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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걷지도 못하다 담장 '훌쩍'…"얼마나 고문 당했으면"

[단독] 걷지도 못하다 담장 '훌쩍'…"얼마나 고문 당했으면"
입력 2019-10-08 19:51 | 수정 2019-10-0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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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화성 연쇄살인, 여덟번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 넘게 수감됐던 윤 모 씨가, 당시 경찰의 강압 때문에 허위 자백을 했다는 의혹 전해 드렸는데요.

    윤 씨가 재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억울함을 주장하는 윤 씨측 관계자와 가족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 지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989년, 여덟번째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잡혀 20년 넘게 수감됐던 윤 모 씨.

    경기도 안성이 고향인 윤 씨는 12살 때인 1978년, 화성에서 혼자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고향에서 가끔 왕래했던 작은 아버지는 수사 당시에도 윤 씨를 직접 만나 사정을 전해들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가족들은 당시 윤 씨의 억울하다는 호소를 생생히 기억합니다.

    [윤 씨 작은어머니]
    "작은아버지가 가시니까 벌써 자백을 받아서 그 말을 했더래요. 우리 추측에 얼마나 고문을 당했으면 안 한 걸 했다고 자백을 하고…"

    그 때 윤 씨의 가족들은 이미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를 의심했다고 합니다.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했던 조카 윤 씨가 범행을 저지르는 게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현장 검증 당시 윤 씨가 피해자 집의 담을 훌쩍 넘는 걸 보고 크게 놀랐다고 말합니다.

    [윤 씨 작은어머니]
    "평상시에도 막 비틀비틀 걸음도 잘 못 걷고 그러는데 얼마나 고문이 심했었는지 어쨌는지 단번에 그냥 훌쩍 넘어가더래요."

    재판 과정에서 윤 씨가 경찰의 폭력과 강압에 허위로 자백했다고 주장했지만,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변호사를 구할 형편도 안 됐던 가족들도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윤 씨 작은어머니]
    "억울하다고 생각해도 내가 돈이 있어야…그냥 억울하기만 했지 그냥 살았지. 그때는 나도 먹고 살기 어려웠고 힘들고 뭐 변호사 살 형편도 안 됐고…"

    현재 충북 청주에 살고 있는 윤 씨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앞으로 "재심으로 억울함을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재심 청구를 돕고 있는 윤 씨의 지인은 "이춘재가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유력용의자로 지목된 이후 재심 얘기를 시작했으며, 윤 씨의 부탁을 받아 변호사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

    (영상취재: 남준수 / 영상편집: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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