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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휠체어 못 타면 택시도 못 탄다?

[소수의견] 휠체어 못 타면 택시도 못 탄다?
입력 2019-08-18 20:20 | 수정 2019-10-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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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장애인 콜택시'라고 들어보셨나요?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건데요.

    그런데, 정작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지 않는다는 이유로 콜택시 이용을 거부당했다고 합니다.

    무슨 사연인지,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장애가 있는 뇌병변 3급 장애인 임현섭씨.

    스스로 가누기 힘든 몸을 이끌고 보조인과 함께 집을 나섰지만 얼마 못가 주저앉습니다.

    짧은 골목길이지만 임 씨에겐 너무나 험한 길입니다.

    [임현섭/뇌병변 3급 장애인]
    "혼자서 가는데 몸이 나도 모르게 앞으로 가요. 찻길로도 돌진하고 제어도 못해요."

    걷다 쉬다를 반복하며 어렵게 택시를 잡았습니다.

    "저는 장애인 콜택시 타고 싶은게 뭐냐면 콜택시는 일정한 속도로 가거든요."

    스스로 몸을 가누기 힘든 임 씨가 일반 택시를 탄 이유는 관할 지자체인 경기도 성남시로부터 장애인 콜택시 이용을 거부당했기 때문입니다.

    성남시는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는 택시회사의 운송약관을 근거로 "임 씨가 휠체어를 타야만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임 씨는 파킨슨병과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희귀증상 때문에 휠체어를 타는 게 더 위험합니다.

    [임현섭/뇌병변 3급 장애인]
    "휠체어 타다 통증이 심하면 막 경련 식으로 와요."

    결국 임 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임씨에게 장애인 콜택시를 허용하라"고 성남시에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성남시는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성남시 관계자]
    "운영하는 측면에서는 대부분이 그렇게 하시는데(휠체어를 타시는데) 본인만의 특혜를 요청하신 거죠."

    참다 못한 임씨는 4달 전 수원지방법원에 "장애인 콜택시를 탈 수 있도록 임시조치라도 빨리 내려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도 묵묵부답.

    성남시처럼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에게만 콜택시 탑승을 허용하는 지자체들은 아직도 많습니다.

    임씨는 자신처럼 걷기 힘들어서 장애인 콜택시가 꼭 필요하지만 장애 특성상 휠체어를 탈 수 없는 장애인들이 많다며 지자체들의 빠른 대책 마련을 호소했습니다.

    [임현섭/뇌병변 3급 장애인]
    "장애인 택시를 타야되니까… 안 타면 병원 못가요. 잘못하면 죽어요. 죽으니까 목숨걸고 하는거예요."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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