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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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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용' 전락 봉사활동…인기 봉사 30초면 '마감'
'입시용' 전락 봉사활동…인기 봉사 30초면 '마감'
입력
2019-09-19 20:32
|
수정 2019-09-2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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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입 수시에 활용되는 학교 생활기록부엔 봉사활동 시간과 내용을 적도록 돼 있습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총 예순 시간의 봉사활동이 권고 사항이긴 한데, 지난해 서울대 수시 합격생의 봉사활동은 평균 백 서른 아홉 시간…4백시간이 넘는 경우도 여섯 명이나 있었습니다.
봉사활동도 일종의 입시 스펙이 되면서 과도한 경쟁과 편법이 벌어지고 있고, 또 부모나 지역, 학교에 따른 차별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 홈페이지에 고등학생 봉사자 모집 공고문이 올라왔습니다.
선착순으로 150명을 뽑는데, 채 1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병원 관계자]
"한 30, 40초 안에 마감된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병원 봉사라고 해도 고등학생이 하는 일은 접수 안내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굳이 '병원'을 원하는건 진로와 관련된 '봉사 스펙'을 만들기 위해섭니다.
지인 소개를 통해서만 할 수 있는 봉사활동도 있습니다.
유적지 탐방을 간 김에 하는 주변 청소를 봉사활동으로 인정해주는 이 단체는 비공개 모집이어서
아는 사람만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봉사활동 기관 관계자]
"알음알음 (소개로 오셔요.) (봉사활동이) 좀 질적으로 가야 되지 않을까, 차별화를 두고. (참여 학생) 부모님들도 진짜 훌륭하세요. 정·재계에 계시겠지."
부모의 직업을 통한 봉사 품앗이도 있습니다.
[수시 준비생 학부모]
"내가 이과 엄마다 그러면 우리 아빠는 문과 쪽이야 그러면 서로 이렇게…그러면 아빠한테 부탁할게. 품앗이로 봉사도 서로 주고받아요"
정보력과 시간이 부족한 경우는 컨설팅 업체를 찾습니다.
컨설팅 업체를 통하면 실제 봉사를 하지 않아도, 부모가 대신해줘도, 봉사 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수시 준비생 학부모]
"학원에서도 어떤 봉사를 어디로 가라, (실제로는) 가지도 않고 많이 (실적으로 인정)해주는 경우도 가끔 봤어요. 비밀리에 하죠. 그러면 컨설팅비도 비싸죠."
심지어 기부금을 내면 봉사시간을 인정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시 합격 대학생 A씨]
"'이거 그냥 돈 얼마 주면 시간을 몇 시간씩 자동으로 들어온다' 이러는 거예요. 걔가 그렇게 쉽게 받았다는 소리 듣고 (나는) 왜 했지 싶고…'"
어느 지역에 사느냐도 중요합니다.
봉사 활동을 인정해주는 시설 자체가 서울, 경기에만 절반 이상 몰려 있어서, 지방 학생들은 진로 연계는 커녕 봉사할 곳을 찾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정혜원/수시 합격 대학생]
"서울이나 수도권 중심 지역은 다양하게 (봉사 프로그램이) 있긴 한데 진짜 지방이거나 하면 별로 없거든요."
자사고냐 일반고냐에 따라, 학교 지원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윤광희/수시 합격 대학생]
"저희 학교는 잘 안챙겨줘서 저 혼자서 했는데 다른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애들 싹 모아가지고 요양병원에 어디 가라고…"
부모의 정보력과 경제력까지 동원되는 입시용 봉사 시간을 통해 아이들이 과연 무엇을 배우고 있을지, 폐지론까지 나오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대입 수시에 활용되는 학교 생활기록부엔 봉사활동 시간과 내용을 적도록 돼 있습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총 예순 시간의 봉사활동이 권고 사항이긴 한데, 지난해 서울대 수시 합격생의 봉사활동은 평균 백 서른 아홉 시간…4백시간이 넘는 경우도 여섯 명이나 있었습니다.
봉사활동도 일종의 입시 스펙이 되면서 과도한 경쟁과 편법이 벌어지고 있고, 또 부모나 지역, 학교에 따른 차별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 홈페이지에 고등학생 봉사자 모집 공고문이 올라왔습니다.
선착순으로 150명을 뽑는데, 채 1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병원 관계자]
"한 30, 40초 안에 마감된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병원 봉사라고 해도 고등학생이 하는 일은 접수 안내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굳이 '병원'을 원하는건 진로와 관련된 '봉사 스펙'을 만들기 위해섭니다.
지인 소개를 통해서만 할 수 있는 봉사활동도 있습니다.
유적지 탐방을 간 김에 하는 주변 청소를 봉사활동으로 인정해주는 이 단체는 비공개 모집이어서
아는 사람만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봉사활동 기관 관계자]
"알음알음 (소개로 오셔요.) (봉사활동이) 좀 질적으로 가야 되지 않을까, 차별화를 두고. (참여 학생) 부모님들도 진짜 훌륭하세요. 정·재계에 계시겠지."
부모의 직업을 통한 봉사 품앗이도 있습니다.
[수시 준비생 학부모]
"내가 이과 엄마다 그러면 우리 아빠는 문과 쪽이야 그러면 서로 이렇게…그러면 아빠한테 부탁할게. 품앗이로 봉사도 서로 주고받아요"
정보력과 시간이 부족한 경우는 컨설팅 업체를 찾습니다.
컨설팅 업체를 통하면 실제 봉사를 하지 않아도, 부모가 대신해줘도, 봉사 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수시 준비생 학부모]
"학원에서도 어떤 봉사를 어디로 가라, (실제로는) 가지도 않고 많이 (실적으로 인정)해주는 경우도 가끔 봤어요. 비밀리에 하죠. 그러면 컨설팅비도 비싸죠."
심지어 기부금을 내면 봉사시간을 인정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시 합격 대학생 A씨]
"'이거 그냥 돈 얼마 주면 시간을 몇 시간씩 자동으로 들어온다' 이러는 거예요. 걔가 그렇게 쉽게 받았다는 소리 듣고 (나는) 왜 했지 싶고…'"
어느 지역에 사느냐도 중요합니다.
봉사 활동을 인정해주는 시설 자체가 서울, 경기에만 절반 이상 몰려 있어서, 지방 학생들은 진로 연계는 커녕 봉사할 곳을 찾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정혜원/수시 합격 대학생]
"서울이나 수도권 중심 지역은 다양하게 (봉사 프로그램이) 있긴 한데 진짜 지방이거나 하면 별로 없거든요."
자사고냐 일반고냐에 따라, 학교 지원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윤광희/수시 합격 대학생]
"저희 학교는 잘 안챙겨줘서 저 혼자서 했는데 다른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애들 싹 모아가지고 요양병원에 어디 가라고…"
부모의 정보력과 경제력까지 동원되는 입시용 봉사 시간을 통해 아이들이 과연 무엇을 배우고 있을지, 폐지론까지 나오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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