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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없다] 안전벨트 아이들 허리만 둘러라?…'황당' 규정 왜

[법이 없다] 안전벨트 아이들 허리만 둘러라?…'황당' 규정 왜
입력 2019-09-23 20:24 | 수정 2019-09-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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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꼭 필요하지만 국회에 잠들어 있는 법안을 소개하는 <법이 없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어린이 통학버스 관련 연속 보도 이어 가겠습니다.

    안전벨트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승용차에는 어깨와 허리를 동시에 감싸주는 3점식 벨트가 장착돼 있는데, 정작 아이들이 타는 통학버스는 대부분 허리만 보호하는 2점식으로 돼있습니다.

    왜 그런건지, 곽승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5월 송도 축구클럽 승합차량 사고.

    과속과 신호 위반이 원인이었지만 희생이 커진 덴 더 큰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 차량의 내부입니다.

    안전벨트가 허리만 감싸는 2점식입니다.

    어깨까지 감싸주는 3점식 벨트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실제 실험 영상을 보면 2점식 벨트만으로는 상체를 보호하지 못해 머리가 크게 흔들립니다.

    허리나 장기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벨트가 허리에만 둘러져 있기 때문에 체구가 작은 아이들은 튕겨나갈 수도 있습니다.

    [김장회/태호 아버지]
    "안전벨트를 했어도 아이들 생명 못 구한 것과… 마지막 사고 당시에 아이들이 어디 위치에 타고 있었는지 아직도 아무도 몰라요."

    당연히 승합차의 2점식 벨트를 모두 3점식으로 바꿔야한다는 요구가 나오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최근 출시된 한 미니버스입니다.

    전 좌석에 3점식 안전벨트가 장착돼 있지만 통학버스로 쓰려면 오히려 돈을 들여 2점식 안전벨트로 바꿔야 합니다.

    3점식이 성인에 맞춰져 있어 자칫 아이들의 목을 조를 수 있다는 이유로 허가가 안 나는 겁니다.

    부스터 시트 등으로 앉은키를 높이면 되지만 부스터를 잘 쓰고 있는지 매번 감독할 순 없으니 아예 2점식만 허가해주고 있는 겁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승용차의) 뒷좌석 가운데 자리도 3점식으로 바꿔주는 이유가 3점식이 그만큼 안전하다는 하나의 반증인데 어린이 승합차량 같은 경우는 2점식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는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고 임시방편적 조치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일선에서 3점식 벨트를 쓰라고 권장하기도 하지만 효력은 없습니다.

    [정석원/서초구청 여성보육운영팀장]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구청 차원에서 법적 효력은 없을지라도 교육청을 통해서 3점식 안전벨트 사용을 권고하도록 하였습니다."

    결국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야 해결되는 상황.

    다시는 아이들이 죽지 않게 해달라는 태호, 유찬이 엄마아빠의 호소에 응답해 3점식 벨트 의무법안이 사흘 전 발의됐습니다.

    [이용호 의원/3점식 벨트 의무화 법안 발의자]
    "어린이 안전을 위해서 우리 동료의원을 최대한 설득하고 설명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내일은 '노란 폭탄'이라 불리는 어린이통학차량의 노후 문제를 보도합니다.

    법이없다, 곽승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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