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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뻘건 불길 치솟는 소각장…몸 지킬 건 '목장갑'뿐

시뻘건 불길 치솟는 소각장…몸 지킬 건 '목장갑'뿐
입력 2019-11-29 19:54 | 수정 2019-11-29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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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쓰레기 소각장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경우, 그리고 민간 업체에 위탁하는 경우, 두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민간 위탁의 경우에, 노동자들이 불길이 치솟는 소각로에서 화상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채,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왜 이런건지, 또 이게 얼마나 위험한건지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의 한 민간 위탁 쓰레기 소각장.

    1200도가 넘는 소각로 구멍으로 시뻘건 불기둥이 뿜어져 나옵니다.

    한 노동자가 위태롭게 불길을 피하며 소각로 내부 찌꺼기를 쇠막대로 제거하는 작업을 벌입니다.

    불꽃이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

    그런데도 작업자는 방화복이 아닌 방진복을 입고 있고, 장갑은 일반 목장갑, 머리엔 일반 헬멧을 썼습니다.

    실제 이곳에서 방화 장구 없이 일하던 노동자는 목과 가슴, 팔에 큰 화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민간위탁 소각장 노동자]
    "안전이 우선이 아니에요. 윗사람들은 소각만 잘되면 돼요. 우리가 다치든 말든, 시에 눈치 안 보려고…"

    해당 민간 위탁 업체측은 방화장구가 있는데 노동자들이 안 쓸 뿐이라고 했습니다.

    [민간위탁 업체 관계자]
    "안전장구를 착용하라고 얘기를 하고 그래서 작업을 할 때는 안전장구가 없으면 작업이 힘든 장소입니다, 거기는."

    다른 소각장은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경기도 김포시가 직접 운영하는 소각장은 같은 작업을 아예 기계가 하고 있습니다.

    [박용철/김포시 자원화센터 운영실장]
    "(사람이) 긁어내는 부분들은 대부분 없고요. 다 자동으로 운전이 되고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 들어가서 조치를 취하는…"

    역시 직영인 고양시 소각장은 사람이 하긴 하지만, 헬멧부터 옷과 신발, 장갑까지 모두 불에 안타는 방화 장구를 입어야만 해당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민간 위탁 사업장의 경우 방화장구가 턱없이 모자라 못쓰는 경우가 많고, 더 사달라 해도 기약이 없다고 말합니다.

    [곽경준/화성 소각장 분회장]
    "고비용의 장구들은 (회사에서) 바로 확답을 주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거는 검토해보겠다' 혹은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보겠다' 이런 식으로 답변을…"

    애시당초 지자체가 민간위탁 소각장에 주는 예산 자체가 적은데다, 민간업체가 최대한 이윤을 챙기다보니, 노동자의 안전과 처우에 드는 비용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고현민/판교 소각장 분회장]
    "민간위탁 사업자는 단기 3년 간의 계약기간에 초과이윤을 얻고자 노동자의 노무비를 착복하게 되고 복리후생비를 착복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지자체 직영 전환은 오래전부터 소각 노동자들의 숙원이었지만,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지자체 직영 전환 검토 대상에 생활폐기물 청소 업무는 포함시키고, 소각 업무는 제외했습니다.

    이유는 "그동안 청소 노동자들의 처우만 논란이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김우람VJ / 영상편집: 김정은 / 영상제공: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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