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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물건 '깜빡' 혈관성 치매…"치료할 수 있어요"

이름·물건 '깜빡' 혈관성 치매…"치료할 수 있어요"
입력 2019-09-12 20:11 | 수정 2019-09-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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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휴대폰이나 리모컨 같은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자주 잊어 버리거나, 갑자기 기억력이 확 떨어졌다."

    이런 경우에 '혈관성 치매'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고 합니다.

    '보통 치매'는 서서히 나타나고 치료도 어렵지만, 이 혈관성 치매는 조기 진단만 잘 되면 치료도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전동혁 기자의 설명 들어보시죠.

    ◀ 리포트 ▶

    여든 네 살 곽영엽 할머니.

    지난해 가을 기운이 없다 싶더니 기억까지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곽영엽/만 84살]
    "노인정에서 사람이 한 30명인데도 사람들 전화(번호)를 안보고 다 (외워서) 전화를 했었는데 (갑자기 기억이 안나고…"

    그러더니 2주 만에 급속도로 치매가 진행됐습니다.

    말을 걸어도 웃기만 하고 집 안에선 이상 행동을 보였습니다.

    [신정숙/딸]
    "손자가 방에 없는데도 있다고 식탁에 밥을 차려놓고. 다른 사람 이름으로 저를 자꾸 부르니까 제가 너무 속상했어요."

    가족들은 노화로 인한 단순 치매로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병원 진단 결과는 뇌경색이었습니다.

    커다란 뇌 혈관 하나가 막히면서 상황을 인지하는 전두엽 부분이 손상돼 인지 장애와 기억력 저하까지 나타난 겁니다.

    이른바 혈관성 치매입니다.

    이택종 할아버지도 지난해부터 머리가 무겁고 기억이 흐릿해지더니 소지품을 잃어버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이택종/만 77살]
    "탁 이게 얼른 안 떠올라. (휴대폰을) 내가 어따 놨나, 하고 찾는 경우가 생기더라고."

    그저 나이가 들어 그런가보다 했는데, 진단 결과는 뇌와 연결된 경동맥이 좁아지는 동맥경화.

    그래서 기억력이 떨어진 겁니다.

    서서히 나타나는 퇴행성 알츠하이머 치매와는 달리 동맥경화나 뇌경색으로 생기는 혈관성 치매는 급성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현숙/차병원 기억력센터장]
    "3일 전부터 갑자기 길을 못찾으면서 헤매요. 3개월 전까진 아주 멀쩡했는데 지금은 말도 못해요. 이 경우는 다른 종류의 치매입니다."

    다행히 혈관성 치매는 혈관확장술이나 약물을 투여해 조기에 치료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신정숙/혈관성 치매 환자 딸]
    "산책 다 하시고 미용실도 다니시고 혼자 일상생활에 어려움은 없어요. 집에 들어가는 비밀번호 정도는 (아시고.)"

    그만큼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전문가들은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팔 다리가 저리고 가끔 마비 증세가 나타나면 혈관성 치매를 의심해보고, 정밀 진단을 받아보라고 조언합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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