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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논문] 박사과정과 고교생의 합작?…'배후'에 부모 있다

[고교생 논문] 박사과정과 고교생의 합작?…'배후'에 부모 있다
입력 2019-10-16 19:45 | 수정 2019-10-1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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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저희도 내부적으로 충분한 고민의 과정이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이렇게 일종의 '자기 고백'을 통해 고등학생 저자의 실체를 밝혀냈지만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을 맡기듯 부모는 빠져 있고 여러 연줄을 통해 부탁할 경우, 은밀한 관계를 밝혀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저희가 추적한 끝에 추가로 밝혀낸 게 더 있는데 여기엔 제자 교수나 대학원생한테 부탁 아닌 부탁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상호 기자가 보도 이어갑니다.

    ◀ 리포트 ▶

    TV드라마 대본과 관련된 2012년 한 학술대회 발표문입니다.

    고등학생 3명의 이름이 나옵니다.

    이 가운데 장 모군의 아버지는 서울대 장 모 교수.

    이들 고등학생 연구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한 학과 소속입니다.

    [장OO/서울대 교수]
    "그 친구들이 직접 다 공부하고, 제가 대학원생들한테 같이 실험도 하고 하라고 한 거거든요."

    연구는 장 교수 지시대로 이뤄졌습니다.

    [당시 대학원생]
    "장교수님께 점검받고 보고드리면서 계속 진행했고, 저자 문제도 장교수님이 관여하시고…"

    하지만 장 교수 이름은 발표문 어디에도 없습니다.

    [당시 대학원생]
    "(장교수님 성함은 발표 자료에 없어가지고…)빼시더라고요. 왜인지 모르겠는데…"

    국제고등학교 학생이 2저자로 나오는 또다른 논문.

    제주와 연고가 없는데 제주 테크노파크를 연구 주제로 다뤘습니다.

    책임저자인 손 모 박사의 지도교수가 이 고등학생의 아버지인 조 모 제주대 교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교수의 이름은 논문에 없습니다.

    [조OO/제주대 교수]
    "전체 스토리는 제가 짜서 줬지만 그렇게 되면 제가 교신저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저자가 너무 많아져서 빠지게 됐습니다.)"

    엄격한 위계 질서가 작동하는 캠퍼스에서 대학원생들이 이렇게 동원되는 겁니다.

    혈연, 학연 등 온갖 연줄도 활용됩니다.

    [정OO/명지대 교수]
    "저희 누나의 아들이고요…"

    친인척 관계인 박사와 함께 연구해 교내 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동료 교수에게 아들, 딸을 맡긴 경우도 수두룩합니다.

    [김OO/명지대 명예교수]
    "실제로 도와주신 교수님은 인섭이랑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름을 올릴 수 없어서 이렇게 된 거예요."

    아들, 딸과 자기 이름이 함께 논문에 등장하면 연구윤리를 어겼다고 의심받거나 비난받을 수 있다는 건 교수들도 알고 있습니다.

    중앙대 한 모 교수는 졸업한 제자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한OO/중앙대 교수]
    "나도 거기에 끼면 안된다 왜냐면 이런 상황이 벌어질줄 예상하니까…"

    단국대 서 모 교수는 의대 교수들의 부탁이 자주 들어왔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서OO/단국대 교수]
    "얘네들은 자기 아버지 가서 하면 되지 왜그랬나 근데 나중에 보니까 아 그렇게하면 걸리는구나 이걸 알았지만…"

    부모의 인맥 덕에 고등학생 저자가 돼, 부모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 논문이나 발표문은 탐사기획팀이 확인한 것만 적어도 20건.

    서울대, 연세대, 명지대, 제주대 교수 등이 고등학생의 부모였습니다.

    해당 연구물의 책임저자들은 모두 학생들이 충분히 연구에 기여했다며 연구 윤리를 어긴 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남상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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