지 알아 봤더니, 박 의원 부인과 자녀 3명은 작년부터 몬트리올에 와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박 의원은 연수 기간 내내 거의 부인과 자녀가 사는 집에서 숙박을 하며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현지 관계자]
    "숙소를 달리한 건 3일?(3일 빼고는 박 의원이 어디서 주무셨나요?) 그 집에서 잤죠. 부인 집. 코스가 맞았을 때는 애들 학교를 그쪽에다 태워주고…"

    정리하면, 시민 세금으로 가족이 사는 곳에 연수를 와서 가족이 사는 집에 머물며, 아들 학교와 그 학교 관할 교육청까지 시의원 자격으로 부인과 함께 공식 방문했다는 얘깁니다.

    이러고서는 연수 결과보고서도 허위로 적어 냈습니다.

    보고서엔 현지 교육 기관을 엿새 동안 다닌 걸로 돼 있지만, 현지 관계자는 "교육기관은 이틀 만에 다 다녔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관계자]
    "전부 다 거기서(교육청에서) 소개를 했거나 자기네들이 안내해서 갔던 곳들이에요. 말씀하셨던 그 4개 학교 (하루에) 그대로 다 갔어요."

    누가 봐도 가족 방문이 우선이었던 걸로 짐작되는데, 이런 연수가 어떻게 사전 심사를 통과했을까요?

    확인해보니, 심사위원회에서도 몬트리올과 과천이 어떤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연수 목적도 막연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또 '가족 때문에 가는 것 아니냐'라는 비공식 질의까지 있었지만, 박 의원은 완강히 부인했다고 합니다.

    [과천시의회 관계자]
    "'이건(연수는) 내 부인하고 아이하고 그런 것과는 상관 없는 일이란 말입니다'하고는 버럭 화를 내고 일어나서 나갔어요."

    해명을 들으려고 시의회에 갔습니다.

    전화를 걸어 만나고 싶다고 하자, 박 의원은 자리에 없다고 했다가,

    [박상진 과천시의원]
    "제가 지금 의회에 없고 다른 데 있어서 그렇습니다. (아 그러세요?) 네네."

    다시 말을 바꿉니다.

    [박상진 과천시의원]
    "(제가 지금 의원실 앞이거든요.) 예예. (의원님 목소리가 들려가지고요.) 하하하."

    왜 가족이 있는 곳에 연수를 갔냐고 했더니 당당한 말투로 이렇게 말합니다.

    [박상진 과천시의원]
    "저희 아이들이 몬트리올에 가 있어요. 왜 가 있을까요. 교육때문에 가 있습니다. 제 애들만 혜택을 주고 싶은 게 아니라 우리 과천시민한테 전체에 주고 싶어서…"

    휴가를 내서 갔어야 했던 건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박상진 과천시의원]
    "제가 시에서 가족들 보러 간다고 해서 (시의회를) 너무 많이 비우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박상진 의원은 이번 연수를 통해 몬트리올 지역 교육청 인사의 방한을 성사시켰다며, 자신을 뽑아준 과천 시민들은 절대로 자신을 나무라지 않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박상진 과천시의원]
    "전 국민들이 저를 지탄할지 모르겠지만 과천시민들은 저를 지탄하지 않을 겁니다. 예천군 문제 있어요. 근데 제가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참 이해 안 됩니다."

    바로간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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