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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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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 삼키던 화마…'담벼락' 앞에서 멈췄다
모든 것 삼키던 화마…'담벼락' 앞에서 멈췄다
입력
2019-04-30 19:59
|
수정 2019-04-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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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역대 최악이라는 강원도 고성 지역 산불이 발생한지 한달이 다 돼갑니다.
산림청이 산불 지역 주택가를 조사하다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주변 집들은 모두 불에 탔지만 멀쩡하게 남아있는 집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사람 무릎 높이 만한 담벼락이 불길을 막아 집을 지켜낸 겁니다.
최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4일 고성 산불 당시 주택가 CCTV 영상입니다.
불씨가 바람에 휘날리고 바닥을 따라 휘몰아치기도 합니다.
이 영상에는 산에서 날아오던 불길이 주택가를 집어삼키기 직전까지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마을을 덮친 화마에 CCTV 영상 속의 이 집은 어떻게 됐을까?
바로 그 집으로 찾아가 봤습니다.
놀랍게도 그을음 하나 없이 멀쩡했습니다.
반면 바로 옆집들은 완전히 불에 탔습니다.
산자락과 맞닿은 또 다른 주택가.
시커멓게 불에 타고, 전체가 내려앉아 흔적만 남은 집도 있습니다.
대다수 집이 처참하게 불탔지만 유일하게 화마를 비켜간 집이 있습니다.
담벼락 덕분입니다.
다른 집들엔 산 쪽으로 담이 없어 불길이 쉽게 침투했지만 이집엔 담이 있어서 불길의 침입이 막혔습니다.
[김성용/산림과학원 박사]
"저도 놀랐어요. '사람 높이 만큼도 안 되는 이런 벽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라고 봤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더라고요."
이 집 담벼락에는 산에서 무섭게 번진 불길이 담을 넘지 못하고 스러진 흔적이 고스란히 그을음으로 남았습니다.
[김성용/산림과학원 박사]
"이쪽에는 탈 수 있는 물질이 없다 보니까 불이 이렇게 벽을 타고서 이동한 거죠."
불길이 약한 곳에선 무릎 높이에 불과한 낮은 담으로도 효과가 컸습니다.
시멘트 건물 벽과 삼중 강화 유리창도 담벼락과 비슷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담이 있는데도 불길에 휩싸인 집들도 있습니다.
건물 전체가 콘크리트 건물이라도 불에 잘 타는 건물 외장재, 즉 샌드위치 패널로 된 구조물이 일부라도 있다면 쉽게 불이 났습니다.
이런 구조물은 직접 불길이 닿지 않아도 주변의 높은 열에 녹아내리면서 불쏘시개가 됐습니다.
"스티로폼이 워낙 열에 약하다 보니까 복사열, 어느 정도의 열에 의해서도 계속 타게 되고요. 샌드위치 패널 건물이 없었으면 집이 안 탈 수 있었던 거죠."
산불이 덮칠 위험이 큰 지역에서는 산을 향해 담을 만들고 새로 집을 지을 때는 산자락과 10미터 이상 떨어지게 지어라.
그리고 화재에 취약한 구조물은 아예 만들지 않는 게 좋다는 게 산불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들의 결론입니다.
MBC뉴스 최훈입니다.
역대 최악이라는 강원도 고성 지역 산불이 발생한지 한달이 다 돼갑니다.
산림청이 산불 지역 주택가를 조사하다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주변 집들은 모두 불에 탔지만 멀쩡하게 남아있는 집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사람 무릎 높이 만한 담벼락이 불길을 막아 집을 지켜낸 겁니다.
최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4일 고성 산불 당시 주택가 CCTV 영상입니다.
불씨가 바람에 휘날리고 바닥을 따라 휘몰아치기도 합니다.
이 영상에는 산에서 날아오던 불길이 주택가를 집어삼키기 직전까지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마을을 덮친 화마에 CCTV 영상 속의 이 집은 어떻게 됐을까?
바로 그 집으로 찾아가 봤습니다.
놀랍게도 그을음 하나 없이 멀쩡했습니다.
반면 바로 옆집들은 완전히 불에 탔습니다.
산자락과 맞닿은 또 다른 주택가.
시커멓게 불에 타고, 전체가 내려앉아 흔적만 남은 집도 있습니다.
대다수 집이 처참하게 불탔지만 유일하게 화마를 비켜간 집이 있습니다.
담벼락 덕분입니다.
다른 집들엔 산 쪽으로 담이 없어 불길이 쉽게 침투했지만 이집엔 담이 있어서 불길의 침입이 막혔습니다.
[김성용/산림과학원 박사]
"저도 놀랐어요. '사람 높이 만큼도 안 되는 이런 벽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라고 봤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더라고요."
이 집 담벼락에는 산에서 무섭게 번진 불길이 담을 넘지 못하고 스러진 흔적이 고스란히 그을음으로 남았습니다.
[김성용/산림과학원 박사]
"이쪽에는 탈 수 있는 물질이 없다 보니까 불이 이렇게 벽을 타고서 이동한 거죠."
불길이 약한 곳에선 무릎 높이에 불과한 낮은 담으로도 효과가 컸습니다.
시멘트 건물 벽과 삼중 강화 유리창도 담벼락과 비슷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담이 있는데도 불길에 휩싸인 집들도 있습니다.
건물 전체가 콘크리트 건물이라도 불에 잘 타는 건물 외장재, 즉 샌드위치 패널로 된 구조물이 일부라도 있다면 쉽게 불이 났습니다.
이런 구조물은 직접 불길이 닿지 않아도 주변의 높은 열에 녹아내리면서 불쏘시개가 됐습니다.
"스티로폼이 워낙 열에 약하다 보니까 복사열, 어느 정도의 열에 의해서도 계속 타게 되고요. 샌드위치 패널 건물이 없었으면 집이 안 탈 수 있었던 거죠."
산불이 덮칠 위험이 큰 지역에서는 산을 향해 담을 만들고 새로 집을 지을 때는 산자락과 10미터 이상 떨어지게 지어라.
그리고 화재에 취약한 구조물은 아예 만들지 않는 게 좋다는 게 산불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들의 결론입니다.
MBC뉴스 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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