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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오늘도 들려온 '추락사' 비보…"실수"라면 끝인가

[소수의견] 오늘도 들려온 '추락사' 비보…"실수"라면 끝인가
입력 2019-06-05 20:05 | 수정 2019-06-05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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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작은 목소리를 크게 듣고 대신 따져 묻는 소수의견 시간 입니다.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산재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죠.

    그런데, 사고 유형을 보면 단순한 추락이나 끼임 사고가 가장 많습니다.

    간단한 안전장비와 철저한 점검만 있었어도 피할 수 있었다는 건데, 억울한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산재 사망사고의 피해자 유족들을 신수아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리포트 ▶

    강원도의 한 전기 배선업체 앞에 송긍식 씨가 작은 천막을 차렸습니다.

    숨진 아들의 위패와 환하게 웃는 영정사진을 눈앞에 두고, 향을 붙입니다.

    송 씨는 오늘부터 현수막을 걸고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아들 현준 씨는 지난 달 초, 인제의 한 전봇대에 올라가 배전 작업을 하다 추락해 숨졌습니다.

    올해 31살이었습니다.

    송 씨는 회사가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탓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송긍식/故 송현준씨 아버지]
    "안전관리라고... 줄 하나에 한 번 실수를 하면 어느 놈이든 떨어져 죽는 거 아녀. 한 번 실수하면 죽어야 돼? 그게 나라야? 그게 일이야?"

    회사측이 지급한 안전대는 제대로 결합되지도 않는 불량품이었다는 겁니다.

    [송문식/故 송현준씨 작은아버지]
    "이 밴드하고 고리가 안 맞는 거예요. 그니까 이쪽 장식. <제조 회사가 달랐어요?> 그렇죠. 한쪽은 크고 거는 쪽은 좁고 그러니까 들어가서 걸려야 하는데 들어가서 걸리지가 않는 거죠."

    노동부 역시 회사측이 평소 장비를 꼼꼼히 점검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일단은 사업주가 인증품을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있고, 그 이후에도 수시로 점검해서 이상이 있는 건 수리를 하거나 교환하거나 그런 의무가 있죠."

    하지만, 회사측은 송 씨에게 인증받은 새 안전대를 지급했으며, 평소 별다른 문제 제기도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회사 관계자]
    "새 거를 줬는데 그거 다음에는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제가 모르죠. 관리를 안 하니까. 개인 공구를 제가 다 어떻게 관리합니까?"

    사측과 갈등을 빚는 사이 뇌사 판정을 받은 아들은 주변에 장기를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송 씨는 아들의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노동부와 경찰의 조사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지난 달 28일, 광화문에선 건설 현장에서 숨진 일용직 노동자 김태규씨의 49재가 열렸습니다.

    김 씨의 누나는 동생의 영정에 꽃을 바치며 오열합니다.

    김 씨는 지난 4월, 경기도 수원의 한 공장 건설 현장에 투입됐다가 사흘 만에 화물용 승강기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김 씨의 누나는 회사측이 허가 받지 않은 승강기를 가동시키면서 문이 열린 채 작업을 시켰다며 사고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김도현/故 김태규씨 누나]
    "14일날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1층에 (사고난 승강기가) 내려가 있는데, 그걸 인지하지 못하는 경찰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을 보고 그때부터 쓰기 시작했어요. 저희가."

    숨진 25살 남동생은 추락을 막을 안전 장비를 갖추지 못했고, 일용직이라 안전화도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산재 사망 사고의 60%는 넘어지고 끼이거나 추락해 숨지는, 이른바 후진국형 재해였습니다.

    이들의 죽음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유족들은 업체와 근로감독 기관의 책임을 다시 묻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한재훈, 영상편집: 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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