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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숭' 빠져나간 쓰레기…야산에 해외에 쌓여간다

'숭숭' 빠져나간 쓰레기…야산에 해외에 쌓여간다
입력 2019-04-23 20:09 | 수정 2019-04-2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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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런데 땅주인도 속이고 당국의 눈을 피해 여기저기에서 쓰레기 산이 생기는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밝혀졌습니다.

    불법 폐기물 브로커들이 정부에 자진 신고하는 폐기물의 양을 마음대로 조작해온 겁니다.

    정부는 이게 맞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고 합니다.

    손병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충남 부여의 한 야적장에서 발견된 쓰레기 산입니다.

    축구장 한 개 반 정도의 넓이에 각종 생활쓰레기가 한가득 썩어가며 악취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조창현]
    "폐기물이 썩은 게 하천으로 내려와서 저기 큰 하천으로 내려간다고요."

    이곳은 7천 톤의 쓰레기만 받도록 허가받았지만 쓰레기 산 규모는 그보다 훨씬 거대합니다.

    [조기환/부여군청 생활환경팀장]
    "대략 한 2만톤 정도로 추산하고 있거든요."

    경북 의성의 쓰레기 산에는 17만 톤의 쓰레기가 쌓여 있는데 정부에 신고한 건 5만 톤이 조금 넘습니다.

    세배가 넘는 쓰레기를 버렸는데 당국은 몰랐습니다.

    쓰레기 산에는 대부분 불법 브로커가 있었습니다.

    폐기물을 불법으로 처리해 주는 브로커가 당국을 속이며 쉬지 않고 쓰레기를 실어날랐습니다.

    [배양진]
    "밤 10시쯤 가다보면 (쓰레기 운반차가) 5대씩 막 들어와 있다고."

    불법 브로커들이 전국에 쓰레기 산을 쌓는 동안 정부가 제대로 파악을 못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폐기물을 정부에 신고하는 '올바로' 시스템입니다.

    폐기물을 처리할 때는 폐기물의 양과 종류를 정부에 신고해야 하는데 이 자료가 엉터리였습니다.

    폐기물 업체가 거짓으로 신고하면 그뿐이었습니다.

    환경부는 폐기물 처리업체가 거짓으로 입력할 경우 걸러낼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폐기물 통계에서도 빠져있는 것이고, 유령 폐기물이 되는 거죠."

    업체들의 신고만 믿고 쓰레기가 잘 처리되는 줄 알았던 환경부는 전국에 쓰레기 산이 속출하자 뭔가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당국의 눈을 속여 폐기물을 버린 업체들은 수십억 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 관계자]
    "(부여에) 있었던 게 4~5만 톤 정도 된다고 보고 있거든요. 톤당 16~18만 원 정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여수산업단지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가 조작된 게 적발된 데 이어, 폐기물 통계까지 믿을 수 없게 되면서 정부의 공식 통계에 심각한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병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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