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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사 갈리던 급박한 순간…헬기 9대 종일 '대기 중'

[단독] 생사 갈리던 급박한 순간…헬기 9대 종일 '대기 중'
입력 2019-11-21 19:48 | 수정 2019-11-2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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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세월호 참사 당일 올라온 한 SNS 사진인데 어느 헬기 기장이 찍었습니다.

    팽목항에서 대기 중인 헬기들인데 모두 9대입니다.

    그런데 이 9대인지는 최종 확인되지 않았지만 25대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 하루 종일 이 자리서 대기만 했던 헬기가 9대였습니다.

    참사 당일, 이들의 유일한 임무가 대기였던 겁니다.

    이어서 장슬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오전 9시 27분, 세월호 참사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한 헬기는 해경 511호기.

    곧이어 도착한 512, 513호와 함께 모두 35명을 구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임무는 구조나 수색과 거리가 멉니다.

    오전 11시가 되자 511호는 김수현 서해해경청장을, 오후 12시 20분에는 512호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을 태우러 사고 현장을 떠났고,

    [해경공용통신]
    "512호기는 현 시각 부로 무안공항대 이동 해수부 넘버1(장관) 임무 수행하기 바랍니다."

    513호기는 12시 40분 아예 제주도로 복귀해 임무를 종료했습니다.

    탐사기획팀은 헬기 25대가 하루종일 뭘 했는지 시간 단위로 재구성했습니다.

    막대 하나가 헬기 한 대의 행적인데요.

    출동이나 복귀 같은 단순 이동은 노란색, 실제 구조나 수색에 투입된 건 빨간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절반 넘게 검은색인데, 특별한 임무 없이 대기한 겁니다.

    헬기 25대가 동원된 시간을 모두 더하면 195시간이 넘는데, 빨간색은 16시간에 그치고요.

    대기를 뜻하는 검은색이 101시간이 넘습니다.

    대기만 하다 복귀한 헬기가 이렇게 9대입니다.

    [유OO/당시 전북소방 1호기 기장]
    "팽목항가서 착륙해서 대기하라고 해서…팽목항에서 점심 식사를 했던 것 같아요. 출동 대기를 하다가 추가적인 지시를 받지 못하고 그냥 복귀를 한 거죠."

    지휘 체계가 없어 헬기들을 놀린 겁니다.

    [이OO/당시 경기소방 1호기 기장]
    "항공기를 불러모았으면 임무 배분을 해줘야 하거든요. 몇 대는 여기에 대기하고 몇 대는 공중에 떠서 이런 긴급 임무가 있으면 이쪽에 투입을 해라 이렇게…(해경이) 경황이 없어서 못한 것 같아요. 그 때."

    참사현장은 해경이 맡겠다는 말만 믿고 대부분 소방헬기는 팽목항에서 대기했고, 한두대만 먼발치에서 수색에 나섰습니다.

    [신OO/당시 전남소방헬기 기장]
    "(해경이) 우리 같은 경우는 조금 떨어진 데를 돌아라 해가지고 통제된대로만 수색을 했는데 발견을 못했습니다…반경에서부터 조금 한 2, 3km 떨어진 데를 저희들이 했어요."

    하지만 오후 1시 45분 이후 구조나 수색을 한 해경 헬기는 단 한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부터 항공 구조, 수색 공백 상황이 이어진 겁니다.

    [김OO/당시 중앙119 3호기 기장]
    "구조 상황은 저희가 갔을 때부터 없었고 항공 임무 상황이 없으니까 팽목항으로 넘어와라 해서 넘어갔던 걸로…"

    세월호 참사 당시 수색 구조 과정의 난맥상이 적나라하게 다시 한 번 드러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편집: 장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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