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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따라 부담·평가 '제각각'…"과연 공정한가"

교사 따라 부담·평가 '제각각'…"과연 공정한가"
입력 2019-09-26 20:18 | 수정 2019-09-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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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시험 성적이 아니라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로 평가한다"는 게 수행 평가의 근본 취지입니다.

    그런데 어제 보도해 드렸지만 학생들은 과도한 수행 평가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더 큰 불만은 '몇점'이 아니라 '어떻게'로 평가를 하다보니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한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성남의 한 고등학교.

    지난 1학기, 3학년 영어듣기 수행평가에 대해 교육청에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주관식으로 출제되면서 난이도가 높아진데다 평가 기준도 갑자기 바뀌었는데, 한 학부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겁니다.

    [인근 내신학원 관계자]
    "(이전에는) 수능 형태로 문제 맞히는 형식으로 냈었는데, 딕테이션(받아쓰기) 형태로 나오긴 했어요. 최상위권 학생도 'the'를 안 써서 틀리고."

    학교측은 아이들 수준이 비슷해 변별력을 갖추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OO고등학교 관계자]
    "유학을 갔다온 친구들도 되게 많아요. 영어 잘 하는 친구도 많고. 상대평가 체제 내에서 걔들을 1,2등급으로 분류를 해야 되는 것이 학교의 과업이 되잖아요."

    수행평가를 둘러싼 잡음은 전국 대부분의 학교에서 거의 매학기 발생합니다.

    같은 학교라도 반마다, 교사마다 평가가 제각각이라 공정성 시비가 끊이질 않는 겁니다.

    [OO고등학교 학생]
    "(반마다) 나눠주신 유인물도 다르고. 수행평가도 한쪽 (반)은 완전 간단하게 빨리 끝내는데, 앞쪽 (반)은 또 여러 개 하고."

    현재 내신 성적 중 수행평가 비중은 약 40%.

    하지만 중간, 기말고사 등과 달리 수행평가는 가이드라인이 없어 어떻게 평가를 하든 교사 재량입니다.

    이렇다보니 교사의 주관적 평가와 권한이 지나치게 크다는 게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입니다.

    [경북 OO고등학교 졸업생]
    "웬만하면 다 맞게 쓰니까…'너희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워서 안 쓰면, 점수를 안 주겠다' 이런 식으로 하셔가지고. 조사까지 다 외우고 그랬거든요."

    외부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수업 수준을 벗어나는 보고서나 동영상 제작 등을 요구하는 수행평가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고등학생]
    "수행평가의 기준만큼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운 게 많이 없는 것 같은데, 맨날 뭘 해오라고 요구만 하니까."

    그렇다고 교사들이 수행평가를 마냥 반기는 것도 아닙니다.

    지난 2016년, 정부가 지필 평가를 폐지하고 수행평가나 서술논술형 평가로 전환하려는데 대해 교사들의 의견을 물었더니, 3명 중 2명이 공정한 기준이 없어, 학생 학부모들에게 휘둘리기만 할 거라며 반대했습니다.

    결국 수행평가의 취지를 살리려면 학교간 교육 환경의 차이가 없다는 전제 조건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일권/입시컨설턴트]
    "일부 고등학교 선생님들도 아주 훌륭한 분들이 많아서 지도하시는 선생님들이 있고요. 그 자체가 안 이뤄지는 학교들도 더러 있기는 해요. 그래서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또, 들쑥날쑥한 평가 방식이 논란이 되는 만큼 먼저 수행평가에 대한 일괄 점검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남준수 / 영상편집: 김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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