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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빵] 50억짜리 뮤지컬 올리면서…"임금 줄 돈은 없다"

[장미와 빵] 50억짜리 뮤지컬 올리면서…"임금 줄 돈은 없다"
입력 2019-04-10 20:05 | 수정 2019-04-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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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문화 예술계의 부당한 관행에 대한 연속 보도 '장미와 빵', 오늘은 뮤지컬 업계의 상습적인 임금 체불 문제를 고발합니다.

    작년 한해 국내 공연시장의 규모가 8천억 원 대를 넘었는데 이 시장을 대형 뮤지컬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작품 하나의 제작비가 백억 원대까지 커졌고 주연 배우들 몸값도 회당 3천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춤과 코러스를 담당하는 또다른 주역, 앙상블 배우들의 임금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고 이마저도 제때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홍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이돌 스타들을 대거 캐스팅해 화제가 됐던 뮤지컬.

    할리우드 인기 뮤지컬이 원작인 작품과, 10주년을 맞아 매진 행렬이 이어졌던 작품까지.

    모두 한 제작사가 지난해 무대에 올린 대형 뮤지컬들입니다.

    편당 제작비 40~50억.

    하지만 막이 내린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앙상블 배우들과 스텝들은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배우]
    "작품마다 다 체불이 되어 있죠. (제작사가) '조금만 더 기다려 줄 수 있겠냐.' 그게 반복이 되서 한달이 되고 두달이 되고 6개월, 1년이 되더라고요."

    휴대폰이 끊길 정도로 생활은 어려워졌습니다.

    [뮤지컬 배우]
    "저희도 노동자의 입장이잖아요. 이게 생활이고 곧 그 페이(임금)가 나의 생활비고 살아가야 되는…"

    줄 돈이 없다면서도 제작사는 계속 새로운 작품을 무대에 올렸습니다.

    [뮤지컬 배우]
    "'아, 이 회사 작품을 또 올리네…' 이렇게 큰 돈을 투자 받으면서 배우들한테 줄 돈은 왜 없지..."

    제작사 대표인 최 모 씨가 투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제작사 관계자]
    "다른 법인을 하나 만들어서 돈을 계속 돌리더라고요. 처음에는 저도 그걸 긴가민가했는데…회사를 설립하면서부터 자기 돈 들어간게 하나도 없어요."

    최 씨는 투자금을 유용한 적이 없고, 임금지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제작사 대표 최 모 씨]
    "실질적으로 세 작품이 일정 금액에 손해가 났어요. 4월까지는 (미지급) 전체를 다 마무리하겠다고 해서 다 통화하고 있는 거고요."

    또다른 뮤지컬 제작사의 직원과 앙상블 배우들은 임금 체불을 견디다 못해 제작사 대표 박 모 씨를 노동청과 예술인 신문고에 신고했습니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 줄 돈이 없다던 박 씨는 새로운 투자를 받아 뮤지컬 카페 개업을 준비중입니다.

    [제작사 대표 박 모 씨]
    "회사가 힘들었고…저도 어찌됐건 돈을 벌어야 미지급도 갚고 회사도 운영을 하니까요. 일단 가장 어려운 앙상블 애들부터 처리(지급)를 하고요…"

    회당 수천만원까지 받는 주연 배우들이 체불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앙상블 배우들의 임금 체불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
    "(일부 제작사 대표들은) 중요한 건 주연 배우지, 사실 나머지 배우들은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죠. 내가 또 공연을 올리면 일을 (해야)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쉽게 말하면 갑과 을의 관계라고 생각을…"

    심지어 일부 제작사들은 2~3년 동안 미지급금이 쌓이면 폐업신고를 하고, 이름만 바꿔 버젓이 또 공연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뮤지컬 배우]
    "(제작사가) 공중분해되는 순간 그 회사가 없어졌기 때문에 페이(임금) 자체가 아예 무의미해졌다라고…"

    임금 체불을 막기 위해 예술인들의 수입 보장을 위한 제도와 예술인 보증보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예술인 신문고에 신고된 임금 체불 규모만 32억 원.

    그 중 뮤지컬을 포함한 공연계의 피해 사례가 절반이 넘었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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