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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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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바바리맨' 돌변할지…"2명씩 다녀야 안전"
언제 '바바리맨' 돌변할지…"2명씩 다녀야 안전"
입력
2019-06-27 20:23
|
수정 2019-06-2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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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집집마다 돌아 다니면서 가스가 새는지 검사를 하는 가스 점검원, 대부분 여성들이죠.
하루에 2-3백 가구를 혼자 다니다 보니까, 느닷없이 감금이 되거나, 성 희롱, 성 폭력 같은, 험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임상재 기자가 이들의 고충을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울산에서 11년 동안 가스 점검 일을 해온 권미순 씨.
눈이오나 비가오나 하루 2백 가구를 방문합니다.
매월 할당량을 채워야 하는 격무도 격무지만, 더 끔찍한 건, 불시에 겪는 각종 성희롱입니다.
[권미순/가스 점검원]
"상의 탈의를 하고 앞치마를 입고 계시길래 딱 뒤돌아서는데 완전히 나체인 거예요. 제가 너무 놀라서…"
서둘러 점검하고 도망치듯 뛰쳐나왔지만, 공포는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권미순/가스 점검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고객님 이상 없습니다 말하고, 밑에 내려가서 연세 드신 아주머니가 계시길래 제가 그분을 붙들고 정말 펑펑 울었거든요."
점검차 방문한 집에서 감금을 당했던 한 점검원은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성희롱,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된 여성 가스점검원들을 위해 회사가 취해준 조치는 호루라기 하나 뿐이었습니다.
[김정희/공공운수노조 울산지부]
"(신체를) 몸에 문댄다든지 신발도 못 신고 쫓겨나온 사례가 있었어요, 2015년도에. 회사에서는 그냥 호루라기 하나 지급해준 게…"
울산 지역 가스점검원들은 한달째 2인1조 근무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회사 순이익의 7% 정도만 들여도 현재 30여명 점검원 인력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는 겁니다.
[김대진/공공운수노조 울산지부]
"가정 방문 시 어떠한 돌발사항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최소한의 안전한 상황에서 노동을 할 수 있게 노동조건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측은 성희롱 위험이 높은 가구들은 남성 검침원을 보내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경동도시가스 관계자]
"특별 관리 세대 선정하고 전담인력을 충원해서 점검원들이 위험한 세대에 대해서는 보완하겠다…"
전국 여성 가스점검원은 물론, 비슷한 근무환경인 수도 검침원이나 재가요양보호사도 2인1조 근무를 요구해왔습니다.
비용을 이유로 안전한 노동 환경 조성에 미온적인 회사 대신, 이제는 지자체나 정부가 나서달라 호소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영상편집 : 신재란)
집집마다 돌아 다니면서 가스가 새는지 검사를 하는 가스 점검원, 대부분 여성들이죠.
하루에 2-3백 가구를 혼자 다니다 보니까, 느닷없이 감금이 되거나, 성 희롱, 성 폭력 같은, 험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임상재 기자가 이들의 고충을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울산에서 11년 동안 가스 점검 일을 해온 권미순 씨.
눈이오나 비가오나 하루 2백 가구를 방문합니다.
매월 할당량을 채워야 하는 격무도 격무지만, 더 끔찍한 건, 불시에 겪는 각종 성희롱입니다.
[권미순/가스 점검원]
"상의 탈의를 하고 앞치마를 입고 계시길래 딱 뒤돌아서는데 완전히 나체인 거예요. 제가 너무 놀라서…"
서둘러 점검하고 도망치듯 뛰쳐나왔지만, 공포는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권미순/가스 점검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고객님 이상 없습니다 말하고, 밑에 내려가서 연세 드신 아주머니가 계시길래 제가 그분을 붙들고 정말 펑펑 울었거든요."
점검차 방문한 집에서 감금을 당했던 한 점검원은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성희롱,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된 여성 가스점검원들을 위해 회사가 취해준 조치는 호루라기 하나 뿐이었습니다.
[김정희/공공운수노조 울산지부]
"(신체를) 몸에 문댄다든지 신발도 못 신고 쫓겨나온 사례가 있었어요, 2015년도에. 회사에서는 그냥 호루라기 하나 지급해준 게…"
울산 지역 가스점검원들은 한달째 2인1조 근무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회사 순이익의 7% 정도만 들여도 현재 30여명 점검원 인력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는 겁니다.
[김대진/공공운수노조 울산지부]
"가정 방문 시 어떠한 돌발사항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최소한의 안전한 상황에서 노동을 할 수 있게 노동조건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측은 성희롱 위험이 높은 가구들은 남성 검침원을 보내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경동도시가스 관계자]
"특별 관리 세대 선정하고 전담인력을 충원해서 점검원들이 위험한 세대에 대해서는 보완하겠다…"
전국 여성 가스점검원은 물론, 비슷한 근무환경인 수도 검침원이나 재가요양보호사도 2인1조 근무를 요구해왔습니다.
비용을 이유로 안전한 노동 환경 조성에 미온적인 회사 대신, 이제는 지자체나 정부가 나서달라 호소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영상편집 :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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