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남형석
'죽음의 땅'에서 굳이 올림픽?…후쿠시마를 가다
'죽음의 땅'에서 굳이 올림픽?…후쿠시마를 가다
입력
2019-08-20 19:55
|
수정 2019-08-2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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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처럼 올림픽을 앞두고 후쿠시마 지역의 방사능 같은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베 정부는 안전하다면서, 올림픽을 '후쿠시마' 재건의 기회로 삼겠다. 이런 의도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는데요.
실제로 일부 경기는 아예 후쿠시마에서 열리기도 하죠.
그래서 정말 안전해 진건지 알아보기 위해서 저희 취재 팀이 직접 현장에 들어가 봤습니다.
남형석 기자가 현재 후쿠시마에 가 있는데,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남 기자,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가요?
◀ 기자 ▶
네, 저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난 곳에서 60km가량 떨어진 아즈마 야구장 앞에 나와 있습니다.
이곳에서 올림픽 야구 개막 경기가 열릴 예정인데요.
현재 저희가 가져온 방사능 측정장비는 0.15마이크로시버트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안전하다는 기준치가 시간당 0.23마이크로시버트니까, 이에 비하면 0.8가량 낮은 편인데요.
그러나 제가 서 있는 이런 아스팔트 위가 아니라, 방사능이 누적되는 흙이나 산지 주변으로 가면 순간적으로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의 이상으로 측정되기도 합니다.
◀ 앵커 ▶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앞두고 피난을 떠났던 후쿠시마 주민들을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고 있다는데요.
현지에 가서 보니까 어떻습니까?
주민들이 많이 돌아왔나요?
◀ 기자 ▶
이곳은 일본 정부가 대피 구역으로 지정했던 지역 바깥인데요.
그런 이곳에서조차도 주민들은 정기적으로 피폭 여부를 점검받으면서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오늘 오후에 후쿠시마 주민들을 진료해온 의사를 만나봤는데요.
들은 내용은 예상보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직접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5년 전부터 후쿠시마 공동진료소에서 주민들을 진료해온 의사 요시히코 스기이 씨.
그는 이 지역에서 갑상선암에 걸린 미성년자가 많게는 수백 배 가량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요시히코 스기이/후쿠시마 공동진료소 의사]
"100만 명당 환자 한 명이 평균인데, (후쿠시마는) 36만 아이들 중 환자가 200명이라는 건…"
그런데도 일본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의사협회는 오히려 조사를 멈출 것을 강요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요시히코 스기이/후쿠시마 공동진료소 의사]
"절대 사람이 들어가면 안 되는 곳입니다. 피난민만 4만 명 가까이 됩니다."
시내를 둘러봤습니다.
여전히 골목마다 오염된 흙더미가 쌓여 있습니다.
[아소 타이키/초등학생]
"방사능이 높아보이는 곳을 보면 불안해요. 다시 지진이 오면 또 많은 사람이 죽을까 하는 생각에…"
◀ 앵커 ▶
여전히 안전에 대해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건데요.
그렇지만 성화봉송도 후쿠시마에서 출발하고, 심지어 일부 경기가 후쿠시마에서 열린다는 발표까지 있었잖아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성화봉송 출발지는 원전 폭발 사고가 났던 곳에서 직선거리로 20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거기로 직접 가서 소식을 전해드리려고도 했는데요.
그곳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았고요.
동시에 과도한 취재경쟁을 자제하기 위해 대피 구역 밖인 이곳에서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저희가 낮에 이 야구경기장과 주변 마을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여기는 야구 경기장이 있는 체육공원인데요.
방사능 오염으로 긁어낸 흙들이 저렇게 쌓여 있습니다.
위성지도로 확인해보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 공터가 전부 오염된 흙더미로 덮여 있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 지역의 평균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보다 낮아졌다고 밝혔지만,
현지에서 방사능을 측정하는 비영리단체의 주장은 다릅니다.
[아베/후쿠시마 30년 프로젝트 활동가]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직접 측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올림픽에 대해서도 기대보다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아베/후쿠시마 30년 프로젝트 활동가]
"부흥을 내세우려는 생각인 것 같지만, 정작 주민들은 거의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조치로 떠났던 주민들이 조금씩 다시 돌아오고 있는 후쿠시마.
그러나 여전히 매일 수십 명의 주민들이 방사능 오염에 관한 검사를 받고, 시민들이 직접 방사능 측정기를 메고 돌아다니는 모습 또한 일본 정부가 안전을 보증한 후쿠시마의 오늘이기도 합니다.
후쿠시마에서 MBC뉴스 남형석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효 / 영상편집 : 장예은)
이처럼 올림픽을 앞두고 후쿠시마 지역의 방사능 같은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베 정부는 안전하다면서, 올림픽을 '후쿠시마' 재건의 기회로 삼겠다. 이런 의도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는데요.
실제로 일부 경기는 아예 후쿠시마에서 열리기도 하죠.
그래서 정말 안전해 진건지 알아보기 위해서 저희 취재 팀이 직접 현장에 들어가 봤습니다.
남형석 기자가 현재 후쿠시마에 가 있는데,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남 기자,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가요?
◀ 기자 ▶
네, 저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난 곳에서 60km가량 떨어진 아즈마 야구장 앞에 나와 있습니다.
이곳에서 올림픽 야구 개막 경기가 열릴 예정인데요.
현재 저희가 가져온 방사능 측정장비는 0.15마이크로시버트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안전하다는 기준치가 시간당 0.23마이크로시버트니까, 이에 비하면 0.8가량 낮은 편인데요.
그러나 제가 서 있는 이런 아스팔트 위가 아니라, 방사능이 누적되는 흙이나 산지 주변으로 가면 순간적으로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의 이상으로 측정되기도 합니다.
◀ 앵커 ▶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앞두고 피난을 떠났던 후쿠시마 주민들을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고 있다는데요.
현지에 가서 보니까 어떻습니까?
주민들이 많이 돌아왔나요?
◀ 기자 ▶
이곳은 일본 정부가 대피 구역으로 지정했던 지역 바깥인데요.
그런 이곳에서조차도 주민들은 정기적으로 피폭 여부를 점검받으면서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오늘 오후에 후쿠시마 주민들을 진료해온 의사를 만나봤는데요.
들은 내용은 예상보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직접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5년 전부터 후쿠시마 공동진료소에서 주민들을 진료해온 의사 요시히코 스기이 씨.
그는 이 지역에서 갑상선암에 걸린 미성년자가 많게는 수백 배 가량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요시히코 스기이/후쿠시마 공동진료소 의사]
"100만 명당 환자 한 명이 평균인데, (후쿠시마는) 36만 아이들 중 환자가 200명이라는 건…"
그런데도 일본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의사협회는 오히려 조사를 멈출 것을 강요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요시히코 스기이/후쿠시마 공동진료소 의사]
"절대 사람이 들어가면 안 되는 곳입니다. 피난민만 4만 명 가까이 됩니다."
시내를 둘러봤습니다.
여전히 골목마다 오염된 흙더미가 쌓여 있습니다.
[아소 타이키/초등학생]
"방사능이 높아보이는 곳을 보면 불안해요. 다시 지진이 오면 또 많은 사람이 죽을까 하는 생각에…"
◀ 앵커 ▶
여전히 안전에 대해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건데요.
그렇지만 성화봉송도 후쿠시마에서 출발하고, 심지어 일부 경기가 후쿠시마에서 열린다는 발표까지 있었잖아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성화봉송 출발지는 원전 폭발 사고가 났던 곳에서 직선거리로 20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거기로 직접 가서 소식을 전해드리려고도 했는데요.
그곳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았고요.
동시에 과도한 취재경쟁을 자제하기 위해 대피 구역 밖인 이곳에서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저희가 낮에 이 야구경기장과 주변 마을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여기는 야구 경기장이 있는 체육공원인데요.
방사능 오염으로 긁어낸 흙들이 저렇게 쌓여 있습니다.
위성지도로 확인해보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 공터가 전부 오염된 흙더미로 덮여 있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 지역의 평균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보다 낮아졌다고 밝혔지만,
현지에서 방사능을 측정하는 비영리단체의 주장은 다릅니다.
[아베/후쿠시마 30년 프로젝트 활동가]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직접 측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올림픽에 대해서도 기대보다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아베/후쿠시마 30년 프로젝트 활동가]
"부흥을 내세우려는 생각인 것 같지만, 정작 주민들은 거의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조치로 떠났던 주민들이 조금씩 다시 돌아오고 있는 후쿠시마.
그러나 여전히 매일 수십 명의 주민들이 방사능 오염에 관한 검사를 받고, 시민들이 직접 방사능 측정기를 메고 돌아다니는 모습 또한 일본 정부가 안전을 보증한 후쿠시마의 오늘이기도 합니다.
후쿠시마에서 MBC뉴스 남형석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효 / 영상편집 :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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