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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염규현, 남형석

[로드맨] 젊은이를 위한 나라는 없다

[로드맨] 젊은이를 위한 나라는 없다
입력 2019-09-14 20:21 | 수정 2019-09-1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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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OECD 순위 중에 우리나라가 꼴찌 수준인 것들이 더러 있죠.

    이 국회 안에도 세계 꼴찌에 가까운 분야가 있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이것, 무엇일까요?

    길 위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곽승희/2018년 구의원 출마]
    ("저희가 원래 구의원…출마자들을 찾아다니고 있었는데…")
    "작년에 제가 금천구민인데 거기서 출마를 했었고."

    '평범한 청년의 정치'를 내세웠지만 8%의 득표율로 떨어졌고, 지금은 선거 때 진 빚을 겨우 갚은 뒤 생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곽승희/2018년 구의원 출마]
    "구의원은 또 후원금 못 받기 때문에 그 돈을 반드시 갚아야 되거든요."
    ("다시 정치에 도전하실 생각이 있으세요?")
    "로또를 맞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그건 어렵지 않을까."
    "어르신들은 이런 새로운 사회가 변화하는 것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단 말이죠. 저희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주셔야 되는데…"

    우리나라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구의회에 와봤습니다.

    [정재호/종로 구의원]
    "우리 당은 평균 연령이 한 62세 정도라고 하면. 이제 저쪽이 한 70세."
    ("사정이 풀뿌리 민주주의가 아니라 파뿌리네요.")

    [여봉무/종로구 의원]
    "어디 출퇴근하는 친구들은 전혀 이게 맞질 않아요. 활동하기 어렵고."

    종로구의회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민 셋 중 한 명은 이른바 '2030세대'지만, 서울에 있는 구의회의 의원들 중 2030세대는 7%도 채 되지 않습니다.

    각 정당에서는 젊은 정치인을 모집한다며 오디션을 보거나 청년위원들을 뽑지만, 정작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자리에는 젊은 세대들이 배제됩니다.

    [이지현/공유정치(주) 대표]
    "제가 지방의원이 되고 나서 제가 속해 있던 정당에 여성 조직을 맡게 돼요. 그 당시에 전통적으로 여성은 VIP의전을 한다든지 꽃순이죠. 소위 말하면 꽃을 전달하는. 항상 정당들에서 청년들은 쓰기만 하고 버리는 존재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정치인들이 가장 정말 욕먹는 집단이 되고 있고."
    ("하늘도 노한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 국회가 세계 꼴찌 수준인 분야, 바로 20~30대 국회의원의 비율입니다.

    300명 중에 단 두 명인데요.

    표로 비교해보면, 유럽 국가들은 물론이고 일본·중국보다도 한참 낮습니다.

    반면 보통 직장인들 정년퇴직 고민할 나이인 50대 이상의 국회의원 비율은요.

    지역구 기준으로 83%나 됩니다.

    지난 총선들과 비교해보면 점점 국회가 늙어가고 있는 게 확연히 보이죠?

    돈 얘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려면 1,500만원을 내야 하는데, OECD에서 일본 다음으로 높습니다.

    이른바 '흙수저'의 젊은이들이 쉽게 정치에 나서지 못하겠죠?

    참고로 미국, 독일 등 대부분 나라는 아예 기탁금액을 한 푼도 내지 않습니다.

    국회뿐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도 고위직에는 20~30대가 거의 없습니다.

    자신들을 대변해줄 정치세력이 없는 청년들.

    결국 거리로 나서야만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됩니다.

    발전소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은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동료들이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한 번 가보겠습니다.

    [신대원/한국발전기술 노조위원장]
    "제가 일하는 사업장에도 우리 젊은 청년들이 거의 80~90%로 이상 됩니다. '이렇게 비참하게 일하고 있다'고 지금 벌써 2년 넘게 저희는 이렇게 거리로 나와서 외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방관하기 때문에 그래요. 정부가 결국엔."
    ("내 목소리를 좀 기성정치가 해결해주면 굳이 나오실 필요가 없잖아요?")
    "그렇죠. 맞습니다. 그러라고 이제 의원들 뽑았는데 (안 들어준다.)"

    이곳은 한 청년단체의 기자회견장인데요.

    한번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회견문 발표 중]
    "개천에서 용 난다. 청년들은 저게 불가능한 말이라는 것을 모두 공감할 것입니다. 그들만의 세상, 그들만의 리그의 이야기니까요."

    [김종민/청년 전태일 대표]
    "(기성정치인들은) 이런 삶을 살아본 적이 없다, 본인들이 이 세대에 이런 시대의 청년으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 얘기에 대해서 사실 공감하기도 어렵고, 그리고 해결할 생각도 없다."

    ['구의역 김 군' 친구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저는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가 구의역에서 사망한 김 군과 함께 은성PSD에서 근무했던 동료입니다. 사실 저는 이번 조국 교수 딸 논란에 매우 불편합니다. 이마저도 있는 사람들끼리 논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청년들이 더 이상 다른 나라 국민이 아니라는 박탈감을 가지지 않도록 청년들의 최소한의 바람이 실현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자신을 대변해줄 정치인을 절실히 찾는 청년들.

    정치권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나마 젊다는 여야 정치인에게 물어봤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혹시 박 의원님도 청년으로 분류되십니까 혹시?")
    "정당 기준 나이로는 아마 올해까지는 청년일 거예요. 다른 나라는 14세나 15세부터 정당 가입이 허용되고 있는 나라도 많거든요? 그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늦죠. (정당에) 가입을 할 경우에도 정치적으로 그런 청년들을 키워내는 제도적인 교육 과정 같은 것도 없어요."

    [김현아/자유한국당 의원]
    "제가 또 정치를 들어와서 3년을 해보니까. 그것(정치권 진입)만 갖고 다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외국에서는 사실상 이런 시민교육. 어려서부터 정치교육이 꽤 역사가 우리보다 오래 되어 있고."

    올해 초 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정부 부처로 '청년부'를 새로 만들자는 의견에 찬성이 반대의 두 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국회의원 선거에 청년할당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찬성이 더 높았습니다.

    사회의 희망이었던 청년들이 점점 사회적 약자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우리 정치가 대다수 청년들의 삶을 대변하기 위해 어떻게 바뀌어나가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애들이 뭘 아냐"

    정치를 꿈꾸다 포기한 청년들이, 기성 정치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라고 합니다.

    세계 최고령 기록을 세운 국회에 되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애들에 대해 뭘 아십니까?"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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