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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2분 늦게 퇴근해도 '초과근무'…수십억 식대 '펑펑'

[바로간다] 2분 늦게 퇴근해도 '초과근무'…수십억 식대 '펑펑'
입력 2019-11-27 20:03 | 수정 2019-11-2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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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신수아 기자입니다.

    일부 공무원들이 정시에 칼퇴근을 하면서도 초과 근무를 한 것처럼 꾸며 수당을 타간다는 보도, 여러 차례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초과근무 할때 나오는 밥값까지 허위로 타가는 경우가 많다는 건데요.

    현장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구로구의 한 주민센터.

    저녁 6시가 가까워지자 사무실 문이 잠기고, 셔터가 내려옵니다.

    6시 2분, 공무원들이 퇴근을 하기 시작합니다.

    밤 늦게까지 남아 근무하는 공무원은 당직자 한 명뿐입니다.

    다른 주민센터.

    퇴근 시간이 한 시간 지난 저녁 7시.

    두 명이 남아서 근무 중입니다.

    [주민센터 직원]
    (그 중에 보통 한두 명 남아계신 거예요?)
    "오늘은 지금 두 명 있어요."

    이렇게 초과근무를 하는 공무원에겐 특근매식비, 즉 8천원 정도의 식비가 제공됩니다.

    구로구 한 주민센터의 특근매식비 지급 내역입니다.

    직원 한 명당 한 달에 평균 14만 원에서 16만 원의 특근 매식비를 받아갔습니다.

    16만 원이면 공무원 한 명이 한 달에 스무 번 정도 초과근무를 했단 얘기가 됩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주민센터의 하루 평균 초과근무자는 한 두 명 정도.

    초과 근무를 제대로 하고 식비를 받아가는 것일까.

    동장에게 찾아가 물었습니다.

    [주민센터 동장]
    (모든 직원들이 16만 원씩 받아간 걸로 돼 있는데 그거는 야근을 할 때만 나와야 되는 경비잖아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른 데도 다 똑같잖아요. 그런데 왜 저희 동만 이렇게 와서…"

    해당 구청에 찾아갔더니 의문이 풀렸습니다.

    퇴근 시간인 저녁 6시보다 1분만 늦게 퇴근해도 1분을 초과근무 한 것이기 때문에 식대를 지불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구로구청 관계자]
    "(행정안전부) 내규에 따라서 직원들 움직이는 거지. 직원들 각자가 "이 규정 문제가 있다, 나는 안 받겠다" 이럴 순 없는 거 아니에요."

    또 출근시간인 오전 9시보다 단 1분만 일찍 출근해도 초과근무를 한 것으로 인정해 식비를 지급해온 겁니다.

    구로구청은 이런 지급 방식에 문제가 있단 점을 인정하고, 다음 달부턴 1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했을 때만 식비를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구로구 한 군데에서만 지난 7년간 29억여 원이 공무원들의 특근 매식비로 이미 지출됐습니다.

    특근 매식비가 식당 좋은 일만 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산 기장군청의 서울 대외협력사무소.

    이 사무소의 공무원이 식비를 받아가면서 작성한 확인서입니다.

    지난 1월 한 달동안 사무실 근처 식당에서 15일 동안 아침 저녁을 먹은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해당 식당을 찾아갔더니 오전 11시 반이 되어야 문을 연다고 말합니다.

    [식당 관계자]
    (아침엔 몇 시부터 하세요?)
    "아침… 아침은 11시반."

    근처의 다른 식당에선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8천 원짜리 정식을 먹었다고 적었는데, 해당 식당에는 그런 메뉴가 없었습니다.

    [식당 관계자]
    (8천원 정도 되는 정식 같은 건 있어요?)
    "그런 정식은 없어요."

    왜 가짜 확인서를 작성한 걸까.

    기장군이 한 달치 식비를 특정 식당에 미리 입금해뒀기 때문입니다.

    공무원들이 초과근무을 하지 않거나 초과근무를 하고도 다른 식당을 이용할 경우 식비는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마치 식사를 제대로 한 것처럼 꾸미느라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식당에는 특근 매식비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식당 관계자]
    "우리 통장에다 넣어주고 계속 먹는거야. 근데 계속은 안 먹으니까 그 돈이 까나가지(줄어 들지) 않아. 지금도 얼마 있어. 왜냐면 둘이 먹는데 계속 뭐 부산에 왔다 갔다 하잖아요."

    소중한 세금으로 지급되는 초과근무 식비가 눈먼 돈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서울시 등은 자치구별로 특근 매식비에 대한 현황을 파악해 보다 투명하게 집행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로간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남현택 / 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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