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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없다] 건우와 약속했는데…'7만' 장애아 치료할 곳 없다

[법이 없다] 건우와 약속했는데…'7만' 장애아 치료할 곳 없다
입력 2019-11-26 19:54 | 수정 2019-11-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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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렇게 우리 아이들의 안전 뿐 아니라 건강 과 관련된 법안들도 국회의 높은 문턱을 여전히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 이었죠.

    중증 장애 아동을 위한 공공 재활 병원을 건립해 달라면서, 매일 천 네번씩 절을 했던 건우 아빠 이야기, 전해 드린적 있는데요.

    2016년에 발의 된 이른바 이 '건우 법'은 3년이 넘도록 방치가 되고 있습니다.

    남형석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문재인/당시 대통령 후보 (2017년 3월)]
    "임기 내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완공하겠습니다. 건우야 어때?"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약속을 받았던 중증장애아동 건우 군.

    "건우야 화이팅!"

    두 살 때 사고로 뇌손상을 입은 뒤, 10년째 재활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혼자 움직일 수도, 말을 알아들을 수도 없습니다.

    [김동석/건우 아빠·사단법인 토닥토닥 대표]
    "(혼자)침을 못 삼켜요. 가래 같은 것들을 못 뱉어내기 때문에…10분마다 계속 가래를 빼줘야 하고, 잘 때도."

    건우 군이 다니는 병원은 어린이재활병원이 아닌 요양병원.

    중증장애아동은 전국적으로 7만 명에 이르지만, 어린이 전문 재활병원은 아직 서울에 한 곳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은미/건우 엄마]
    "저희 말고도 다른 아이들도 치료의 기회가 주어져야 해서, 짧으면 한달, 길면 6개월 이렇게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정부는 내년까지 공공 어린이재활병원을 9곳까지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건립이 확정된 곳은 대전 한 군데뿐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예산 부족.

    병원 하나를 짓는 데 국비가 78억원씩 지원될 예정인데, 지자체들이 '턱도 없이 부족하다'며 나서기를 꺼리고 있는 겁니다.

    [권병기/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장]
    "의료기관에서는 사실 건립비보다는 개원한 이후 운영 적자를 더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6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세우려는 지자체에 경비를 보조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어린이 신체에 적합한 의료장비를 마련하고, 전문적인 치료와 교육도 병행하도록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3년 넘도록 이 법안에 관한 회의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박범계 의원/법안 대표 발의]
    "법안을 대표 발의한 저로서도 반성을 하는데, 어린이 재활병원과 관련한 공공성의 강화는 우리 사회가 문명사회로 가는 가장 중요한 척도라고 보거든요."

    결국 정부의 의지가 국회를 움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정부가 재정 투입을 하지 않으면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는, 중증소아재활에 (예산을)투입할 것이냐를 결정해야 하는데…"

    10살 미만 중증장애아동의 사망률은 어른들의 37배.

    [김동석/건우 아빠]
    ("법이 통과되고 있지 않은 사이 아이들은…")
    "죽죠. 죽습니다. 이 아이들이 때를 놓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이, 기다릴 수 없는 아이들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법이 없다, 남형석입니다.

    (영상취재·편집: 박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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